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굿! 모닝, 경차지존 마티즈에 도전장

  • 입력 2008년 2월 18일 02시 56분


《경차의 ‘지존(至尊)’으로 군림해 온 GM대우자동차 ‘마티즈’에 기아자동차 ‘모닝’이 도전장을 던졌다. 올해부터 경차의 기준이 확대되면서 모닝이 경차에 편입된 것. 취득세와 등록세가 면제되고 고속도로 통행료가 50% 할인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마티즈뿐만 아니라 모닝도 나눠 가지게 됐다. 그 덕분에 월평균 1780대가 판매되던 모닝은 1월에 7848대로 크게 늘었다. 그렇다고 마티즈의 수요가 감소한 것도 아니다. 마티즈는 1월에 3226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모닝이 마티즈의 시장을 잠식하기보다는 경차시장을 확대시킨 셈이다. 어쨌든 소비자는 ‘어느 차를 사야 할까’ 즐거운 고민을 해야 한다. 이 같은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두 차를 정면으로 맞붙여 봤다.》

‘Car & Travel’ 기사목록

▶ 굿! 모닝, 경차지존 마티즈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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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한국차 깊어가는 ‘샌드위치 고민’

▶ 시승기/혼다 8세대 어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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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 어코드 3주만에 1000대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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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이야기/BMW

▶ ‘태그호이어 링크 칼리버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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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 ML 63 AMG 타고 양수리 드라이빙










○ 주행 성능

성능 부분은 처음부터 모닝의 우세가 예견된 ‘게임’이었다.

마티즈보다 모닝이 차체가 크고 배기량도 높기 때문이다. 모닝은 누적주행거리가 1000km인 데 비해 마티즈는 200km에 불과한 새 차여서 길이 들이 않은 마티즈에 다소 불리했다. 그러나 그런 변수를 무시해도 될 정도로 모닝이 성능 면에서 앞섰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모닝이 18초, 마티즈는 20초였다. 최고속도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측정 기준으로 모닝 140km, 마티즈 130km 정도가 나왔다.

둘 다 속도에 욕심을 낼 수 있는 차종은 아니어서 이 정도 차이는 무시할 수도 있지만 에어컨을 작동하거나 사람을 태웠을 때는 모닝이 유리해 보였다.

핸들링 부분은 서로 비슷했지만 안정감은 역시 모닝이 약간 우위를 보였다. 이론적으로도 바퀴의 좌우, 앞뒤 거리가 멀수록 안정감이 높기 때문이다.

두 차종 모두 가벼운 차체를 바탕으로 커브가 심한 고갯길을 달릴 때는 상당히 경쾌하다. 출력이 부족해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핸들링 하나만 놓고 보면 경차라고 무시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고속주행에 들어가면 모닝은 시속 120km, 마티즈는 110km 정도부터 안정감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소형차에 비해서는 주행 중 옆으로 부는 바람의 영향도 많이 받아서 두 차종 모두 장거리 고속 주행은 권하고 싶지 않다.

○ 연비 등 유지비

경차는 경제성이 우선이다.

차량 가격도 중요하지만 유지도 중요한 부분. 연료소비효율을 확인하기 위해 마티즈와 모닝이 사이좋게 서울과 경기 일대를 내달렸다.

테스트 구간은 서울 광화문∼경기 고양시 자유로∼임진각(회차)∼서울 북악스카이웨이에 이르는 150km. 먼저 연료를 가득 채웠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서울 시내를 지나 자유로에서는 시속 80km를 유지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속도를 높였고, 때로는 최고속으로 달리기도 했다.

측정 오차를 줄이기 위해 2대가 항상 같은 속도로 함께 움직였다. 운전자 2명이 여러 차례 번갈아가며 운전대를 잡았기 때문에 운전습관에 따른 변수도 없앴다.

4시간 동안 힘든 주행 끝에 드디어 목적지 주유소에 도착.

“과연 어떤 차에 휘발유가 적게 들어갈까.”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두 차 모두 정확히 10.2L가 들어갔다. L당 14.7km를 달린 셈이다.

배기량이 적고 무게도 가벼운 마티즈가 당연히 이길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혹시 측정이 잘못됐을까봐 당황해하며 제원표를 확인했는데, 자동변속기 모델의 정부 공인 연비가 L당 16.6km로 똑같았다. 테스트가 잘못되진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수동변속기 모델의 공인 연비는 마티즈가 L당 20.9km로 모닝의 19.4km보다 7% 정도 좋다.

○ 가격과 편의장치

GM대우차는 이달 초부터 마티즈의 가격은 최대 53만 원 인하했다. 이달 말까지 에어컨(51만 원)과 후방 주차보조 센서(11만 원)를 무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은 최대 115만 원으로 늘어난다. 적당한 편의장치를 갖춘 마티즈 SX 모델에 자동변속기를 추가하면 790만 원이 된다.

반면 비슷한 편의장치를 갖춘 모닝 LX 고급형 모델은 963만 원(에어컨, 자동변속기 포함)이다. 마티즈보다 173만 원이 비싸다. 서로 약간씩 차이가 나는 것을 감안해도 최소한 150만 원 정도 마티즈가 저렴하다.

두 모델의 편의장치는 제법 호화롭다. 운전석 에어백은 기본이고, 후방주차센서, 파워윈도, 열선 내장 아웃사이드미러까지 들어가 있다. 10년 전에는 고급차에나 들어가던 장치들이다. 여기에다 50만 원 정도만 보태면 열선시트와 리어스포일러 등 소형차 부럽지 않은 편의장치를 갖출 수 있다.

디자인은 취향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차종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마티즈는 깜찍하고 튀는 반면 모닝은 세련되고 차분한 편이었다.

○ 경제성은 마티즈, 성능은 모닝

두 차종 모두 자동변속기 모델을 구입해 연간 2만 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공인연비 16.6km를 대입하면 연료비(L당 1660원)는 200만 원이 나온다.

마티즈의 구입가격이 150만∼170만 원 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10개월 정도는 공짜로 타고 다닐 수 있는 기름값이 빠지는 셈이다. 골목길을 빠져나가거나 좁은 공간의 주차도 마티즈가 약간 유리하다.

그대신 모닝은 승차감이나 동력성능이 앞서고 엔진소음도 마티즈에 비해 적은 편이어서 같은 연료비로 좀 더 쾌적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마티즈를 수동변속기로 선택하면 자동변속기 모델에 비해 연비가 25% 정도 좋기 때문에 경제성을 중시하는 운전자에게는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출력이 부족한 소형차일수록 자동변속기 모델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수동변속기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마티즈 vs 모닝
-마티즈모닝
전장(mm)
전폭(mm)
전고(mm)
엔진형식
배기량(cc)
최고출력(마력)
최대토크(kg·m)
3495
1495
1500
직렬 3기통
796
52
7.3
3535
1595
1480
직렬 4기통
999
64
8.8
공차중량(kg)수동자동795
820
877
897
공인연비(km/L)수동자동20.9
16.6
19.4
16.6
기본 가격(원) 수동변속기 기준622∼753728∼956
자료:각 회사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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