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5년 희년을 공식 선포하며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두려움과 낙담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기쁘게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자”고 요청했다. 교황은 5월 9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聖門) 앞에서 주님 승천 대축일 저녁 기도회를 주례하면서 칙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Spes Non Confundit, Hope Dose Not Disappoint)를 통해 2025년 희년을 선포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는 가끔 지치고 상처받는 일상에서 희망이 필요하다”며 “우리 마음은 진실과 선과 아름다움을 갈망하고, 우리의 소망은 어떤 어두움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이 희년을 선포할 때 교황 양옆에는 추기경과 주교, 수도자, 외교사절 등 200여 명이 자리했다. 주님 승천 대축일에 앞서 마련된 이날 전례에서 교황은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우리 안과 밖 모든 것들이 희망을 갈망하고 하느님과의 친밀함을 추구하고 있다”며 2025년 희년의 주제가 희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칙서 「희망은 실망하지 않는다」에 따르면, 올해 12월 24일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이 열리며 희년이 시작돼 2026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까지 이어진다. 칙서에는 2025년 희년의 취지가 “신앙인들은 구원의 통로인 예수님과의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가져야 하고, 교회는 항상, 어디에서나, 우리 모두에게 예수님을 우리의 희망이라고 선포해야 한다”고 설명돼 있다. 교황은 희년을 선포하던 저녁 기도회 강론에서 “그리스도인의 희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근거를 두고 있다”면서 “다가올 희년 동안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희망을 기뻐하고, 숙고하고, 온 세상에 선포하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희년 축제를 준비하면서 보내고 있는 올해 기도의 해 기간에 너무나 많은 절망으로 가득 찬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그리스도에게 우리의 마음을 올려 드리자”며 “희망은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심각하게 상처받고 망가진 피조물들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모든 이들에게 희망이 필요하지만, 특히 “오직 ‘지금, 여기’의 일에만 신경 쓰는 사람들과 개인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근심과 두려움으로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희년을 선언한 칙서에는 2025년이 325년 5월에 시작된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이 된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교회일치에 힘쓰는 기간이 돼야 한다는 점도 언급돼 있다. 칙서에는 가톨릭교회와 가톨릭신자들이 희년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주로 다뤄져 있지만, 교황은 “희년 축제에 타 그리스도교 교회와 공동체들의 참여,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의 재조명을 원한다”고 밝혔다. 니케아공의회에서 채택된 신경은 모든 교회가 일치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같은 신앙을 고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톨릭신문사(사장 최성준 이냐시오 신부)가 제정하고 우리은행(은행장 이원덕)이 후원하는 ‘한국가톨릭문학상’ 제27회 시상식이 5월 9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렸다. 시상식에서는 김탁환 소설가가 「사랑과 혁명 1·2·3」(2023, 해냄)으로 본상을, 김재홍(요한 사도) 시인이 「돼지촌의 당당한 돼지가 되어」(2022, 여우난골)로 작품상을 받았다. 본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0만 원, 작품상에는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됐다. 「사랑과 혁명 1·2·3」은 1827년 곡성에서 일어난 천주교 박해 옥사인 정해박해를 다룬 소설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인간이 사랑 없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깊은 질문 앞에서 의미심장한 성찰과 모색의 시간을 갖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돼지촌의 당당한 돼지가 되어」는 현대 인간의 존재 가치를 추구하는 철학적 탐색의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고 심사위원들은 평가했다. 