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SBS ‘선녀와 사기꾼’ 코믹연기 펼치는 안재욱

  • 입력 2003년 5월 28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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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드라마 ‘선녀와 사기꾼’에서 사기꾼으로 나오는 안재욱은 “이 드라마는 상황 자체가 웃기기 때문에 연기가 진지할수록 오히려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SBS
SBS 새 드라마 ‘선녀와 사기꾼’에서 사기꾼으로 나오는 안재욱은 “이 드라마는 상황 자체가 웃기기 때문에 연기가 진지할수록 오히려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SBS
2월초 서울의 한 호텔. 세 명의 남자가 드라마 구상을 위해 합숙에 들어갔다. 장용우 PD가 탤런트 안재욱에게 한 마디 던졌다.

“재욱아! 네가 사기꾼을 해.”

그 3개월 뒤인 5월중순 SBS 새 수목드라마 ‘선녀와 사기꾼’(밤 9·55)촬영장. 안재욱은 엉터리 다이어트약을 파는 가짜 의사로 변신해 있었다. 약장수의 속사포같은 대사를 그는 무려 14분간 ‘다다다다’ 혼자 뱉어냈다. 대본으로는 30쪽 분량. 2시간의 촬영을 마친 뒤 그는 탈진했고 급성 장염으로 이틀간 병원신세를 졌다. 장 PD는 “이런 ‘원맨쇼’는 드라마에선 아마 처음일 것”이라며 “그를 본 스태프들도 연극 배우가 긴 독백을 토해내고 난 뒤의 카타르시스 같은 전율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안재욱이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다. 그는 ‘별은 내 가슴에’(1997년) ‘안녕 내 사랑’(99년) ‘엄마야 누나야’ (2001년) 등 로맨틱한 이미지를 벗고 이번에는 능수능란한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장 PD가 “요즘 드라마들과 다른 신나고 재미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말하자 안재욱은 “나와 장PD, 김영찬 작가 등 우리 세 명이 이번에 베일을 벗기로 했다”며 웃었다.

안재욱이 연기하는 ‘재경’은 주민등록증을 5개나 갖고 다니는 사기꾼. 플레이보이 사기꾼 춘식(박근형) 밑에서 자란 그는 재수(성지루) 지나(소이현)를 이끌며 서울 세종로 충무공 동상을 팔아먹는 등 기상천외한 사기 행각을 펼친다. 그러다 사진작가 경숙(김민선)과 사랑에 빠지고 태어나자마자 헤어진 어머니(홍여진)를 찾아가면서 자신도 몰랐던 진정한 자기 ‘이름’, 즉 정체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 드라마는 변신에 능한 젊은 사기꾼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연상된다. 안재욱은 “‘스팅’ ‘오션스 일레븐’ 등 사기꾼이 나온 영화는 수 없이 많다.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달리 ‘술수’보다 사랑과 인연 등 ‘사람 냄새’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역에 대해 “재경은 변신에 능하기 때문에 내가 한 회에도 여러 가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게 마음에 든다”면서 “사기꾼일지라도 시청자들이 밉게 보지 않고 심지어 그의 사기극을 통쾌하게 느끼게끔 인물의 매력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욱은 “난 원래 사기나 거짓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만약 그런 기질이 내게 있다면 (연기를 위해) 뽑아낼 것”이라며 “착해 보이는 사람이 사기칠 때 더 재미있지 않은가”라고 되물었다.

실제로 안재욱은 드라마처럼 여러 인생을 살고 있다. 탤런트 영화배우 가수…. 그는 여기에다 “내 뮤직비디오 감독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인생을 사는 비결에 대해 그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총력을 기울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첫 방송은 다음달 4일.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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