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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이름 붙이기에 얽힌 이야기야생버섯의 신비(118)
  •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 승인 2012.01.04 09:42

www.jadam.kr 2012-01-04 [ 최종수 ]
미국의 연지버섯 일종 Calostoma cinnabarina Corda 연지버섯이라는 한국어 이름은 참 예쁘게 지었다.

라틴어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버섯 학명들은 외우기도 어렵고 발음하기도 어려워 학명을 만나면 눈살부터 먼저 찌푸리게 된다. 학명을 줄줄 외우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 어떻게 그 어려운 학명들을 다 외우고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식물이나 버섯 학명에 익숙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한국에 가로수로 많이 심는 나무 플라타너스(Platanus occidentalis L.)라든지 채소로 즐겨 먹는 아스파라거스(Asparagus officinallis L.)와 약용버섯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아가리쿠스(Agaricus blazei Murrill 또는 Agaricus brasilienis)라는 이름들이 모두 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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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버섯 Agaricus campestris L. 주름버섯의 학명을 보면 스웨덴의 천재적 식물학자 린네 Linne(Linnaeus)가 처음으로 명명한 것을 보여준다.

예전 과학자들은 고전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지식이 있었다. 실제로 라틴어는 여러 다른 나라의 과학자들 사이의 국제적인 의사소통 수단이었다. 그래서 버섯을 연구하던 사람들은 물론 식물학자들이 식물이나 버섯 이름을 지을 때 주로 라틴어(간혹 그리스어)에 바탕을 두고 지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러한 이름들은 어떤 한 식물 또는 버섯을 설명하려 했기 때문에 그 이름(학명)이 길게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고전 교육을 받은 사람들조차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비슷한 종(種 species)들을 함께 묶게 되고 이 종들과 관계된 이름들을 같은 낱말로 묶어 요새 말로 속명(屬名 genus name)이 되었다. 특히 버섯의 경우 속명은 라틴 어근을 가진 낱말보다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이 더 많았고, 같은 속에 속한 종들을 구별할 때 긴 설명이 포함되어 어려운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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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불버섯 Lycoperdon perlatum Pers. 말불버섯의 학명은 처음에 Persoon이 명명하였다. 종명 perlatum이란 "널리 퍼져있는"이라는 뜻으로 이 버섯이 광범위하게 돋는 것을 말해준다.

18세기에 이르러 과학의 개화기와 함께 새로 발견 서술된 식물과 버섯의 수가 놀랄 만큼 늘어났다. 이와 동시에 전 세계의 빈번한 교류와 함께 서방세계에 처음으로 알려진 종류들도 늘어났다. 이 때 스웨덴의 천재적 식물학자 린네(Carolus Linnaeus=Carl von Linne, 1707-1778)가 학명체계를 라틴어로 표준화함으로써 종이와 시간과 노력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다. 그가 이룩한 일은 우선 식물(당시는 버섯도 식물가운데 포함되어 있었다.)의 이름 가운데 그 식물에 대한 긴 설명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린네는 오늘날 우리가 이명법(二名法)이라고 부르는 binomial system을 도입하였고, 모든 학명을 단 두 개의 이름으로 적어 첫째 이름은 속명이고 둘째 이름은 종명을 뜻하게 되었다. 사람의 이름으로 말하면 속명은 성이고 종명은 이름인 것과 같다. 그 뒤 버섯의 학명도 자연히 이명법을 따르게 되었다. 예를 들면 주름버섯의 학명은 Agaricus campestris인데 이탤릭체로 적고 속명의 첫 글자는 대문자로, 둘째 종명의 첫 글자는 소문자로 표기하게 되었다. 둘째 속명의 첫 글자를 소문자로 적는 이유는 그것이 형용사이기 때문인데 주름버섯의 경우 campestris란 이 버섯이 돋는 서식지를 가리켜 “들판의, 들판에서” 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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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꼬리버섯 Cantharellus cibarius Fr. 이 버섯의 색깔이 노란색이기 때문에 한국어 이름은 꾀꼬리버섯이라는 예쁜 이름을 붙였는데, 학명은 처음에 역시 스웨덴의 유명한 식물학자 Fries가 명명하였다. cibarius란 "음식으로 적합한"이라는 뜻.