올해 한국가톨릭문학상 심사는 김산춘 신부(요한·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구중서(베네딕토) 문학평론가, 신달자(엘리사벳) 시인, 구자명(임마쿨라타) 소설가, 우찬제(프란치스코) 문학평론가가 맡았다. 김탁환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영성과 노동을 소중히 여기며 마을 소설가로 살아가려는 제게 한국가톨릭문학상은 큰 격려”라고 말했다. 김재홍 시인은 “하느님께서 저를 부려 한 알의 소금 알갱이가 되는 시를 주실 때까지 기도하고 기도하겠다”고 했다. 시상식에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전 광주대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가톨릭신문사 사장 최성준 신부, 우리은행 김범석 국내 영업부문장을 비롯한 교회 내외 인사들과 문화출판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오늘날과 같이 물질주의와 극도의 개인주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문학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소외, 세상과 인간에 대한 무관심을 극복하도록 돕는다”며 “글을 쓰는 분들, 특히 문학 하는 이들이 현대의 사라져가는 가치들 또 이뤄내야 하는 가치들을 지켜내는 분들이기에 보편적 가치와 변함없는 희망을 던져주는 오늘 수상작들의 문학적 성취에 경탄하며 축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최성준 신부는 인사말에서 “앞으로 가톨릭신문사는 우리은행과 함께 한국가톨릭문학상의 위상을 키우며 이 세상에 평화를 널리 전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히고 “한국가톨릭문학상이 더 큰 등불이 되어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후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국가톨릭문학상은 1998년 가톨리시즘을 바탕으로, 자신의 신앙과 삶의 가치를 문학 작품으로 구현한 문인들을 발굴하고 그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제정됐다. 우리은행은 이런 취지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기회’를 박탈당한 시대에 청년들은 가장 어려움을 겪는 세대로 손꼽힌다. 언론에서는 ‘N포세대’ 등 동정 어린 키워드로 청년들의 메마른 현실을 조명하고, 사회에서는 각종 지원 제도와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라 청년을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불쌍한 수혜자’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정착하고 말았다. 그 편견을 깨부수고자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 이하 청년문간)은 지난해 ‘무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13명의 서포터즈를 모집, 올해 4월 16일~25일 짐바브웨에서 청년들의 손으로 희망을 전했다. 자립은커녕 생계유지조차 어려워하는 지구촌 이웃에게 청년의 고유한 아름다움으로 희망을 안겨주고 돌아온 ‘무카나 서포터즈’의 현지 활동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기회를 선물할 기회 청년문간은 청년들이 짐바브웨 고퀘 지역 주민에게 ‘무카나’(짐바브웨 공용어인 쇼나어로 ‘기회’)를 선물할 기회를 주고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지속적으로 노동할 수 있는 기반 없이 하루 두 끼, 옥수수죽으로 배고픔만 달래며 주저앉은 주민들이 자립의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청년들은 현지에서 손수 미싱기, 태양광 패널, 각종 부자재를 구매해 봉제 시설(가칭 ‘희망 팩토리’) 설비를 지원했다. 또 현지 활동이 시작되기 전에는 사업비 마련을 위한 모금 및 크라우드펀딩도 청년들이 스스로 기획·실행했다. “그분들이 그냥 밥만 먹고 사는 것을 넘어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주고 싶었어요.” 청년들이 주민들에게 선물하려던 것은 피상적인 연민이 아니라 존엄한 인간의 삶이었다. 그들의 자립에 기여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것뿐이 아니라, 동료 인간으로서 함께 누렸으면 하는 소소한 가치들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한 청년 비영리봉사단체로부터는 선글라스 100여 개를 기부받아 주민들에게 나눠주었다. 자외선이 강한 아프리카에 꼭 필요한 물건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일생 가난에 내몰려 스스로 꾸며볼 기회조차 없었을 주민들의 사정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잘사는 나라 사람들의 전유물인 사치품이 아니라, 사람 누구나 자신을 보다 소중히 생각할 수 있는 선물로 마련했다. 또 평소 사진 찍기를 좋아하던 청년들은 주민 200여 명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서 선물하기도 했다. 