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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소식지 Webzine

산림생물연구
2 2014 산림생물연구
이수광 / 산림자원보존과 박사후연구원
  • 알수록 신기하지만 보호해야 할 우리나리의 겨우살이

    겨울겨우살이

    • 기

      생(寄生植物)식물과 우리나라의 겨우살이
      다른 식물의 뿌리나 줄기에 붙어서 생활하는 식물을 기생식물이라 한다. 기주식물(기생 식물이 붙은 식물)의 모든 양분을 빼앗는 완전기생식물과 그래도 조그만 양심을 갖고 있어 광합성을 하면서 필요한 일부 양분을 빼앗는 반기생식물이 있다. 또한 뿌리에 기생하는 뿌리기생식물과 줄기에 기생하는 줄기기생시기물이 있으며, 나무 줄기에 기생하여 살아가는 줄기-반기생식물을 통상 겨우살이류(미슬토, mistletoe)라 한다. 겨우살이류는 특이한 외모와 독특한 생활력 그리고 신비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일반인뿐만 아니라 연구자들에게도 많은 관심과 흥미를 이끄는 존재다.
      전 세계적으로 기생식물은 4,500여 종이 있으며 이 중 겨우살이류는 1,500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겨우살이, 붉은겨우살이, 꼬리겨우살이, 참나무겨우살이 및 동백나무겨울살이 이렇게 5종이 자생한다. 이 중 꼬리겨우살이만 낙엽 드는 작은 나무이며 나머지는 전부 사시사철 푸른 작은 나무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의 겨우살이류는 나이테를 가지고 있고, 해부학적으로 나무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나무로 분류된다. 겨우살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살펴보면 겨울에도 잘 살아가는 식물(겨울에 푸른 빛을 띄며 산다), 그리고 겨우겨우 기생하여 살아간다 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꼬리겨우살이

      참나무겨우살이

      빨간겨우살이-제주

      빨간겨우살이-덕유산

      우리나라 겨우살이 중에서 꼬리겨우살이와 참나무겨우살이는 희귀식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꼬리겨우 살이는 최소 1,500개체 이상, 참나무겨울살이는 최소 500개체 이상 우리나라에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개체수로 보면 크게 희귀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꼬리겨우살이와 참나무겨우살이는 기생식물이라는 특성과 분포지가 제한적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기생식물은 기주식물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며 지금까지 꼬리겨우살이의 기주식물은 최소 500 개체 이상, 참나무겨우살이의 기주식물은 최소 150 개체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기생식물은 기주식물이 고사하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기주식물 개체가 적을수록 멸종에 대한 위험이 커지며 분포지가 적을수로 그 위험은 배가 된다. 꼬리겨우살이는 주로 강원도의 깊고 높은 산(평균 해발 900m)에서 흔하지 않게(소백산, 속리산, 지리산에서는 국히 드물게) 발견되지만 참나무겨우살이는 제주도의 한정된 5Km2 면적 네에서만 집중적으로 자생한다.
      겨우겨우 겨울에 살아가는 겨우살이
      기주식물에 잎이 달린 계절에는 겨우살이를 제대로 찾거나 감상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한 겨울에는 겨우살이가 푸르기 때문에 멀리서도 잘 보여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래서 겨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겨울에 겨우살이의 수난이 시작된다. 얼마 전부터 겨우살이가 각종 항암효과와 위장병, 신경통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방송과 인터넷에서 효능과 복용법을 자세히 보도한 후부터 국민 약초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현상은 희귀한 겨우살이(꼬리겨우살이, 참나무겨우살이)도 예외는 아니였다. 국민약초는 겨울에 쉽게 눈에 띄고 많은 사람이 찾게 되어 우리 주변의 겨우살이부터 겨우 살아남을 정도만 남게 되었다. 주변에 겨우살이가 사라지면서 점차 깊은 지역의 겨우살이를 채취하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굴립공원조차도 안전하지 못한 상황이 되었다.

