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장혁 “이번엔 변호사 역…‘추노’ 잊고 출발점에 다시 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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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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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웹진 O₂ 2010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로 선정

올해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로 인정받은 장혁은 “상업성과 작품성이 절묘하게 접합된 드라마 ‘추노’ 안에서 재밌게, 잘 놀았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올해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로 인정받은 장혁은 “상업성과 작품성이 절묘하게 접합된 드라마 ‘추노’ 안에서 재밌게, 잘 놀았다”고 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아, 원래 이렇게 굳은살이 박였다, 속살이 돋았다 그래요. 별로 아프지는 않은데….”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장혁(34)을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뼈마디의 살이 빨갛게 벗겨진 주먹이었다. 살이 빠져 더 가늘어진 몸매와 손바닥으로 가려질 만큼 작은 얼굴과는 대조적으로 크고 단단해 보이는 주먹이었다.

장혁은 KBS2 ‘추노’에서 멸족한 양반가 출신 추노꾼 이대길을 연기해 O₂가 선정한 ‘2010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의 영예를 안았다. 이 드라마에서 장혁은 10여 년간 연마한 절권도를 무술 동작에 녹여 선보였다. 최근에는 복싱에 매달리고 있는데 주먹에 난 상처도 복싱 연습 도중 생긴 것이다.

“복싱의 디테일한 리듬감, 템포, 타이밍을 체득하는 게 상대 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돼요.”

절권도에서 권투로 옮겨가듯 그는 ‘추노’ 이후의 삶을 ‘리셋(reset)’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노’ 종방연 바로 다음 날 중국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촬영을 하러 출국하느라 드라마의 성공을 자축할 틈도 없었다.

“남자 배우의 전성기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후반이라고 생각해요. 젊지만 연륜이 쌓인 나이죠. 서른 중반에 접어든 제게 추노가 좋은 스타트가 됐어요.”

‘추노’ 방영 당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출연 배우들 가운데 누구 몸이 가장 좋으냐’는 것이었다.

“배우의 몸은 무대 의상이라고 생각해요. 캐릭터마다 각기 다른 인생의 굴곡에 맞춰 몸이 빚어져야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천지호 역을 맡은 성동일 선배가 몸이 제일 좋죠.”

그는 대길이를 제외하고는 악역 황철웅(이종혁)에게 가장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시대 상황과 자신의 처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악하게 흘러가는 캐릭터가 흥미로웠기 때문이라고. 최근 종영한 ‘자이언트’의 악역 조필연(정보석)에게서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화제작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현빈)은 원래 장혁에게 먼저 캐스팅 제의가 갔던 배역이다. 캐스팅 불발이 아쉽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쿨’하게 고개를 저었다.

“누가 가장 먼저 캐스팅 제의를 받았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어쨌든 제 작품이 아니니 하나도 아쉽지 않아요.”

장혁은 현재 하정우, 박희순과 함께 영화 ‘의뢰인’을 찍고 있다. 내년 5, 6월경 개봉하는 이 영화에서 그는 아내 살해 혐의를 받는 용의자 역할을 맡았다. 곧 촬영을 시작하는 SBS 드라마 ‘마이더스’에서는 기업 변호사로 나온다.

‘센 연기’ 전문인 장혁이지만 집에 가면 연년생 두 아들과 뒹굴고 기저귀도 갈아주는 ‘지극히 평범한 아빠’다. 가정이 있다는 사실이 연기에 도움이 되느냐고 물었더니 느릿하던 음성이 갑자기 경쾌한 스타카토로 바뀌었다.

“현.저.히! 연기는 알고 경험한 만큼 표현하는 것이거든요.”

그는 ‘추노’ 덕분에 올 연말 KBS 연기대상의 강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지만 지금은 ‘추노’의 흔적을 지우려 애쓰고 있다.

“계속 이 드라마 인기에 편승해 가면 안 되겠죠. 추노를 그저 출연했던 작품 중 하나로 생각하면서 다시 출발점, 초심으로 돌아오려 애쓰고 있습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 [O2 기사 풀버전 보기]“추노 최고 몸짱은 성동일, 왜냐하면…”
■ 어떻게 선정했나
인터넷투표-언론보도-전문가 평점 등 반영


동아일보 대중문화 전문 웹진 O₂가 ‘2010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를 선정한 결과 KBS2 ‘추노’의 장혁이 93.7점을 얻어 방송 3사를 망라한 ‘드라마계의 지존’에 올랐다. 2위는 88.3점을 얻은 SBS ‘대물’의 권상우, 3위는 SBS ‘시크릿 가든’의 현빈(87.9점)이 차지했다. SBS ‘자이언트’에서 열연한 정보석과 이범수는 5위와 6위에 올랐다.▶표 참조

1차 심사에는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동아닷컴 등 동아미디어그룹 소속 연예 담당 기자와 칼럼니스트 14명이 참가해 올해 지상파 방송 3사가 내보낸 드라마 65편(아침드라마 제외)의 출연자 가운데 11명을 선정했다. O₂는 이들을 대상으로 △전문가 평가(50%) △연기자가 불러일으킨 사회적 반향 평가(30%·기사 건수로 계산) △인터넷 투표(20%) 등 3개 항목으로 심사해 최종 순위를 매겼다. ‘2009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 1위의 영예는 MBC ‘선덕여왕’의 고현정이 차지했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 [O2 기사 풀버전 보기]‘2010 최고의 드라마 연기자’ 어떻게 선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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