그곳 주민들은 살면서 자기 모습을 사진으로 간직해 본 적이 없다는 말에 출국 전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챙겼다. ‘인생샷’(살면서 가장 잘 찍은 사진) 한 장씩 선사해 ‘아무리 힘든 삶이면 뭐 어때, 나는 이미 충분히 멋진 사람인걸’ 하는 긍지를 심어주려는 마음이었다. 듬뿍 담긴 진심과는 달리 어려움도 따랐다. ‘희망 팩토리’ 설비 지원을 위해 수도 하라레에서 물건을 사서 공장이 있는 고퀘까지 이동하려면 차로만 9시간가량 걸렸다. 길도 거의 비포장도로라 많이 흔들리고 험했다. 선글라스를 챙겨 출국할 때는 공항에서 예상 못 한 관세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하지만 기회 없이 놓인 이웃에게 기회를 선사하는 기쁨은 그 모든 힘겨움을 상쇄했다. 즉석에서 나온 폴라로이드 사진에 신기해하면서도 사진 속 자기 모습에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기뻐하던 주민들, 한순간 피어나는 꽃처럼 얼굴에 드리웠던 무기력함을 거둬버리는 웃음은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특히 살면서 처음 써보는 선글라스에 대해서도 주민들 호응은 예상외로 높았다.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곳곳에 있는 주민들 무리마다 적어도 2명씩은 선글라스를 낀 채 포즈를 취하며 웃고 있는 모습은 청년들에게 영화 속 명장면처럼 남았다. “저희도 소중한 기회를 선물 받은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희망을 안겨줄 기회 말이에요.” 청년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을 내면에도 크나큰 긍지가 차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얼마나 가졌고 성취했느냐와 상관없이, 또 도움의 크기가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나도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구나” 하는 기쁨을 체득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준 박재근(28·마티아)씨와 한은진(23)씨는 “우리가 가진 능력이 대단하지는 않더라도 누군가를 활짝 웃게 해줄 수 있다는 체험은 지금도 가슴 벅찬 기억으로 남았다”며 “나아가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 메아리쳐 돌아온 희망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마음도 잘 돌볼 여유가 없었고, 내면의 이야기에도 귀를 닫고 있었죠.” 갈피가 잡히지 않는 진로, 거듭되는 실패, 그에 따라 커져만 가는 불안…. 서포터즈도 여느 청년들처럼 자립 성장통을 겪고 있다. “배운 것이 명확하게 없는 것 같고, 지금까지 닦아 온 스펙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는 공통된 호소대로다. 간절히 원하는 정답은 야속하게도 단서조차 보이지 않고,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내 잘못이구나” 하는 자책의 늪으로만 깊이 빠져든다. “나는 도움받기만 하는 무력한 존재인가 봐” 하며 자신의 가치에조차 회의적이 되는 청년들에게 서포터즈 활동은 ‘나는 청년인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이미 아름답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영화인을 꿈꾸는 권나영(26)씨는 짐바브웨 백수와 한국 백수가 만났을 때 어떤 대화를 나눌지를 초점으로 현지에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했다. 권씨는 “과정이 행복하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연기 오디션 100회에 지원했을 때 한두 번 연락이 돌아오기도 힘든 현실에 떠밀렸던 권씨는 그간 결과에만 집착했다. 그런 그는 “짐바브웨 사람들을 피사체로 담고, 그들과 소통하는 과정 자체에서 치유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나의 작은 재능으로 누군가 좋은 경험을 하고, 행복해하고, 서로 섬기고 섬김받는 그 과정 자체가 소중한 선물이었다”는 깨달음이다. “쓸 수 있는 글이 ‘영찍영’(영화 찍는 영화)에 갇혀 있는 것 같아 늘 고민이었다”는 영화감독 지망생 오승현(24)씨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청년들 내면에 잠재된, 외연을 넓혀 나가는 사랑에 눈떴다”는 오씨는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자체를 궁금해해야 하는 영화감독의 미래로 한 걸음 나아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문수 신부(글라렛 선교 수도회)는 “청년들이 소유, 성취 등 조건과 상관없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과 능력을 표현하고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무카나 프로젝트의 뼈대”라고 전했다. 이어 “수혜의 대상처럼만 인식되는 청년 세대들이 사실은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스스로도 자립 성장통을 이겨나가는 멋진 잠재력이 있음에 모두가 감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뉴스

시대에 응답하는 사제 양성 방법은?

