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녀&여배우로 산다는 것 고현정 “연애는 YES! 재혼은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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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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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같은 자극 주고받은 전남편과는 동지 같았던 관계
내달 개봉 팩션 영화 ‘여배우들’ 신비 벗고 거침없이 나를 드러냈죠

고현정은 “마흔이 되면 ‘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마흔 다섯이 넘으면 산림욕 효과가 난다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렇게 고현정은 “꽃의 향기가 나는 배우”이고 싶은 마음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고현정은 “마흔이 되면 ‘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마흔 다섯이 넘으면 산림욕 효과가 난다면 좋겠다”고도 했다 그렇게 고현정은 “꽃의 향기가 나는 배우”이고 싶은 마음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결혼은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

누군가의 아픈 과거를 화제로 올리기란 쉽지 않은 일. 고현정은 “괜한 겸양은 집어치우자”고 했다.

‘이혼’이란 화제 앞에서 그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영화 ‘여배우들’(감독 이재용)에서도 마찬가지. 26일 ‘여배우들’의 12월10일 개봉을 앞두고 만난 고현정은, 현실과 허구를 절묘하게 섞은 형식의 이야기 속에 ‘실제 고현정’으로 출연해 자신의 지난날을 진지하고 또 때로는 거침없이 털어놓는다.

그녀의 속내는 이러했다. ‘어찌 이혼이란 이슈를 쏙 빼놓고 고현정이란 사람을 말할 수 있는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에 ‘고현정’을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이혼’이 따라붙듯이, 그녀는 “그게 그렇게 두려우면 (연예계를) 떠나야 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내친 김에 한동안 화제였던 ‘마트 대신 XX’이란 CF에 관해서도 물었다. 고현정이 모델로 등장한 이 인터넷 쇼핑몰 CF는 전 남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가장 큰 사업 성과로 꼽히는 모 대형 마트와 은근히 비교되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고현정은 크게 웃었다.

“진짜 그럴 의도는 아니었어요. ‘그게 또 그렇게 비유가 되나’ 싶고. 하하!”

그녀는 그 전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거침이 없었다. “살아오면서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엄마와 전 남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 남편과는 칼날같은 자극을 주고받으며 동지적인 관계로 살았다”며 웃었다.

누가 고현정을 ‘신비’로 포장한 말없는 여인이라 했던가. 그녀는 “외곽의 문제였을 것”이라는 말로 불과 얼마 전까지 존재했던 주변의 과보호(?)에 대해 인정하면서, 이젠 본연의 모습인 ‘당당하기 때문에 솔직함’을 드러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 의지의 표현이 ‘고현정답지 않았다’고 설명할 수 있는 MBC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이고, 영화 ‘여배우들’의 ‘고현정’이다.

“내년이면 마흔인데…, 너무 착한 캐릭터로만 일을 하려면 주변에 너무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더라고요.”

영화 속에서 고현정은 미지의 남자친구와 휴대전화로 밀어를 나누는 듯한 장면을 보여준다. 이는 실제의 일일까. 그녀는 이 장면이 허구임을 밝히면서도 “연애의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는 것이다. 항상 연애감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여자보다 남자가 훨씬 좋다”며 솔깃한 대답을 내놨다.

“하지만 결혼은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 누군가 나타나면 또 모르는 일이겠지만….”

이날 고현정에게선 좋은 향수 냄새가 났다. 그녀는 가방에서 향수를 꺼내 보이며 “냄새에 민감하다”고 했다.

짙고, 옅음이 있을 뿐 누구나 고유의 냄새를 갖고 있다. 고현정이 생각하는 ‘고현정의 향기’은 어떤 것일까. 그녀는 “꽃의 향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마흔이 되면서 ‘만개’하고 싶어요. 마흔 다섯이 넘으면 제게서 산림욕 효과가 난다면 좋겠어요. 매우 큰 욕심이지요.”

한편 고현정이 윤여정, 이미숙, 최지우 등과 함께 주연한 ‘여배우들’은 내년 2월 개막하는 제6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여배우들’은 이들과 함께 김옥빈, 김민희가 모두 실명으로 출연, 여배우로서 삶과 아픔, 기쁨과 눈물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영화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김종원기자 won@donga.com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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