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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실제 나? ´옥탑방´ 속 김래원"


입력 2009.01.20 09:11 수정         손연지 기자 (syj0125@dailian.co.kr)
KBS <꽃보다 남자> F4 리더 구준표 역으로 안방 인기를 한 몸에 얻게 된 신예 이민호. KBS <꽃보다 남자> F4 리더 구준표 역으로 안방 인기를 한 몸에 얻게 된 신예 이민호.

KBS 새 월화극 <꽃보다 남자>의 ´쑥쑥´ 오르는 시청률만큼이나 매 회마다 인기가 껑충 뛰어오르고 있는 신예 이민호.

요즘 ´그보다 행복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을 만큼 이민호에 대한 안방팬들의 호감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완벽한 조각 미남도 아니고 지극히 예쁘기 만한 꽃미남도 아닌 것이 오히려 인기 비결이 된 듯 보인다. 예쁜 반면 남자답고, 멋지지만 엉뚱하고 못난(?) 구석도 있는 2% 부족한 꽃미남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내고 있는 것. 특별함과 평범함의 매력을 동시에 발산해 어린 팬들 뿐 아닌 나이 지긋한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귀여움까지 독차지 하게 됐다.

´하룻밤 자고 나니 스타 됐다´는 이유로 이민호는 요즘 주위의 부러움을 더욱 더 사고 있는 상황이지만 알고 보면 그에게도 ´속 쓰린´ 무명의 시절이 분명 있었다. 예전의 어느 한 작품에서 얼굴을 내비친 그가 이민호였음을 바로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을 뿐이다. 본인에게는 섭섭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그것이 그가 스타로 떠오른 정당한 이유로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캐릭터의 소화능력을 이미 입증해 보인 결과기 때문이다.

영화 <울학교 ET>의 앞날 걱정을 할 줄 모르고 공부에는 관심조차 없는 고교생, <강철중: 공공의 적 1-1>에서 우울한 카리스마와 냉정함을 가진 고교생 또한 이민호가 만들어 낸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와는 또 다른 그의 모습이다.

"처음 연기할 때는 눈물 쏙 빠지게 혼난 적이 많았어요. 촬영 전 대본 리딩 때 이미 기 죽을 만큼 욕먹기가 일쑤였죠. 당시 감독님으로부터 ´넌 거짓 연기를 하고 있다´며 엄청난 꾸지람을 듣기도 했는데, 그 때를 계기로 많이 강해진 것 같아요. 당시 길러진 내성 덕에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어느 감독님의 웬만한 혼쭐에는 아마도 주눅 들일이 없을 것 같아요."

이민호가 연기자로 성장하기 위해 더욱 오기를 부리게 된 것은 감독님의 혼쭐이 있기도 했지만, 신인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촬영장의 찬밥 신세´를 경험하면서부터다.

“무시 받는 기분을 느낄 때마다 ´더 잘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고교생 연기를 주로 하는 것에 있어서는 학교를 벗어난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선지 특별히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단, 오디션을 3차까지 거치고도 ´나이가 너무 들어 보인다´는 이유로 초반 캐스팅 과정에서 거절당한 적이 있었죠.”

10대 연기자들에게 주로 주어지는 ´꽃미남 스타´란 칭호를 20대 들어 뒤늦게 꿰차게 된 이민호. 뒤늦게 찾아온 ´운´ 탓이 아닌 스스로 여유 있는 성장의 길을 택해 온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KBS <꽃보다 남자> F4 리더 구준표 역을 열연 중인 배우 이민호. KBS <꽃보다 남자> F4 리더 구준표 역을 열연 중인 배우 이민호.

이민호는 고3 시절 우연히 알게 된 지금의 소속사 대표를 통해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빠른 데뷔는 욕심내지 않았다. ´대학 입학´이 당시 목표였던 그는 일단 ´지금 꼭 해야될 것부터 하자´는 마음으로 연기 트레이닝과 입시 공부를 병행, 건국대학교 영화 예술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대학 입학 후 EBS <비밀의 교정>을 통해 데뷔의 꿈을 이루게 됐지만, 교통사고를 당해 일 년이나 연기 활동을 또 한 번 미룰 수밖에 없었다.

“<울학교 ET>에서 열연한 상훈 역이 어쩌면 저와 두루 닮은 점이 있어, 더 잘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어요. 학창 시절, 사실 공부를 그리 잘하는 편이 아니었고, 미래에 대한 확고한 계획을 세울 줄도 몰랐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대학을 가게 됐고, 이어 좋은 배우가 되고픈 목표도 생겼죠.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내가 정말 연기를 해도 될까’ 하는 진지한 고민을 한 번 더 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고요. 연기 덕에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나서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던 이민호가 연기를 하면서 뒤늦게 깨달은 또 하나가 있다면, ´타고난 끼´가 배우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민호는 현재 연기를 통해 스스로 ´끼´를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단다.

"조금씩 나아지는 저를 느낄 때마다 ´끼´는 타고나면 더 좋겠지만, 후천적으로도 충분히 키워낼 수 있다는 것을 세삼 깨닫게 돼요. 연기를 하면서 ´끼´ 뿐이 아닌 긍정적 사고와 오픈 마인드도 지니게 됐어요. 확실한 목표가 생기면서 잘 할 수 있고,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잊지 않고 늘 가슴에 품게 됐으니까요."

<꽃보다 남자>의 만화 원작 캐릭터와 실제 거의 비슷한 외모와 이미지를 가졌다는 이유로 구준표로 분해 더욱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는 이민호. ‘실제 자신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작품 속 캐릭터가 있었을까’ 하는 질문에 2003년 방영작 <옥탑방 고양이>에서 김래원이 맡은 캐릭터 이경민 역할을 꼽았다.

그의 말대로 실제 이민호는 <옥탑방 고양이>의 남자주인공과 비교해 유쾌한 기운 만큼은 빠지지 않는 듯 했다. 성숙한 이미지보다는 다소 철없어 보이는 개구쟁이 소년 같은 모습이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모든 사고가 낙천적이었다.

KBS <꽃보다 남자> F4 리더 구준표 역을 열연 중인 배우 이민호. KBS <꽃보다 남자> F4 리더 구준표 역을 열연 중인 배우 이민호.

‘말솜씨가 없어서 아직은 인터뷰가 좀 무서운 반면,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자신 있다’ 는 그의 말까지도 의외로 매우 설득력 있게 들렸다. 예쁘게 포장한 듯 멋스러운 말들이 아니고, 마치 갑작스런 인터뷰를 당하는 것처럼 이 얘기 저 얘기들을 두서없이 늘어놓기도 했지만, 머리 속에 있는 생각들을 전혀 거르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재치 발랄한 농담과 밝은 웃음을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겉모습은 분명 꽃미남 부류에 속해 있지만 속은 이웃집 남동생처럼 털털하고 소박한 모습인 이민호. ´30대가 되면 주위의 인정을 받는 배우이자 사람이고 싶다´ 는 그다운 목표를 가진 이민호가 꽃미남 스타가 아닌 안방의 훈남 스타로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호감을 끝없이 안겨주길 기대해본다. [데일리안 = 손연지 기자] syj012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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