수원가톨릭대학교 40년의 사제 양성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이 시대에 맞는 사제양성은 어떻게 이뤄져야할지를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수원가톨릭대학교 부설 이성과신앙연구소(소장 전홍 요한 세례자 신부)는 5월 8일 수원가톨릭대 하상관에서 수원가톨릭대학교 개교 40주년을 기념해 ‘시대를 사는 사제, 시대에 응답하는 양성’을 주제로 제46회 학술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학술발표회에서 ‘수원가톨릭대학교 40년 사제 양성의 발자취’를 주제로 발표한 수원가톨릭대 교수 황치헌(요셉) 신부는 수원가톨릭대 개교 이전의 역사부터 초대 학장, 그리고 현 제12대 총장 재임에 이르기까지 시기별로 신학교의 사제 양성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조명했다. 이어 수원가톨릭대 교수 한민택(바오로) 신부가 ‘시노드적 양성을 위한 밑그림-신학생 양성을 중심으로’를, 대전교구 노은동본당 주임 김유정(유스티노) 신부가 ‘사제 양성자의 양성에 관하여’를 주제로 발표했다. 대전교구 가수원본당 주임 안동훈(안드레아) 신부와 수원가톨릭대 교수 김의태(베네딕토) 신부가 각각 논평했다. 한민택 신부는 시노달리타스와 신학생 양성에 관한 교회 문헌들을 분석하고, 특별히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에 제출된 한국교회 의견서를 살폈다. 그러면서 시노드적 양성과 관련해 검토해야 할 주제로 ‘계급문화와 전통’, ‘그릇된 엘리트주의’, ‘공동체적 식별’ 등을 제안했다. 김유정 신부는 사제 양성자에 관한 교회 문헌을 통해 사제 양성자의 역할을 조명했다. 또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의 ‘그리스도교 성소 인간학’ 연구와 여러 양성 모델들을 제시했다. 또한 이날 학술발표회 중에는 발표자만이 아니라 참석자 전원이 소그룹으로 토의하고 토의 내용을 공유하며 종합토론하는 시간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학술발표회에 참석한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우리를 부르신 분은 그리스도이고, 우리를 양성하시는 분도 그분으로, 양성을 받는 신학생과 양성을 하는 사제이기 전에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 학교의 동창생이고 동기”라면서 “오늘 학술발표회가 우리의 내적 스승이신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리스도께 나를 내어 드릴 수 있는 자리, 선교적인 교회, 함께 걸어가는 교회, 이 교회가 필요로 하는 사제 양성의 길을 함께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수원가톨릭대 총장 박찬호(필립보) 신부는 개회사에서 “사제 양성의 목적은 결국 그리스도와의 내밀한 친교를 통해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이라며 “이 고귀한 목적이 현시대에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오늘 학술대회를 통해 우리의 근본을 상기하고 한 걸음 도약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주교회의, ‘기도의 해’ 사목 자료집 전자책 발간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가 펴낸 2024년 ‘기도의 해’ 사목 자료집 「저희에게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한국어 번역본을 최근 전자책(ebook)으로 발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2025년 희년을 준비하며 기도의 해를 살아가기’를 부제로 한 사목 자료집은 86쪽 분량으로 기도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 2025년 희년을 위한 신자들의 기도 소개와 함께 장소와 대상에 따른 맞춤형 기도의 의미와 방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3장은 본당 공동체에서 봉헌할 수 있는 주님을 위한 24시간과 성체조배, 4장은 기도의 학교라고 할 수 있는 가정에서 봉헌할 수 있는 기도를 소개한다. 아울러 젊은이들의 기도와 수도원의 기도, 성지에서의 기도를 각각 자세히 안내한다. 