식물에 대해서는 린네가 1753년에 출판한 책 Species Plantarum에서 처음으로 이명법에 따라 명명한 것을 바른 학명으로 간주하거나 또는 맨 처음 붙인 가장 오래된 학명을 올바른 것으로 생각하였다. 버섯의 학명은 1821년부터 붙인 학명을 올바른 이름으로 간주하였는데 혼란과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버섯을 식물에 포함시켜 학명을 붙여 불러 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1981년에 와서야 Fries와 Persoon이 붙인 학명을 제외하고 1753년으로 되돌아가 예전에 식물과 함께 붙였던 버섯의 학명을 올바른 버섯 학명으로 인정하게 됨으로써 해결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근래에 붙인 학명을 다시 바꾸어야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 다른 문제는 새로운 속명(屬名) 설정에 대한 필요성이다. 만일 Fries가 처음 사용한 Agaricus속을 여러 다른 속으로 분류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4000종 이상의 Agaricus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동정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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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버섯아재비 Agaricus placomyces Peck 이 버섯의 학명은 미국의 버섯학자 Peck이 1821년 Fries의 책이 나온 뒤 처음으로 설명하고 명명하였다.

현재 유전자 분석시대를 맞아 전에 같은 속으로 분류되던 버섯들이 다른 속으로 이동하게 되고 따라서 이름도 바뀌지 않으면 안 되어 지난 30여 년 동안 버섯의 속명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이에 따라 최근 업 데이트 하지 않은 버섯도감은 그 학명이 다르게 되어 따라잡기도 어렵고 또 여러 가지 혼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자 그러면 실제로 학명과 명명자의 이름을 어떻게 붙이는지 실례를 들어가면서 살펴보기로 하자.

모든 버섯의 학명은 적어도 한 명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국제 식물명 규약(International Code of Botanical Nomenclature)에 따라 모든 버섯의 학명은 이탤릭체로 된 속명(屬名)과 종명(種名)과 함께 명명자의 이름을 적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나온 버섯도감을 보면 명명자나 속명을 바꾼 사람의 이름은 적지 않고 속명과 종명만 라틴어로 기재되어 있는 도감들이 있는가 하면, 아주 철저하게 명명자의 이름이나 속명을 바꾼 사람의 이름을 적고 있는 도감들이 있다. 미국 버섯도감의 사전격인 Gary Lincoff의 도감에는 버섯을 설명하는 부분에는 학명과 명명자의 이름을 모두 적고 있으나, 사진 설명에는 모든 버섯의 영어 일반 속명(俗名 common name)을 적고 있다. 그런데 라틴어로 된 버섯 학명도 어려운데 그 옆에 약자로 된 사람의 이름들이 여럿 붙어 있어 더욱 어렵고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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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찻잔버섯 Cyathus striatus Huds. ex Pers. 이 버섯의 학명은 맨처음에 Hudson이 셜명하고 명명한 것을 Persoon이 자기 책에 채용 인정하였다. 종명 strriatus란 "주름이 있는"이라는 뜻이다.

