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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먹어야 하는 울릉도 로컬음식

꼭 먹어야 하는 울릉도 로컬음식

프로필 by BAZAAR 2022.07.07
 
만광식당만광식당만광식당산마을식당천금수산향우촌
대망의 첫 끼는 ‘꽁치물회’. 유튜브에도 나온 유명한 집이 있었지만 부부가 수십년을 운영한 작은 가게인 만광 식당을 찾았다. 재료는 보통 물회와 비슷하다. 사장님이 숟가락과 젓가락을 들고 찌르듯이 내용물을 섞는다. 내가 했을 때랑은 색이 다르다. 손길에 점점 진한색을 띈다. 마지막으로 냉수 한 컵을 붓는다. 울릉도는 물맛이 좋아 다른 육수 없이 그냥 물을 붓는다고. 한입 푹 떠서 입에 넣으니 비린 맛은 하나 없고 시원하다. 온도가 아니라 맛이 그렇다. 텁텁하지 않고 개운한 물회를 허겁지겁 먹다 1/3 남았을 때 밥을 말아 먹는다. 비결이 뭐냐고 여쭈니 매운 고춧가루를 안 쓴다고 했다. 백발의 남자 사장님은 막 배를 타고 오신 것 같았다. 여기가 원조집이라며 꽁치물회의 탄생에 대해 말해주셨다. “뱃일을 하다 보면 술을 많이 마신다. 속이 쓰릴 때 꽁치로 물회를 만들어 먹으면 싹 내려가. 박카스도 필요 없었지”. 서울에서도 몇 번 먹어본 적 있는 귀하디 귀한 독도새우를 천금수산에서 맛봤다. 독도새우는 하나가 아니라 도화새우, 꽃새우, 닭새우의 통칭이다. 잡히는 대로 내놓는다. 눈앞에서 살아있는 새우를 손질해 살은 초장과 간장에 찍어 먹고 머리는 따로 튀겨 나온다. 양념을 조금만 찍어도 달고 쫀득하다. 머리에도 살이 어찌나 많은지 머리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다. 귀한 걸로 치면 약소도 빼놓을 수 없다. 인증 받은 진짜 약소만 판다는 향우촌에 갔다. 천지에 널린 약초를 먹고 자란 소는 외형도 다르다. 대체로 지방이 적고 질긴 부위와 여린 부위가 함께 나온다. 고기만 먹어도 달고 씹을수록 맛이 좋다. 명이나물과 온갖 짱아찌랑 먹으면 완벽한 울릉도식 소고기를 먹은 것이다. 많고 많은 음식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나물이다. 굳이 나물을 사먹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리분지의 산마을식당은 어떤 경지에 다다른 것 같은 산채전을 내온다. 명이야 유명했고 직접 오니 부지갱이라는 새로운 울릉도 나물에 반해버렸다. 어딜 가도 부지갱이 무침, 짱아찌가 반찬으로 나오는데 반죽을 살짝 입혀 노릇하게 지진 산채전은 꼭 맛봐야 할 음식이다. 가장 일반적인 식사로 많이 하는 것이 따개비를 넣은 칼국수나 죽이다. 태양 식당의 따개비 죽은 호박죽과 전복죽, 미역죽을 절묘하게 섞은 맛이다. 맛있는 세 가지 죽을 섞어 세배 맛있어졌달까? 꽁치 젓갈을 넣은 겉절이 김치와 직접 만든 호박식혜는 기어코 사가고 싶게 훌륭하다.
 
만광식당 경북 울릉군 북면 울릉순환로 3112
천금수산 경북 울릉군 울릉읍 봉래길 6
향우촌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길 186
산마을식당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 136-2
태양식당 경상북도 울릉군 서면 울릉순환로 1278
  
마루통닭광장반점광장반점아리랑 김밥행복한 꽈배기
현지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다 보면 왜 익숙한 맛이 생각나는 걸까. 틈틈이 울릉도에서 아는 맛을 찾았다. 닭을 통째로 튀겨 특제 생마늘 소스를 올린 마루통닭은 익숙하면서도 특별했다. 뜨거운 닭 위에서 급격히 데워진 소스의 신선함과 부드러운 살코기가 조화롭다. 식구들이 BTS의 팬이라 곳곳에 달력에서 뜯어 붙인 멤버들의 모습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실은 한 반점의 중화비빔밥을 먹고 싶었다. 불맛 나는 오징어 덮밥에 달걀프라이를 올린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장기 휴가에 들어가 먹지 못했고 광장반점의 오징어 탕수육을 먹었다. 왜 오징어 튀김에 탕수육 소스를 부어 먹는 생각을 못했지 싶을 정도로 자꾸만 입에 들어갔다. 덧붙여 울릉도 오징어는 역시 맛있다는 진리에 격렬한 수긍을. 아리랑 김밥은 오징어 먹물로 지은 밥에 명이를 넣은 김밥을 판다. 테이블은 두 개인데 야외에서 먹을 수 있게 돗자리를 빌려준다. 도동항을 바라보며 먹은 김밥은 맛 없을 래야 맛 없을 수 없었다. 서울 상륙을 바라게 하는 맛. 아무 정보도 없이 지나가다 트럭에서 사먹은 꽈배기가 아무래도 울릉도 아는 맛 최고였다. 따뜻하고 폭신한 꽈배기와 유자 앙금이 들어간 옛날식 도나쓰가 압권.  
 
마루통닭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길 95
광장반점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길 196
아리랑 김밥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330-5
행복한 꽈배기 천부 해중전망대 앞 트럭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힐링 스테이 코스모스힐링 스테이 코스모스힐링 스테이 코스모스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
김찬중 건축가가 지은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는 이름처럼 우주의 흐름과 자연 음양오행을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을 가득 안고 있다. 흔히 말하는 배산임수에 철저하게 입각해 건물 뒤로는 송곳산, 앞으로는 바다가 흐른다. 멀리 도로 위에서부터 보면 마치 스코틀랜드의 성이 세워져 있을 법한 벼랑 위에 자리한다. 풀빌라 독채인 빌라 코스모스는 총 4개의 객실이 있으며, 펜션형 빌라 떼레는 총 8개의 객실로 구성되어 있다. 넓은 평지에 비해  객실 수가 적어 여유롭다. 디저트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울라와 독도새우튀김이나 먹물오징어튀김, 울릉도에서만 마실 수 있는 호박에일을 파는 울야식당에서 저녁식사와 술 한잔을 하며 하루 내내 리조트에서 보내도 좋겠다. 따로 일출과 일몰 포인트에 가지 않아도 리조트에서 모두 볼 수 있으며 송곳산의 고릴라 모양 바위를 본떠 만든 커다란 조형물 메가울라 등 포토존도 여럿이다. 울릉도 로컬식으로 한 상 가득 차려지는 조식은 코스모스의 또 하나의 기쁨이며 돌아가는 길 손에 들려지는 나물 상자와 향초 상자 또한 행복이다.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 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추산길 8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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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박의령
  • 사진김연제
  • 디지털 디자인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