사목 자료집 머리말에서 교황청 복음화부는 “2025년 희년을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자료집은 하느님과의 인격적 대화인 기도를 심화하기 위한 초대”라며 “기도를 통해 창조주와 계속되는 대화 안에 깊이 들어가 침묵의 기쁨, 자신을 내려놓는 평화, 성인들의 통공을 통한 전구의 힘을 발견하자”고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월 21일 하느님의 말씀 주일 삼종기도 중 올해를 ‘기도의 해’로 선포하고 “기도의 해의 목표는 기도가 갖고 있는 가치와 그 필요성을 재발견하는 것이며, 개인 생활에서의 기도, 교회 생활에서의 기도 그리고 세계를 위한 모든 기도를 추구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주교회의는 2025년 희년을 준비하며 교황청 복음화부에서 펴낸 2024년 기도의 해 시리즈(Appunti sulla Preghiera: 기도에 관한 노트) 총 여덟 권을 우리말로 번역해 올해 중 출판할 예정이다. 한편 주교회의는 5월 7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종합 보고서」(Synthesis Report)에 대한 한국 교구들의 의견을 종합해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정리한 ‘한국 교회 종합 의견서’를 5월 15일까지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 제출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5년 희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교황청 복음화부에서 펴낸 2024년 기도의 해 시리즈(Appunti sulla Preghiera: 기도에 관한 노트) 총 여덟 권을 우리말로 번역해 출판하기로 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총무에는 의정부교구 강주석(베드로) 신부를 재임명했다.

[한국교회 통계로 본 사목적 시사점(5·끝)] 주일학교와 신앙교육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4월 19일「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을 펴냈다. 202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집계된 통계는 한국교회 신자와 성직자·신학생 현황, 교회 내 성사 활동과 신앙 교육, 사회사업과 해외 파견 현황 등을 파악해 사목 정책 수립에 반영하기 위한 자료다. 통계 주요 지표와 함께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사목적 시사점을 제언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 보고서’(이하 분석 보고서) 내용을 종합, 소개한다. 전체 본당의 84.5%에서 주일학교 운영 초등부 학생 소폭 증가, 중등부는 전년 대비 감소 전국 1,789개 본당 가운데 84.5%인 1,511개 본당에 주일학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일학교가 있는 본당은 2019년까지 매년 87% 이상으로 나타났으나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운영되지 않는 주일학교가 늘어나면서 83.8%까지 낮아졌다. 2021년 비율이 소폭 늘었지만 2022년과 2023년 84%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일 학교 대상자 가운데 등록한 초등부 학생 비율은 2022년 대비 0.6%p가 증가한 49.9%로 나타났다. 초등부 등록 비율은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46.8%(전년 대비 -11.7%p)로 떨어진 후 2021년 41.5%(전년 대비 –5.3%p)까지 떨어졌으나 2022년 49.3%(전년 대비 +7.8%)로 올랐으며, 이어 올해 소폭 증가를 나타냈다. 중등부 학생 비율은 2022년 대비 1.0%p 감소한 27.6%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는 26.7%(전년 대비 –6.2%p)로 떨어진 후 2021년 24.4%(전년 대비 –2.3%p)까지 떨어졌으나 2022년 28.6%(전년 대비 4.2%p)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2023년에는 다시 전년 대비 감소하였다. 2023년 고등부 학생 비율은 2022년 대비 1.0%p 감소한 14.9%로 나타났다. 고등부 주일 학교 등록 학생 비율은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중단되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 코로나19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주일학교는 운영 자체도 중요하지만 과연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교구와 본당 차원의 자체 점검과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앙 교육, 꾸르실료·성령 쇄신 운동 등 증가 코로나19 이전보다는 여전히 크게 미진 한편 2023년 신앙 교육 이수자 수는 2022년과 비교하여 부문별로 증가 또는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이수자 수가 전년보다 증가한 신앙 교육은 꾸르실료(증가율 26.6%), 성령 쇄신 운동(79.2%), 혼인 강좌(5.4%), M.E.