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안재욱 "악역 연기하니 평상시 더 조심하게 되더라"

황소영 2021. 5. 2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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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욱

배우 안재욱(49)의 연기 스펙트럼이 한층 더 넓어졌다. 올해로 데뷔 27년째를 맞은 그가 연기 변신을 시도한 것. 정의로운 역할로 안방극장에 의협심을 불태웠던 안재욱은 지난 19일 종영된 tvN 수목극 '마우스'에서 사이코패스 중 상위 1%로 불리는 가장 악랄한 프레데터 한서준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람을 살해하고 머리를 베는 연쇄살인범이라 '헤드헌터'로 불린 그는 부드러운 얼굴로 미소를 짓고 있지만 내면에 죄책감 하나 없는 차가운 얼굴로 반전 소름을 선사했다. 첫 드라마 악역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종영 소감은.

"우리 대본이 대사 위주의 신보다 상황별 신이 많아서 로케이션 촬영이 많았다. 더구나 난 접견실에 있기만 하면 알아서들 찾아와서.(웃음) (이)승기랑 (이)희준이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고생 많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이 작품에 끌렸던 이유가 있나.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땐 특별출연 식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1회 대본을 딱 보니 1회만 나와도 하고 싶은 역할이었다. 분량이나 비중보다 1회에 등장한 한서준이 너무 매력적이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주인공에 상반되는 과한 설정이 필요한 작품도 있지만 '마우스' 한서준은 평범하게 그려놓은 일상 속 생활하는 사람으로 그려놓은 상태에서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이 알려져야 더 큰 충격이 있지 않나. 이 포인트를 잘 표현하면 시청자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길 수 있겠다 싶었다. 승기와 희준이가 타이틀롤로 전반적인 극을 끌고 가지만 한서준이 시작을 여는 중요한 키를 가진 인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 쓰며 연기했나.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다 보니 내가 하고 있는 게 과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연기 패턴 자체도 익숙한 흐름이 아니다 보니 하고 나서 모니터도 열심히 했다. 감독과 작가의 요구 자체가 나와 일맥상통하는 게 있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연기했다. 현장에서 최준배 감독과 많이 상의했다. 최준배 연출 눈에 OK가 되면 OK신인 것이니 현장에서 이 부분에 더욱 신경을 쓰며 체크를 많이 했다. 최준배 감독의 연출 로드를 따랐다. 감독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 작품 끝나고 나서 작가와 감독에게 한서준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수 있게 기회를 줘 너무 고맙다고 인사했다."

-'양들의 침묵이 생각난다'는 댓글 반응도 많았다.

"아무래도 안방극장에서 처음 시도하는 악역이다 보니 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런데 의외의 반응이더라. 헤드헌터라는 악역임에도 충격적으로 다가왔다는 이런 점이 부각됐지 질타의 대상은 아니었다. 1회 때 반전이었다는 반응이 커서 걱정을 내려놨다."

-주변 지인들 반응은 어땠나.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착한 역할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멋있게 나올수록 거부감을 느끼는데 이번 작품은 너무 재밌다고 했다."

-팬들의 반응은 어땠나.

"그간 부드러운 역할이나 의협심 강한 역할을 많이 보여줘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자연스럽게 이번 역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지, 심한 충격을 받지 않을지 걱정했는데 팬들이 좋아하더라. TV에서만 처음이지 뮤지컬이나 연극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를 했었다. 나의 성향을 아니 응원을 많이 해줬다."

안재욱

-악역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악역을 하니 사람이 착해지더라. 지금까지 개성 강한 악역을 한 몇몇 대표적인 배우들을 보면 실제로 숫기가 없고 말수가 적다. 왜 그런지 알겠더라. 멋있고 의협심이 강한 역할을 하면 평상시엔 그저 젠틀하게 하면 되는데 반대로 악역을 많이 하면 평상시에 그런 행동을 조금이라도 할 경우 무섭고 못됐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평상시 행동을 더 조심하게 되더라."

-뇌와 뇌를 바꾼 사이코패스 실험 자체가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페이스 오프를 하는 영화는 있었지만 인간의 뇌와 뇌를 바꿔서 하는 건 없지 않았나. 작가의 상상력이 깃든 픽션이니까 일단 재밌는 소재를 제공해준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어려운 얘긴데 가상이니까 가상을 현실화하는 작업을 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간격을 빨리 없애야 했다. 그걸 주도하는 입장이니까 헷갈리고 어려워하면 다른 사람들이 더 힘들지 않겠나. 대본을 보면서 놀랐지만 태연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한서준이라는 인물은 스스로 살인마라는 걸 인지하고 있을까.

"한서준의 역할을 했던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은 없다. 한서준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지만 한서준 자체는 자기가 살인마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인류의 공헌을 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누군가 희생이 따라야 전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영웅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시청자 입장에서 한서준을 바라본다면.

"존재 자체가 무섭다. 진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이코패스인 아이를 낙태하는 게 맞을까. 그대로 낳아야 하는 게 맞을까. 일상적인 자리에서 답을 해도 답이 없더라."

〉〉인터뷰②에 이어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제이블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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