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경부고속도로 '첫 단추' 뀄다
서울과 세종시를 연결하는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첫 단추가 채워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이 사업을 위한 설계비 40억원을 예산에 반영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13일 “제2경부고속도로 설계비를 포함한 예산안이 지난 11~12일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경기 구리시에서 세종시까지 약 129㎞를 연결하는 것으로, 완공되면 서울~세종 간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게 된다.

2009년 사업 추진 당시 제2경부고속도로는 시속 최고 150㎞의 ‘한국형 아우토반’으로 구상돼, 현재 차로 2시간 걸리는 서울~세종을 51분에 주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공사는 2009년 타당성 조사를 거쳐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얻은 사업이다. 하지만 재원마련 방안을 놓고 수년째 공전하면서 토지보상비가 크게 늘어 현재 예상 사업비는 6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자본을 유치할지, 재정으로 추진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어느 쪽이 되든 설계부터 공사기간까지 최소 7~8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추진이 가시화되면 개발 방식을 놓고 논란도 예상된다. 세종시에 중앙 행정기관이 집중돼 있고 점점 도시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민간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민자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재정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제2경부고속도로는 국내 대형 고속도로 건설시장에서 사실상 마지막 흑자 노선”이라며 “민자가 아닌 도로공사에서 건설을 맡게 되면 공기 단축은 물론 고속도로 이용자들의 통행료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자사업에 비해 사업자 공모 등의 절차가 필요없어 곧바로 착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지만, 기획재정부에서는 도로공사의 부채(26조원)를 이유로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것만으로 이를 사업 추진과 연결짓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예산안 의결은 상임위 내 해당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주도로 상정 의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위는 이날 제2경부고속도로 설계비뿐만 아니라 중부고속도로(남이JCT~진천IC) 확장 사업에도 20억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두 고속도로는 그동안 세종시와 충북이 서로 우선적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백승현/이태훈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