(36.0%)이고, 전년보다 감소한 신앙 교육은 성서 사도직(-7.4%), 신앙 강좌(-38.5%), 피정(-21.7%)이다. 성인 신자들의 신앙 교육 역시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회복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꾸르실료 이수자 수는 2019년의 81.8% 수준으로 나타났고, 성령 쇄신 운동은 2019년의 53.5%, 성서 사도직은 38.5%, 신앙 강좌는 69.9%, 피정은 54.6%, 혼인 강좌는 65.2%, M.E.는 65.3%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도 크게 미진한 상황이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현재 한국교회는 자신의 근본 사명으로서 복음화 사명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는지, 또는 복음화 사명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내적 자원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라며 “통계가 보여주는 작은 단초를 통해 교회의 복음화 여정이 놓여 있는 현실을 돌아보고, 새로운 실천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착취 등 인권 유린 행위는 ‘인신매매’입니다”

“인신매매는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는데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다는 게 놀랍네요.”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JPIC분과 ‘탈리타쿰 코리아’ 위원회(위원장 배미애 마리진 수녀)가 5월 9일 오전 10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앞에서 펼친 ‘반 인신매매 캠페인’을 접한 시민들은 한국사회 인신매매 현실에 대한 심각성을 체감했다. 위원회 위원과 봉사자 50여 명은 ‘인신매매 이제는 끝내야 할 때’, ‘인간은 결코 매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인신매매는 현대판 노예’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에 섰다. 특히 올해 캠페인은 환경오염이 인신매매 확산과 연결되는 것을 우려해 종이 광고지를 나누지 않고, 참가자 개인 피켓으로 인신매매의 심각성을 알렸다. 청소년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제작하거나, 성매매를 강요받는 이주노동자, 브로커를 통해 금전적 대가를 받은 국제결혼 등 우리 사회에 인신매매가 만연하고 있음을 캠페인을 통해 알게 된 시민들은 정서적 억압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박유진(17)씨는 “인신매매가 우리 주변에서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자료들을 보니 여러 방식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범죄라는 것을 알게 돼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미애 수녀는 “인신매매는 후진국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국내에서도 여성을 상품화하고 여성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가 만연해 있다”며 “탈리타쿰은 인신매매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그 본질 안에는 사람은 사고팔 수 없고 사람의 인권과 생명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정신을 담아 활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탈리타쿰은 인신매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여자수도회 총원장 국제연합회가 만든 국제네트워크다. 국내 여자수도회는 2014년 2월 활동을 시작해 인신매매 인식개선 캠페인과 교육은 물론이고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기소를 돕고 있다.

