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한국으로 발길 돌린 건 ‘미스 마’ 대본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19년만에 안방 복귀 배우 김윤진

주로 미국 드라마, 한국 영화계에서 활동했지만 배우 김윤진은 한국 드라마의 열혈 팬이었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 본 tvN ‘나의 아저씨’는 매 회 깜짝깜짝 놀라며 봤던 최고의 힐링 드라마”라고 했다. SBS 제공
주로 미국 드라마, 한국 영화계에서 활동했지만 배우 김윤진은 한국 드라마의 열혈 팬이었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 본 tvN ‘나의 아저씨’는 매 회 깜짝깜짝 놀라며 봤던 최고의 힐링 드라마”라고 했다. SBS 제공
배우 김윤진(45)에게 한국 드라마 촬영은 이제 꽤나 낯선 일이다. 1999년 KBS 드라마 ‘유정’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6일 방영하는 SBS ‘미스 마, 복수의 여신’으로 그는 19년 만에 한국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하지만 설렐 틈도 없었다. 촬영에 들어간 뒤 직접 빨래를 해본 적이 없다. 설거지를 한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하루 스무 신이 넘는 촬영이 기본이라 정신이 없었다. 최근 서울 양천구 SBS사옥에서 만난 그는 “10년 넘게 미국에서 드라마를 찍었는데 많아야 하루에 아홉 신이 전부였다”며 웃었다.

“한국에서 드라마를 찍어 보니 한 번 찍고 ‘오케이’ 사인이 나더군요. 빠른 연출과 섬세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 스태프들이 전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나마 남편의 ‘내조’가 있어서 다행이었죠.”

김윤진은 이번 드라마에서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미스 마’ 역할을 맡았다. ‘미스 마’는 평범한 삶을 살다가 살인 누명을 쓰고 치료 감호소에 갇히지만 복수를 위해 9년 만에 탈옥해 진범을 추적해 나간다.

‘미스 마…’는 영국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1930∼70년대 ‘미스 마플’ 시리즈가 원작. 그는 “노년의 ‘미스 마플’에 비해 주인공의 개인사가 들어갔고 나이도 어려졌다”며 “멋모르고 살아온 한 기업의 외동딸이 억울한 일을 겪은 뒤 변화해 나가는 성장 이야기”라고 했다.

김윤진은 그간 주체적으로 삶을 결정하는 여성 캐릭터에 항상 끌려왔다. 2007년 영화 ‘세븐 데이즈’에서는 납치된 딸을 구해야 하는 엄마, 2010년 영화 ‘하모니’에서는 교도소에서 딸을 낳는 수감자 등을 연기했다. 유사한 이미지가 반복된다는 지적을 받을 때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특별히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며 “남성 주인공이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여성 캐릭터에 거부감이 있다”고 했다.

1996년 MBC 드라마 ‘화려한 휴가’로 데뷔한 김윤진은 1999년 영화 ‘쉬리’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04년 미국 드라마 ‘로스트’, 2013년 ‘미스트리스’ 등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했다.

그간 한국 드라마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지만 시간을 내기 힘들었다. 시즌제인 미국 드라마 특성상 촬영 기간이 길어 한국 미니시리즈를 촬영할 4개월을 빼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올해도 미국에서 드라마와 연극 출연이 예정돼 스케줄이 빡빡했지만, ‘미스 마…’는 대본을 읽은 뒤 단박에 결정했다.

“대본을 받은 그 자리에서 4회까지 단숨에 읽었어요. 생각해 보니 한국의 TV 드라마 대표작이 없다는 점도 떠올라 더 욕심이 나더라고요. ‘미스 마…’가 제 대표작이 되길 바랍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윤진#미스 마#로스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