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럽다고 먹었다가 마비·쇼크까지?…가을철 ‘강력 독버섯 5’

권나연 2023. 9. 2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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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면 독버섯은 잘못된 상식
‘독버섯 바로알기’ 앱으로 정보 확인

‘많이 먹은 이는 엎어져 기절해버렸고, 조금 먹은 이는 미쳐서 소리를 지르고, 혹은 노래하면서 춤을 추었으며, 혹은 슬피 울고, 혹은 노하여 서로 때리기도 했다. 국물을 마셨거나 냄새를 맡은 이는 어질어질했을 뿐이다.’

조선중기 학자 성현(成俔)이 민간 풍속‧역사‧문학 등 문화전반을 기록한 <용재총화> 2권에 수록된 ‘버섯중독’에 대한 이야기다.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오인한 사고는 오늘날에도 종종 발생한다. 서로 생김새가 비슷한 버섯이 많아 일반인이 구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버섯의 종류가 많은 것도 사고의 주된 원인이다. 국가표준버섯목록에 등록된 2170종 가운데 독버섯은 245건, 식용여부가 판명되지 않은 것도 1425건에 달한다. 때문에 성묘나 등산 시 버섯을 발견하고 무심코 채취하거나 먹어서는 위험하다. 가을철 산에서 볼 수 있는 강한 독성을 가진 버섯 5가지를 소개한다. 

노란다발버섯.

◆노란다발버섯=흔하게 볼 수 있어 버섯중독 사고가 많이 나는 버섯 가운데 하나다. 버섯 줄기 위에 우산 모양으로 덮인 부분인 균모((菌帽)는 처음에는 둥근 산모양인 ‘반구형’이다가 자라면 평평하게 퍼진다. 다만 중앙은 약간 튀어나온 형태다. 봄부터 늦가을까지 활엽수의 썩은 그루터기에서 자란다. 담황색 혹은 선황색을 띄는데 중앙은 주황빛이 도는 갈색이다. 가장자리는 피막의 허물이 거미집 모양같이 있다가 사라진다. 무스카린·나에마톨린 등의 독성분이 있어 강한 쓴맛이 난다. 섭취하면 복통‧구토‧오한‧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심한 경우 마비나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화경버섯.

◆화경버섯=균모 지름은 10~25㎝로, 처음엔 주황빛이 도는 황색 또는 갈색을 띈다. 나중에는 암갈색이 되며 기름을 발라놓은 듯 광택이 있다.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서는 갓 뒷면의 주름살이나 균사체에서 청백색의 희미한 빛을 발산해 ‘달버섯’이라는 별칭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하는 느타리버섯과 비슷해 중독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느타리버섯과 달리 표면에 점액이 있고, 나무에 붙은 줄기부분인 ‘기부’ 안에 검은 반점이 있다. 봄에서 가을까지 서나무‧너도밤나무류의 죽은 나무에서 자란다.

밤색갓버섯.

◆밤색갓버섯=균모의 지름이 1.5~4cm로 작은 버섯이다. 균모는 황갈색이며 가운데 부분이 더 진하다. 자루도 균모와 같은 색이다. 주름살은 흰색에서 갈색으로 변한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숲속의 흙이나 낙엽이 쌓인 곳에서 자란다.

흰알광대버섯.

◆흰알광대버섯=균모 지름이 3~9㎝로 반구형에서 차차 편평하게 변한다. 중앙부는 조금 오목하다. 표면은 습기가 있을 때 끈적하고 마르면 매끄럽다. 색은 순백색이고 중앙부는 연한 황색이다. 살은 흰색인데 고약한 냄새가 난다. 높이가 6~8㎝의 자루는 속이 차 있다가 나중에 빈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볼 수 있는 맹독버섯이다.

붉은사슴뿔버섯.

◆붉은사슴뿔버섯=여름에서 가을까지 숲속 썩은 나무 그루터기나 이끼가 많은 곳에 자란다.  곰팡이독소 가운데 하나인 ‘트리코테신’을 함유해 맹독버섯으로 분류된다. 버섯은 곤봉이나 뿔 모양의 단일 개체로 나기도 하지만, 흔히 여러 개의 가지로 ‘사슴뿔’ 모양을 한다. 앞쪽 끝부분은 둥글거나 뭉툭한 모양이다. 선명한 황적색을 띄는데 점점 탁하게 변한다. 또 성숙한 버섯 중에는 포자가 방출돼 백색으로 오염된 경우도 있다. 특히 말린 상태에서는 영지버섯과 모양과 색깔이 비슷해 주의를 요한다.

◆독버섯과 관련된 속설, 사실일까=보통 독버섯은 ‘화려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흰알광대버섯만 하더라도 하얀색에 수수한 모습이다. 들기름에 볶으면 독성이 사라진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세로로 잘 찢어지고 벌레가 먹은 것은 ‘식용버섯’이라는 속설도 사실이 아니다.

조덕현 박사는 “곤충이나 벌레는 독버섯을 먹고도 멀쩡한 경우가 있다. 때문에 ‘벌레가 먹었으니까 사람도 먹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 큰일 난다”며 “전문가들도 버섯의 종류를 정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서는 현미경 등 장비를 가지고 연구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국립수목원은 ‘독버섯 바로알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독버섯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도움말·사진제공=조덕현 자연환경보존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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