종합

“자작시 쓰고 교우들과 나누며 깊은 위로 받았어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지난 5월 3일 오전 서울 삼각지성당(주임 박홍철 다니엘 신부)내 ‘마리아의 정원’ 방에서는 윤동주의 ‘서시’를 비롯한 시어(詩語)들의 낭송 소리가 흘러나왔다. 지난 4월 26일부터 진행되는 ‘예수님과 함께하는 낭송 수업’이었다. 10여 명의 참가자들은 남궁경숙(안나) 시인의 지도로 함께 명시를 소리 내 읽어보는 한편 각자 써 온 자작시를 발표했다. 대부분은 처음 시를 써보고 발표하는 자리였음에도 ‘기억’과 ‘머무름’, ‘12월’ 등 저마다의 일상과 삶의 편린이 스며든 아름다운 시들을 나눴다. 병상에 있었던 아픔과 가족을 사랑하는 이야기가 녹아든 시에 때로 읽는 이들도 이를 듣는 참가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4회차 프로그램으로 준비된 수업은 1~2회 동안 시인을 초대해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직접 쓰고 발표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3회에서는 집중적으로 시를 더 써보는 과정이 준비됐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라는 글을 듣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도 가졌다. 비록 길지 않았지만, 이 과정은 참가자들이 ‘표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5월 24일 마무리될 수업은 박홍철 신부 강의와 한 명씩 지은 시를 낭독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이번 수업은 하느님과 신앙, 기도의 마음을 좀 더 다양하게 표현하는 시간으로 공감을 얻고 있다. 시를 써보는 동안 언어와 글, 삶에서도 시선이 달라졌다는 평이다. 참석자들은 시를 쓰며, 또 다른 이들의 시 낭송을 들으며 치유를 받고 시를 가깝게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전문적으로 시를 써보고 싶은 용기를 얻었다”고도 밝혔다. “성당에서 그저 가볍게 목 인사만 하고 스쳐 간 관계였는데, 같이 수업을 들으며 시를 통해 그들 삶에서 배어 나오는 솔직함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시를 읽고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위로와 평온을 얻었습니다." 다음 수업을 기다리며 회원들의 어떤 시를 만날지 일주일 동안 기다려지는 즐거움을 느꼈다는 백진숙(데레사)씨는 “매주 화요일 평일 미사 강론 중 주임 신부님께서 복음과 연관된 시들을 읽어 주시는데, 그런 시간이 스며들어 더욱 시가 가깝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또 “낭송 수업을 통해 일상에서 끌어내지 못한, 내면에 예수님 사랑이 깃들어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계심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업에 함께하며 자작시를 나누기도 한 박홍철 신부는 “시를 포함한 문학적인 도구들, 또 노래 몸짓 등으로 기도나 하느님께 나아가는 방법을 확장하고 시도해 보는 그런 장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교구 시흥지구 합동 유아세례

수원교구 시흥지구(지구장 최경남 베네딕토 신부)가 지구 합동 유아세례로 지구 내 어린 아이와 그 가정을 위한 큰 잔치를 마련했다. 시흥지구는 5월 11일 시화성바오로성당에서 지구 내 8개 본당 20명의 어린이를 위한 지구 유아세례를 거행했다. 시흥지구 가정사목(담당 강은식 에우세비오 신부)은 저출산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유아와 그 가정들이 유아세례를 더욱 성대하게 거행할 수 있도록 돕고, 유아세례와 가정에서 이뤄지는 신앙 전수의 의미를 느끼게 할 수 있도록 이번 합동 유아세례식을 마련했다. 최경남 신부 주례로 열린 이날 합동 유아세례식에는 군자·능곡·목감·배곧·시화성바오로·시화성베드로·연성·장곡본당 유아세례 대상 어린이 20명과 가족 및 대부모 100여 명이 함께했다. 지구는 이날 유아세례식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유아세례를 더욱 풍요롭게 했다. 세례예식 전에는 부모교육을 마련, 유아세례의 의미와 자녀에게 신앙을 물려주는 가정의 중요성에 관해 전하는 시간을 보냈다. 예식 후에는 축하연을 마련해 각 가정들이 유아세례의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시흥지구는 각 유아세례자의 이니셜이 새겨진 십자가를 선물하고, 각 가정이 이날을 기념할 수 있도록 포토존을 설치하기도 했다. 지구 유아세례를 준비한 강은식 신부는 “유아세례가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큰 축복인지 느낄 수 있도록 이번 지구 유아세례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강 신부는 “아이들에게도 관심이 있지만, 또 교회에서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세대 신자분들께도 더 관심을 보이고자 했다”며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세대들이 신앙의 불을 다시 키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세례식을 주례한 최경남 신부는 “지구 유아세례는 아기들의 세례를 더 크게 축하해 주려고 마련한 것”며 “우리 사랑하는 아기들을 하느님께서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지켜주시도록 우리 신부님들이 기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