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희 “‘따말’로 한 단계 성장, 김지수 덕분이었다” [스타인터뷰]

입력 2014-03-0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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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말 한마디' 배우 지진희(사진 = SBS콘텐츠허브)

데뷔 14년차 배우 지진희에게 이런 솔직함이 있었을까. 그가 출연했던 은행 광고 속 이미지처럼 반듯하고 지적이었던 지진희가 처음으로 ‘불륜’의 옷을 입었다. 지진희는 SBS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유재학 역을 맡아 완벽하고 이성적이지만 사랑의 열병에 고뇌하는 이 시대 중년 남성을 그려냈다.

4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지진희는 드라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드라마의 성공적인 종영도 지진희에게 큰 기쁨이었겠지만 무엇보다 배우, 제작진 간의 찰떡 호흡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풍족해진 느낌이에요. 시원하고 자질구레하게 남지 않은 느낌이에요.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단순히 좋았던 것이 아니라 정말 좋았어요. 여태껏 이런 적이 없었어요. 배우, 스태프 양쪽 다 100이면 100 좋을 수가 없는데 진짜 다 좋았어요. 이럴 수도 있구나. 참 신기했어요. 그래서 고마웠죠. 모든 사람이 자신의 것을 하나씩 양보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도 현장에서 큰소리 하나 없었어요.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배우, 시나리오, 연출진 3박자가 척척 들어맞은 ‘따뜻한 말 한마디’ 배우들과 제작진은 종영도 함께 했다. 극중 송미경 역을 맡은 김지수의 집에서 마지막회를 함께 봤다는 지진희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 배우 지진희(사진 = SBS콘텐츠허브)

“일주일 전에 촬영이 끝났어요. 김지수씨 집에서 마지막 방송을 같이 봤어요. 한혜진씨는 영국에 들어가야 해서 안타깝게 함께 하지 못했고, 이상우는 몸살이 걸려서 못 왔지만 감독님, 작가님, 박서준, 한그루 등 모든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재밌게 봤어요. 보통 마지막회를 가족끼리 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참 즐거웠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는 시청자들에게 열린 결말을 던져줬다. 불륜으로 이혼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유재학의 선택은 별거였다. 이혼을 하지 않고 서로의 삶 속에서 만남을 지속하자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 선택일 수도 있었지만 서로에게 가장 현명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결말은 가장 유재학스러웠다고 생각해요. 미경이 역시 미경이답게 유재학의 결정을 따라와 줬죠. ‘따뜻한 말 한마디’는 결혼생활을 통한 부부의 성장과정을 그렸고, 결말은 시청자에게 ‘이런 결정 어때요?’라고 제시를 해준 것이었어요. 요즘 이혼율이 정말 높잖아요. 결혼을 너무 성급하게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재학과 미경이가 나중에 다시 만나든 만나지 않든 서로 정말 잘 살 것 같아요.”

‘따뜻한 말 한마디’는 종영 시청률 8.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화제성에 반해 기록 면에서 아쉬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치 올림픽 등 여러 가지 변수 속에 마니아층을 확보했다는 평을 얻었고, 불륜이란 자극적 소재에도 막장이 아닌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드라마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재밌게 볼 수밖에 없었던 드라마였어요. 내 주변의 이야기이고 나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거든요. 시청률에 대해 아쉬웠다는 반응이 있지만 그래도 터무니없진 않았어요. 올림픽으로 흐름이 끊겨도 시청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 참 감사했어요.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따뜻한 말 한마디' 배우 지진희(사진 = SBS콘텐츠허브)

세간의 호평 속에서도 불륜을 미화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었다. 불륜에 대해 이기적이고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는 유재학의 태도는 대다수 시청자들의 공분을 살 수밖에 없었다.

“맞아요. 유재학은 나쁜 놈이죠. 누가 봐도 불륜이에요. 하지만 유재학 입장에서는 이성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고 정리하려고 애써요. 자신의 마음에 은진(한혜진)이란 인물이 들어왔고, 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죠. 작가님이 '막장'으로 가지 않게 선을 잘 넘나들며 시나리오를 썼어요. 이 드라마는 불륜을 다뤘지만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줬어요. 시청자들이 감정이입할 수 있었던 이유죠.”

지진희는 재학과 미경에게 하고 싶은 따뜻한 말 한마디를 묻는 질문에 “잘 먹고 잘 살아라”고 대답했다. 이번 드라마를 하며 집중력이 좋아졌다는 지진희는 공을 김지수에게 돌렸다.

“모든 것이 김지수씨 덕분이에요. 제 앞에서 완전히 몰입해서 연기해 줬고, 전 거기에 반응만 했어요.”

지진희는 올 한해 영화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예정이다. 2년 전 촬영한 중국영화 ‘길 위에서’가 개봉을 앞두고 있고, 슈퍼주니어 최시원과 찍은 홍콩영화 ‘적도’ 역시 개봉한다. 연말에는 새 작품으로 파격적인 연기변신도 예정돼 있다.

“올해는 ‘길 위에서’와 ‘적도’를 통해 무엇인가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연말 개봉을 목표로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가 있는데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에요. 만약 확정이 된다면 이제껏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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