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스파이크엔 특별한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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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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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째 아식스 고집 왜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의 일본인 타자 스즈키 이치로(37)의 장비에 대한 집착은 특별하다. “장비는 도구가 아니라 내 몸의 일부분”이라고 말한다. 스파이크에 대한 애착도 마찬가지다. 오릭스 시절이던 1995년부터 일본 아식스의 수제 스파이크를 신기 시작한 그는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에도 아식스만 고집하고 있다. 6일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10년 만에 1000득점을 달성한 그의 발에는 여전히 아식스 스파이크가 신겨져 있다.

한짝 무게 250g 초경량화
바닥엔 여기저기 구멍 뚫려
3경기 뛰면 학교 등에 기부


○ 아식스 스포츠 공학의 집약체

아식스는 야구, 축구, 농구, 육상 등 다양한 종목의 신발을 만든다. 야구 선수 중에는 롯데의 이구치 다다히토, 히로시마의 구리하라 겐타 등이 아식스의 스파이크를 신는다.

하지만 이치로의 스파이크는 더욱 특별하다. 주루 플레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볍다는 게 가장 큰 특징. 다른 선수들의 스파이크 한 짝의 무게는 360∼400g. 하지만 이치로의 스파이크는 250g밖에 되지 않는다.

경량화를 위해 이치로 스파이크의 바닥에는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 있다. 스파이크 날의 소재도 티타늄이다. 니시무라 요시후미 아식스 마케팅팀 매니저는 “고베에 있는 아식스 스포츠공학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이치로의 스파이크에는 각각의 연구에서 뽑아낸 최고의 기술들이 채용된다”고 설명했다. “한 켤레 만드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드느냐”는 질문에 그는 “일반 판매를 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을 산정할 수가 없다. 다만 아주 비싸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고 했다.

○ 1년에 70∼80켤레 소요

이치로에게 스파이크는 글러브와 달리 소비재다. 보통 3경기 정도를 뛰면 스파이크를 교체한다. 빗속에서 경기를 한 날이나 며칠 동안 안타가 나오지 않거나 하면 곧바로 신발을 갈아 신는다. 그렇게 1년에 쓰는 스파이크가 70∼80켤레가량 된다.

그러면 다 쓴 신발은 어떻게 처리할까. 한때는 그냥 버렸지만 요즘은 자선단체나 학교 등에 기부를 한다. 새 신발이나 다름없지만 다른 사람이 이치로의 스파이크를 신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치로의 발뒤꿈치 부분은 다른 사람에 비해 현저하게 좁다. 이치로의 발 모양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기 때문에 치수가 비슷해도 다른 사람들이 신기는 어렵다.

이치로는 8일 현재 타율 0.353에 1홈런, 15타점, 18도루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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