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식탁 위 단골반찬 ‘오이’의 배신…1년 만에 31% 올라


입력 2023.05.13 07:00 수정 2023.05.13 07:00        데일리안=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식탁 물가 ‘비상’…불안한 채소 가격

농촌경제연구원, 오이·고추 등 도매가↑

일조시간·병해충 확산으로 출하량 감소

농식품부, 비출물량 풀고 공급 확대

12일 세종시 조치원 시장에서 손님들에게 판매할 오이가 좌판 위에 놓여져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12일 세종시 조치원 시장에서 손님들에게 판매할 오이가 좌판 위에 놓여져 있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식탁 위 단골 반찬인 오이와 고추 등 주요 채소값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겨울 한파와 일조 부족 등으로 강세를 보이던 채소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 농업관측 과채 5월호에 따르면 이달 취청오이 도매가격(상품·50개 기준)은 2만3000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1만8900원)보다 21.7%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취청오이 출하량은 1년 전보다 6% 감소할 것으로 봤다. 주요 출하지인 호남·충청지역에서 인력 부족으로 출하 면적을 작년보다 3% 줄였기 때문이다. 겨울철 생리장해 등에 따른 병(세균·노균·갈반병) 및 바이러스가 늘자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하락했다.


백다다기오이 도매가격은(상품·100개 기준) 3만1000원으로 1년 전인 2만7700원 대비 11.9%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출하 면적은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일조시간 부족으로 노균병 및 흰가루병이 발생했다. 출하 초기 선충 피해 등으로 생육이 부진해지자 출하량이 4% 감소했다.


청양계풋고추 10㎏ 기준 도매가격은 4만2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1년 전 가격은 4만854원으로 1500원 가까이 소폭 인상할 것으로 봤다. 이달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하락했다. 오이맛고추나 꽈리꼬추 등으로 품종을 전환해 재배면적이 감소한 탓이다.


애호박 가격(20개 기준)은 출하량이 전년보다 4% 줄면서 1만4000원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5월(1만2442원) 대비 12.5% 올랐다. 관측센터는 겨울철 기상 악화로 나무 수세가 약하고 바이러스·병해충 피해 확산으로 출하량이 준 것으로 관측했다.


일반토마토 5㎏ 기준 도매가 역시 1만원 내외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200원보다 소폭 인상한 수준이다. 이달 출하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한 이유는 대추·원형 방울토마토로 품종을 전화했고, 신규 진입 농가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프리카(빨강) 도매가격(5㎏)은 2만3000원에서 2만6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1년 전 파프리카 도매가격은 2만2300원이었다.


올 1분기까지 3만원대를 유지하던 파프리카는 지난달 2만4000원대까지 가격이 하락했지만, 다시 오름세를 보인다. 특히 지난 2월 3만9000원을 웃돌아 4만원대 진입 가능성을 보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반면 농·축·수산물은 1.0% 올랐다. 농산물이 1.1% 오른 가운데 채소류 가격이 원가 상승 영향으로 7.1% 상승했다.


등락 품목을 보면 양파(51.7%), 고춧가루(6.4%), 파(16.0%), 풋고추(14.4%) 등 상승 폭이 컸다.


특히 채소 등 재료비가 오르면 외식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물가 안정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달 외식물가와 가공식품은 1년 전보다 7.6%, 7.9% 각각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32)씨는 “최근 장을 보러 대형 마트에 가도 채솟값을 보면 여러 차례 고민하게 된다”며 “계산할 때 얼마 담지 않았는데 10만원은 훌쩍 넘어 지갑 열기가 무섭다”고 고개를 저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식품 소비자물가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무, 양파 등 일부 채소류 가격이 강세를 보인다.


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무 5800t, 배추 8200t 등 정부 비축물량을 도매시장에 방출한다. 또 대형마트 직공급과 할당관세 등을 통한 수입물량 공급 확대 등 대책을 추진한다.


아울러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확대, 의제매입세액 공제 한도 확대 등 세제 지원을 지속 추진한다. 식품업계와 소통을 강화하며 물가안정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편, 농업진흥청은 이달 초 제주와 남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 등 다가올 장마와 가뭄 등을 대비하기 위해 맥류와 마늘·양파 재배지에서 병해충 발생주의를 당부하고 대책을 제시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