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세종 74분이면 간다” > 김일평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지도의 빨간색 선이 서울~세종고속도로 노선. 연합뉴스
< “서울~세종 74분이면 간다” > 김일평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지도의 빨간색 선이 서울~세종고속도로 노선. 연합뉴스
서울과 세종시를 잇는 129㎞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수도권 구간 차량 정체가 심한 경부와 중부고속도로 교통 흐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동북권인 노원구와 도봉구, 강동권인 송파구와 강동구를 비롯해 경기 구리 하남 광주 용인 등의 통행수요가 서울~세종고속도로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6조7000억원에 달하는 박근혜 정부의 최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으로 6만6000여개의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 효과도 기대된다. 고속도로가 지나는 용인 안성 천안 등에선 물류시설 개발 등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교통혼잡비용 年8400억원 감소

2009년 사업타당성 평가를 통과했으나 투자비 부담 등으로 6년간 미뤄왔던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을 정부가 본격 추진하기로 한 것은 경부와 중부고속도로의 교통 정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기흥나들목(IC) 구간에선 정부가 갓길차로제, 도로 확장 등의 대책을 내놨음에도 하루 24시간 중 12시간 넘게 평균 시속 40㎞ 이하의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교통서비스 평가에서 ‘사실상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F등급을 받았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내년 착공] 박근혜 정부 최대 SOC사업…경부·중부 고속도로 '숨통'
올해부터 화성 동탄2신도시와 서울·성남 위례신도시 입주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교통 체증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부고속도로도 호법분기점~진천IC 구간은 상시 정체·지체를 빚는다.

정부는 결국 새 고속도로 건설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04년부터 서울~용인고속도로 사업과 함께 추진된 이 사업은 경부고속도로 교통량을 분산한다는 의미에서 ‘제2 경부고속도로’로 불렸지만 종점이 세종시로 확정되면서 공식 명칭이 ‘서울세종고속도로’로 확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세종~서울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경부와 중부고속도로의 혼잡구간이 209㎞에서 89㎞로 줄어들어 평균 속도가 시속 10㎞ 정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해 교통체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연간 약 20조원)이 매년 8400억원씩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서울~세종 간 이동시간이 평일 1시간48분, 주말 2시간9분에서 1시간14분대로 단축되면서 투자 유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세종시 북동부 4~6생활권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김일평 국토부 도로국장은 “도로 건설 과정에서 11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일자리 6만6000여개가 새로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에 31번째 다리 건설

구리~포천고속도로에서 시작되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한강을 가로지르는 교량도 새로 설치된다. 이 다리는 사업 지연으로 2030년께 완성될 올림픽대교에 앞서 준공돼 한강의 31번째 다리가 될 전망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에서 가장 많은 차량이 드나들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강변북로·올림픽대로 IC는 외곽순환도로 강일IC 부근에 들어설 예정이다.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차량용 무선통신 기반시설을 설치, 카메라와 레이더에 감지된 사고 등의 도로상황을 차량에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로공사는 현재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신갈분기점 구간에서 이 시스템을 시험 운영 중이다.

하이패스 기능을 한 단계 개선해 속도를 줄이지 않고 통과해도 요금이 자동으로 결제되는 ‘스마트 톨링 시스템’도 도입한다. 무선통신 기반시설은 향후 상용화될 자율주행 자동차 시스템의 플랫폼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세종=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