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말린 누에 '백강잠' 파킨슨병에 효과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3 11:33

수정 2020.01.23 11:33

누에. 게티이미지 제공
누에.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말린 누에가 파킨슨병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백강잠은 누에나방의 유충인 누에가 흰가루병에 걸려 몸이 굳어 죽은 것을 말린 것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약자원연구센터 박건혁 박사 연구팀이 백강잠 추출물의 파킨슨병 억제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이 백강잠 효능을 실험한 결과 백강잠 추출물을 먹지 않은 실험쥐에 비해 최대 3배 이상 운동능력이 향상됐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 동의보감 탕액편 충부(蟲部)에 기재된 백강잠의 효능에 주목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백강잠은 중풍, 간질 등 뇌신경계 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된다고 기록돼 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분비 세포의 사멸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신체 떨림 및 경직, 느린운동,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특히 60세 이상 인구에서 발병율이 높다.

연구팀은 실험쥐에게 파킨슨병 유발독성물질을 투여해 파킨슨병을 유도했다. 이후 백강잠 추출물을 5일간 먹이면서 개선효과를 관찰했다.

먼저 운동장애 개선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회전봉에서 실험쥐가 떨어지지 않고 운동을 지속할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하는 로타로드실험을 했다. 실험결과 백강잠을 먹이지 않은 쥐와 비교했을때 운동기능이 3배 향상됐다. 또 기둥 위에 놓인 실험쥐가 바닥까지 내려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폴 실험에서는 2배 이상 향상됐다.

또한 연구팀은 파킨슨병 개선에 영향을 주는 항산화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쥐의 항산화 효소 발생량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대조군에 비해 백강잠 추출물을 투여한 실험군의 신경세포에서 항산화 효소인 글루타티온 발생이 최대 3배가량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 박건혁 박사는 "선퇴(매미허물)에 이어 백강잠의 파킨슨병 개선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히며 동의보감 속 충부 한약재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과학적으로 입증한 계기가 됐다"며 "향후 충부 약재가 다양한 질환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