국제 식물명 규약(ICBN)에 보면 버섯 학명 명명자나 속 변경자의 이름을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 자세한 설명이 일반 대중들이 보기에는 물론 버섯 전문가들에게도 복잡한 것은 그 설명이 과학적 지식의 진보와 전문가들 사이의 의견 차이를 존중하는 융통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복균류(腹菌類 gasteromycetes), 진균류(眞菌類)인 녹 곰팡이(rusts), 깜부기(smuts) 등의 학명을 명명한 사람은 남 아프리카의 식물학자인 Christiaan Hendrick Persoon이었다. 그가 1801년에 출판한 Synopsis Methodica Fungorum이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학명을 명명한 것이다. 다른 균류(fungi)에 대해서는 1821년 스웨덴의 식물학자 Elias Magnus Fries가 Systema Mycologium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명명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Persoon과 Fries가 그들이 저술한 책에서 모든 버섯의 학명을 명명하였다는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 두 학자의 책이 나오기 전에 사용하던 학명들은 이 두 학자가 채용한 것은 타당한 학명으로 인정받고, 이들이 채용하지 않은 것은 타당한 이름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래서 이 두 학자가 채용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이 명명한 학명에 대하여 그 본래의 명명자를 밝히고 그 학명을 붙인 사람의 공적을 인정하기 위해 특별한 조항이 필요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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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버섯 Hypoloma sublateritium(Fries)Quelet 또는 Naematoloma sublateritium(Fries) Karsten. 맨처음 Fries가 명명한 것을 각각 Quelet와 Karsten이 그 속을 바꾼 것을 뜻한다. 종명 sublateritium이란 "거의 벽돌색 같은"이라는 뜻이다.

위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하여 예를 들어 보자. 말불버섯 Lycoperdon perlatum은 1801년 또는 그 뒤에 나온 Persoon의 책에서 처음으로 서술 명명되었다. 그래서 그 뒤 이명법에 따른 학명은 Lycoperdon perlatum Persoon이라고 적는다. 마찬가지로 꾀꼬리버섯 Cantharellus cibarius Fries라는 학명은 Fries가 처음으로 꾀꼬리버섯에 대하여 설명하고 명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 주름버섯아재비 Agaricus placomyces Peck라는 학명의 경우 미국 버섯학자인 Charles Horton Peck이라는 사람이 1821년 Fries의 책이 나온 뒤 처음으로 설명하고 학명을 붙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 편 주름찻잔버섯 Cyathus striatus는 1801년 Persoon의 책 출판 이전에 명명되었고, 주름버섯 Agaricus campestris는 1821년 Fries의 책 이전에 명명된 것이다. 그런데 Persoon과 Fries가 각각 이 두 학명을 채용하여 그들의 책에 실었고 따라서 그 뒤로 타당한 학명으로 인정을 받았다. 그런데 주름찻잔버섯의 학명을 처음으로 명명한 사람은 William Hudson이고, 주름버섯은 Linnaeus라는 분이 처음으로 명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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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귀버섯 Crepidotus applanatus (Pers.)Kummer. 이 버섯은 처음에 Persoon이 설명 명명하고 나중 Kummer가 그 속을 바꾸었다는 것을 뜻한다. 속명 applanatus란 "납작한"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두 버섯에 대하여 처음으로 설명하고 명명한 분들의 공적(credits)을 어떻게 인정해 줄 수 있을까 두 가지 방법으로 학명을 기재함으로써 그 공적을 인정해 줄 수 있다. 즉 주름찻잔버섯은 Cyathus striatus Hudson ex Persoon이라고 적거나 또는 더 간명하게 Cyathus striatus Hudson: Persoon이라고 적으면 된다. 주름버섯의 경우에도 Agaricus campestris Linnaeus ex Fries 라고 적든가 또는 Agaricus campestris Linnaeus : Fries 라고 적으면 된다. 균류 이외의 다른 버섯에 대하여 Persoon이 1821년 이전에 명명한 학명에 대해서는 Fries가 계속 사용한 경우에만 타당한 이름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Fries는 Persoon의 공적을 인정하기 위하여 버섯 학명 뒤에 Persoon ex Fries(흔히 Pers. ex Fr.라고 약자로 기재한다.)라고 적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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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혀버섯 Fistulina hepatica(Schaeff.)Fr. 생긴 모양이 꼭 소혀처럼 생겨서 한국어 이름이 생겼고, 학명 hapatica는 꼭 간처럼 생겼다는 뜻이다. 영어 일반속명도 Ox-tongue 또는 Beefsteak Polypore 라고 부른다.

