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 기미독립선언서 비문 1762字중 100여字가 원문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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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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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類(인류)○○의 大義(대의)를 克明(극명)하며 此(차)로써….’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3·1독립선언기념탑에 새겨진 기미독립선언서의 앞부분이다. 원래 人類平等(평등)이지만 평등이란 한자가 알 수 없는 한자로 바뀌어 있다.

이 기념탑의 전체 한자 1762자 가운데 원문과 달리 뜻을 알기 힘든 글자, 점과 획이 빠지거나 불필요하게 들어간 글자 등 잘못된 글자가 100여 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한자 교사 출신 박동규 씨(73·전 영북고 교장)가 지난해 11월부터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박 씨는 “역사적 장소에 원문과 다른 글자가 새겨져 있으니 마땅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대표적 오류는 다른 한자로 쓰인 경우. 世界(세계)의 界와 民族的(민족적)의 族자는 다른 한자로 바뀌었다. 양(兩) 의(義) 복(服) 류(類) 등 20여 자는 점과 획이 사라졌고, 토(土) 명(明) 매(昧) 선(善) 등 10여 자는 획과 점이 추가됐다.

한편 공원의 관리 책임을 맡은 종로구청은 지난 30년 동안 이의를 제기한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기념탑은 1980년 건립됐고 글씨는 서예가 김응현(1927∼2007)이 쓴 것으로 기록돼 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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