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경차택시 시범 운행 한 달째… “저렴한 요금에 반응 좋지만 안전성 문제는 글쎄?”

  • Array
  • 입력 2010년 3월 24일 19시 23분


코멘트

경차택시 승객들, “저렴한 요금 받는 경차 택시 늘어났으면…”, “안전성 문제 해결 필요”택시업계, “승객들 반응 좋지만 회사입장에서는 운영에 무리”성남시, “앞으로 더 두고 봐야…”

지난달 24일부터 시범운행한 성남 경차택시
지난달 24일부터 시범운행한 성남 경차택시

국내최초로 도입된 경차택시가 시범운행을 시작한 지 한 달째 접어들었다. 경차택시 운행을 두고 다양한 반응과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달 24일 성남시의 택시업체 총 22곳에 각 1대씩 경차택시 운행 허가를 내주었다. 1000cc 미만의 배기량을 갖춘 경차택시는 서민들의 교통비 절감을 위해 기존 택시요금의 77%(기본요금 1800원)를 받고 운행 중이다. 또 연간 탄소배출량 37% 감소, 중형택시보다 연간 연료비 450만 7000원 절약(1대 기준) 등 기존 택시에 비해 긍정적인 효과들을 예상하고 있다.

성남시 경차택시와 일반택시 비교
성남시 경차택시와 일반택시 비교

기존 택시요금에 비해 저렴한 경차택시 요금에 시민들은 반가움을 표하고 있다.
경차택시를 두 번째 이용해본다는 황현선(25·분당 정자동) 씨는 “처음에는 귀여워서 호기심에 타봤다. 차 크기가 작다고 해서 크게 불편한 것도 없다. 특히 요금이 더 저렴해서 좋은 것 같다. 앞으로 경차 택시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차택시 운행을 맡고 있는 주기재(49·성진택시) 기사는 “주부들과 어린 학생들, 연세 있으신 노인 분들이 많이 이용 한다”며 “요금이 싸서 그런지 경차택시만 이용하시는 분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 기사는 “뒷좌석 공간이 좁다 보니 덩치가 있으신 분들은 무릎이 앞좌석까지 닿아 불편을 호소했었다”며 불편했던 상황들을 털어놨다.


주부 김경숙(35·산성동) 씨는 “일반 택시요금보다 크게 차이는 나지 않더라도 자주 이용하다보면 나머지 차액이 모여 목돈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경차다 보니 기존 택시에 비해 좀 위험하지 않나요?”라며 안전성에 대해 걱정을 드러냈다.


저렴한 요금에 희색을 띄는 승객들이 있는 반면 김 씨와 같이 경차택시의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들도 있다. 이를 위해 성남택시업체들은 경차 내에서 조금이나마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수석 에어백을 설치했다. 하지만 22곳 업체들이 모두 설치한 것은 아니다. 업체들에게 경차택시 운행허가만 내준 성남시는 시범운행을 좀 더 지켜보고 안전성에 대한 기준제시를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성남시 교통지도과 택시행정팀 담당 이강재 씨는 “2000cc인 중형택시와 1000cc 미만의 경차택시는 아무래도 안전성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수석 에어백 설치 등 차에 관해서는 회사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현재 성남시는 한 달 동안 분석한 경차택시 운행 자료를 자동차 업체에 피드백을 하려고 하고 있다. 이제 한 달 시범운행을 했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기준 제시 등의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하민호(33·성진택시) 전무는 “지금 상황에서 업계 측이 할 수 있는 것은 조수석 에어백설치다. 같은 사고라도 중형택시에 비해 경차택시의 사고충격이 더 크기 때문에 우리도 그 부분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 경력 13년 차인 주 기사는 “경차다보니 승차감이 많이 떨어져 운전기사들이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운전에 대한 주의력이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LPG가 적게 들어간다고 하지만 오르막길이 많은 성남에서는 경차가 힘들게 올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연비효율성이 생각보다 크게 떨어진다. 또 손님들이 많이 탑승해도 값 싼 요금 탓에 사실상 일반택시보다 돈벌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업체 입장도 비슷했다. 하 전무는 “현재 각 업체마다 경차택시를 1대씩 시범운행하고 있지만 경차택시가 충분히 경제력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처럼 값 싼 요금으로 일정 소득에 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만약 꾸준히 경차택시를 운영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성남시 측의 보조금 또는 LPG 가격 조절 등의 조건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택시회사들 입장에서는 경차택시를 운영하는 것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성남시는 업체들의 입장과 관련해 “수익금 부족이나 운전기사들의 피로, 차 성능 등에 대한 문제들은 점차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앞으로 6개월 이상은 더 두고 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주희 동아닷컴 기자 zooey@donga.com



▲ 동영상 = 성남 경차택시, “요금은 저렴, 안전은 글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