다른 한 편 어떤 버섯학자가 다른 버섯에 같은 학명을 적용하였을 경우(同名異種 homonyms)나, 또는 같은 버섯에 다른 학명을 적용하였을 경우(同種異名 synonyms)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동명이종(同名異種)의 경우는 우선권 원칙에 따라 처음 명명된 학명을 유지하고 나머지 학명들은 다른 학명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동종이명(同種異名)의 경우는 좀 복잡하다. 국제 식물명 규약의 목적은 시비를 가리는 판결에 있지 않고 오직 그 출처를 어떻게 나타내느냐는 것을 규정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개암버섯의 경우 Fries가 처음으로 Agaricus sublateritus 라고 명명하였다. 그 뒤 프랑스의 버섯 학자 Quelet라는 분이 Agaricus 속에서 분리하여 새로운 Hypoloma 속으로 분류하였다. 다시 그 뒤에 Karsten이라는 분이 Quelet의 Hypoloma 속에서 분리하여 또 다른 새로운 Naematoloma 속으로 분류하였다. 그래서 Quelet의 의견을 인정하는 Bessette 외 다른 학자들은 개암버섯을 Hypoloma sublateritus(Fries) Quelet라고 기재하고 있다. 허지만 Karsten의 의견을 따르는 Alexander H. Smith 같은 학자는 Naematoloma sublateritus(Fries) Karsten이라고 적는다. 어쨌든 괄호 안에 들어 있는 Fries는 처음으로 학명을 명명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괄호 밖에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속(屬)으로 옮긴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 그러면 여러분들이 한 번 학명의 뜻을 풀어 보시기 바란다. 평평귀버섯 Crepidotus applanatus(Pers. ex Fr.) Kummer (풀이: 평평귀버섯은 맨 처음 Persoon이 설명하고 명명한 것을 Fries가 받아 들여 인정하였고, 그 뒤 P. Kummer가 그 속을 바꾸었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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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꾀꼬리버섯 Cantharellus minor Peck. 한국어 이름은 이 버섯의 크기를 묘사하여 작다는 뜻의 이름이지만 아주 귀엽게 지었다. 종명 minor란 작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버섯의 학명은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버섯의 모양을 설명해 주는 것, 둘째 공적이 많은 버섯 학자나 버섯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설명한 사람을 기리기 위한 것, 그리고 셋째 버섯이 돋는 나라와 지역이나 지방을 나타내는 것 등이다. 버섯의 색깔이나 생긴 모양, 맛과 냄새, 돋는 모양, 크기 등을설명해 주는 학명이 가장 많고 또 버섯을 동정하는 데 가장 유용한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버섯 이름을 예로 들면 생긴 모양을 보여주는 소혀버섯, 맛과 냄새를 보여주는 쓴송이와 마늘낙엽버섯, 색깔과 돋는 모양을 나타내는 노란다발버섯, 버섯 크기를 귀엽게 보여주는 애기꾀꼬리버섯 등등이다. 그리고 생긴 모양을 보여주는 버섯 이름가운데 연지버섯 같은 것은 너무나도 귀여운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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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다발버섯 Hypoloma fasciculare(Huds.) Quelet 또는 Naematoloma fasciculare(Huds.) Karst. 이 독버섯의 한국어 이름은 그 색깔과 돋는 모양을 묘사한 것이다. 영어 일반속명도 Sulfhur Tuft라고 한국어 이름의 뜻과 거의 같은 뜻이다.