      겨우살이 채취를 위한 벌채

      시골장터 겨우살이 판매

      겨우살이는 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한 두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는 한 겨울 새들에게 충분한 먹이를 제공하여 겨우살이가 있는 숲과 없는 숲은 조류 다양성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 전체에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겨우살이의 번식은 전적으로 새들에 의존하기 때문에 열매를 보다 더 탐스럽게 보이게 하고 많이 먹게 한다(종자는 쉽게 소화되지 않는다.) 한 겨울 배고픈 새에게는 아주 좋은 먹잇감이고 번식을 해야 하는 겨우살이에게는 이보다 더 효율적인 번식방법이 없으니 서로 윈윈(win-win)하는 전략을 갖게 되었다. 실제 겨우살이는 조류와 공진화(한 종의 변화에 대응하여 진화하는 현상)의 고나계로 진화-생태적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었다.

      새가 먹고 배설한 겨우살이

      새가 먹고 배설한 겨우살이 2

      둘째 숲을 보다 건강하게 만드는 촉진제 역활을 한다. 건강한 숲에는 나이 많은 나무가 그 중심에 있다. 나이 많은 나무는 그만큼 크고 넓다. 그래서 나이 많은 나무 밑에는 햋빚이 잘 들지 않아 하충식물이 많이 살지 못한다. 하지만 겨우살이는 이처럼 나이 많고 큰 나무에 보다 많은 기회로 기생할 확률이 높아지며, 많이 기생할 경우 나무의 죽음을 촉진시킨다. 겨우살이는 증산 속도(앞에서 물을 뿜어내는 속도)가 높고 나무의 양분을 빨아먹기 때문에 기생하고 있는 가지 윗부분을 빨리 고사시켜 잘라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겨우살이가 기주식물에 많이(한 나무에 40개 이상)기생할 경우 많은 양분을 빼앗겨 서서히 죽음을 맞이한다. 그래서 크고 넓은 면적을 차지했던 나무는 서서히 썩어가 부생생물의 서식처가 되고 햋볕이 들어 하층식물이 다양하게 발생하면서 많은 곤충을 불러들이게 되어 결국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게 된다.

      겨우살이가 많이 기생하여 고사 1

      겨우살이가 많이 기생하여 고사 2

      겨우살이의 미래
      이처럼 겨우살이는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외국에서는 이미 겨우살이를 생태계의'핵심 종'(생물종다양성을 좌우할 만큼 많은 영향을 미치는 종)으로 지정하여 적극적으로 보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지금처럼 겨우살이 채취가 진행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2종 이상을 우리나라에서 영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국립수목원에서는 앞으로 우리나라의 겨우살이들에 대한 보전-생태학적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우리의 겨우살이를 지금처럼 한 겨울에도 계속 빛이 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겨우살이

        • 학명 : Viscum album var. coloratum(kom.) Ohwi / 겨우살이과
        • 형태 : 참나무, 팽나무, 물오리나무, 밤나무 및 자작나무에 기생하는 상록활엽관목, 둥글게 자라고, 지름 1m
        • 수피 : 황록색, 줄기는 차상으로 갈라지며, 둥글고, 마디사이 3~6cm
        • 잎 : 마주나기, 파침형, 3~6cm x 0.6~1.2cm, 밑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며, 짙은 녹색, 두꺼움
        • 꽃 : 암수딴그루, 4월에 가지끝에 달리고, 노란색, 소포 술잔모양, 화피 종모양 4갈래
        • 열매 : 둥글며, 연한 노란색, 지름 6mm, 8~10 월에 성숙
        • 분포 : 중국, 일본, 평앙ㄴ북도 및 함경남도 이남
        • 용도 : 약용, 장식
      • 1. 본 내용은 월간환경 2월호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2. 또 다른 겨우살이 이야기 - 나무 기생 겨우살이 알고보니 생태살이
      • ▶http://ecotopia.hani.co.kr/179925 (한겨레 환경생태 전문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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