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는 14일 자회사인 미국 크라이슬러를 뉴욕의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크라이슬러는 이른바 미 자동차업체 ‘빅3’ 중 하나로 제너럴모터스(GM), 포드에 이어 3위 규모다. 고급 자동차인 벤츠로 유명한 독일 다임러는 1998년 윈윈 효과를 기대하고 크라이슬러를 360억 달러(약 32조 원)에 인수했지만 경영이 지속적으로 어려움에 빠지면서 올해 2월 크라이슬러 매각 방침을 공식화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에도 6억33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크라이슬러 매각으로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다임러로 바뀌고 크라이슬러홀딩이라는 새로운 지주회사가 크라이슬러의 주인이 된다.
서버러스가 이번에 부담하는 인수 가격은 74억 달러. 그러나 대부분의 돈이 크라이슬러홀딩에 재투자되기 때문에 다임러 측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13억5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다임러와 크라이슬러는 9년간의 ‘부부관계’를 청산하지만 완전히 남남으로 결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임러 측이 이번에 출범하는 크라이슬러홀딩의 지분 19.9%를 소유하기로 했기 때문.
한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14일 예상을 뒤엎고 이번 매각 결정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동안 UAW는 크라이슬러가 사모펀드에 매각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을 우려해 반대해 왔다.
이번 크라이슬러 인수 경쟁에는 서버러스 외에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센터브리지 캐피털 파트너스와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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