다른 한편 버섯의 일반 속명(俗名 common name) 문제를 살펴보자. 꽃이 피는 식물이나 조류(새)와 달리 버섯의 경우 몇몇 식용버섯이나 맹독버섯 또는 약용버섯 외에는 일반 속명을 붙이지 않았다고 한다. 일반 속명은 학명보다 외우거나 기억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어서 일반 대중을 겨냥한 버섯도감에서 일반 속명을 붙이기 시작하였다. 문제는 같은 버섯이 그 돋는 지방마다 그 일반 속명이 다르거나 전혀 그 일반 속명이 없는 것도 있는가 하면 어떤 버섯은 일반 속명이 대 여섯 개나 되어 혼동이 심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각 지방마다 그 지방에서만 통용되는 버섯 이름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버섯은 이름을 여러 개 가진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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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송이 Tricholoma sejuctum(Sowerby) Quel. 한국어 이름은 그 맛을 묘사하여 쓴송이라 하였다. 종명 sejuctum이란 "떨어진, 분리된"이라는 뜻으로 주름이 대에서 떨어진다는 것이나 갓이 갈라진다는 뜻이다.

영국의 경우 1960년대에 와서야 영국버섯학회(British Mycological Society)에서 200여 종의 버섯 일반 속명을 만들게 되어 여러 버섯 도감이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1981년에 출판된 Roger Phillips의 버섯 도감에 보면 일반 속명을 두드러지게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00년대에 이르러 야생버섯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1000여종의 일반 속명을 기재하게 된다. 2003년 9월에 미디어의 각광을 받으며 일반 영어속명 목록이 출현하였는데 400여종의 새로운 영어 일반 속명이 등장한 것이다. 예외가 몇 개 있으나 대체로 새로 등장한 영어 일반 속명도 두 단어로 되어 있는 학명처럼 이명법을 따르기 위하여 합성어를 만들거나(Scarlet Wax Cap=Scarlet Waxcap) 아예 다른 이름을 만들기도 하였다. 이를 테면 목이는 빅토리아 시대 말기에 이르면 Judas Ear라고 부르던 것은 Jew's Ear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20세기에 와서 반유태주의(antisemitism)를 반영한다는 정치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예 Jelly Ear 로 바꾸었다.((참고: 목이(木耳)와 반유태주의(Anti-Semitism): 야생버섯의 신비(36) )) 미국에서는 한자로 된 한국 이름 목이(木耳)라는 말 뜻 그대로 Tree Ear 또는 Wood Ear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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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Auricularia auricula(Hook) Underw. 그동안 이 버섯의 학명 가운데 유다라는 이름이 들어간 Auricularia auricula-judae라고 썼지만 반유태주의를 반영한다 하여 judae라는 말은 떼어 내고 기술한다.

그 밖에도 주로 식용버섯을 뜻하는 영어 mushroom이라는 낱말의 유래와 그 변천 역사, 그리고 일반적으로 식용할 수 없는 독버섯을 뜻하는 toadstool이라는 말과 두꺼비 또는 개구리와 버섯의 관계에 대한 긴 이야기가 있으나 이야기가 길어지는 관계로 여기서 버섯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멈추려고 한다. 이름이 왜 중요한지 그 이유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리라고 믿는다. 이름이 존재다. 이름은 존재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름대로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소망을 담아 사람의 이름을 짓는다. 이름은 힘(power)을 가지고 있다. 이름과 함께 한 존재(버섯이라는 존재)는 영원하다. @

참고문헌:

Patrick Harding, Mushroom Miscellany, Collins, 2008, "The Names they are a-Changing," pp. 37-41; “Mushrooms or Toadstools?" pp. 11-13.

동부 펜실베이니아 버섯 동호회 웹 페이지에 실려 있는 John Dawson, “WHO'S IN A NAME?” in Eastern Penn Mushroomers, EPM Features 를 참고. 이 글 말미에 버섯 학명 명명자의 Full name목록이 있고 약자를 쓸 때에 어떻게 쓰는지에 대하여 이름 철자 가운데 굵은 활자체로 된 부분을 볼 수 있다. John Dawson 박사는 동부 펜실베이니아 버섯 동호회(EPM) 회장이자 대학 교수로 점균(slime and mold)을 전공하시는 분이다.

우산돌이님의 “버섯의 이름에 대하여”에 보면 재미있는 학명 뜻풀이를 볼 수 있다. http://blog.daum.net/mushroom114/7650626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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