피겨 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마감한 아사다 마오(27·일본)가 마라톤으로 인생 2막을 연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는 12일 "아사다 마오가 오는 12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고 전했다. 은퇴 후 이벤트 대회와 CF 촬영 등에 전념하던 아사다가 처음 시도하는 새로운 일이다. 아사다는 "은퇴한 뒤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 고민했는데, 마라톤 대회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아사다에게 달리기는 현역 시절 몸을 푸는 정도의 운동이었다. 그래서 지난 9월 마라톤 도전을 결심한 뒤, 전속 트레이너와 약 한 달간 집중 훈련을 소화했다. 강도 높은 훈련에 허벅지 근육 통증으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그는 "피겨를 하면서 체중 이동과 몸의 균형을 맞추는 훈련을 했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아사다의 목표 시간은 4시간30분. 지난 2013년 3월 언니인 아사다 마이(29)가 나고야 마라톤 대회에서 5시간4분32초를 기록했는데, 언니의 기록을 뛰어넘어 보겠다는 것이다. 그는 "마라톤이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내 한계를 넘어보고 싶다. 이를 계기로 또 다른 인생을 달려보고 싶다"고 했다.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는 7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제한 시간이 따로 없다. 아사다의 목표 시간인 4시간30분 기록은 2만9000명이 참가한 지난해 대회에서 2374위에 해당한다. 이 대회는 2018년 1월 13일 TBS에서 방송된다.
지난 4월 은퇴한 아사다는 '피겨 여왕' 김연아(27·은퇴)의 현역 시절 최대 라이벌로 꼽혔던 일본 피겨스케이팅 간판이다. 아사다는 주니어 시절부터 김연아와 치열하게 경쟁했다. 세계주니어 선수권에선 한 차례씩 우승과 준우승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시니어에선 고비마다 김연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세계선수권에선 3번이나 우승했지만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 금메달은 따지 못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선 완벽한 연기를 펼친 김연아에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소치 올림픽에서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가 금메달, 김연아가 은메달을 차지했고, 아사다는 6위로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은반을 떠난 김연아와 달리 아사다는 1년 동안 빙판을 떠났다 돌아왔다. 평창올림픽에서 마지막을 불태우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예전의 아사다가 아니었다. 지난해 일본선수권에서는 역대 최악인 12위에 머무는 바람에 그랑프리 출전권도 놓치는 등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은퇴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