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용의자>에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 역의 배우 공유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용의자>에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 역의 배우 공유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달콤한 공유(34)였던 적이 있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 영화 <김종욱 찾기> 등의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서 그는 여성 관객들에게 달콤한 카라멜 마끼아또와 같은 그런 배우였다.

그런 그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도가니>. 군대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읽고 직접 자신의 소속사에 영화화를 제안하면서 그렇게 그는 자신이 배우로서 어떤 역할을 이 시대에 의미 있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며 자기 자리를 찾아 나갔다. 

극 중에서의 이미지가 배우를 떠올릴 때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 동안 공유를 통해서 '어마어마하게 독하다'거나 '살벌하게 연기한다'는 등의 느낌을 받지는 못 했다. 보통 이런 수식어는 거친 액션이나 스릴러물에 출연한 남자배우들을 통해서 받는 느낌이기 때문.

그런데 공유가 이를 악물고 연기를 했다.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한 영화 <용의자>에서 말이다. 사실 공유의 액션연기에 대한 이전 데이터가 없었던 터라 충무로 관계자들이나, 관객들도 그에 대한 기대감이 크진 않았다. 공유는 그 안에서 이를 악물고 연기했다.

"어깨 탈골신을 찍을 때는 정말 사지에 온 힘을 다 줘서 아프긴 했어요. 이를 악물고 찍었죠. 감독님의 커트 소리와 함께 의식이 다시 돌아왔는데 실제로 목이 많이 조여져서 진이 엄청 빠졌어요. 용을 빼면서 찍었던 것 같아요."

순전히 촬영기간만 9개월. 후반작업도 꽤나 길어졌다. 공유는 영화 <용의자>에 근 1년여의 시간을 할애했다. 공유는 "주변 지인들이 '용의자'를 찍고 있다고 하면 아직도 찍고 있냐고 '언제 끝나냐'고 놀라기도 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영화 <용의자>에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 역의 배우 공유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가니>에서 좋은 훈련과 연습을 했던 것 같아요. <도가니>에서 대사도 많이 없고 눈으로 표현해야 하는 게 많았어요. 배우로서 처음 접하는 영역이었고 도전이었죠. 그리고 나서 영화 <용의자>의 지동철. 뭔가 퍼즐이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 이정민


"대사 없이 관객과 만나는 장면이 두려웠다"

공유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만만치 않은 작품임을 감지했다. 시나리오에는 온 몸이 부서져라 맨손 액션은 물론, 가파른 절벽을 타야했고, 한강으로 다이빙을 주저 없이 해야 했다. 수십 대의 차가 쫓고 쫓기는 카체이싱 장면도 담겨 있었다.

"제가 이 작품을 한 차례 거절했었는데, 감독님이 다시 또 함께 하자고 하셨어요. 제가 뭐라고 재차 제안해주신 거죠. 감독님을 만나서 이 영화를 하기로 했는데, 한 마디로 이 영화는 '개고생하는 영화'에요. 몸을 내던져야 하는 영화라서 출연을 결심할 때 나름 단단히 각오를  했습니다."

영화는 <세븐 데이즈> <구타유발자들>의 원신연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원신연 감독은 영화 <도가니>에서 보여준 공유의 연기를 보고 <용의자> 속 지동철에 적임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가니>에서 좋은 훈련과 연습을 했던 것 같아요. <도가니>에서 대사도 많이 없고 눈으로 표현해야 하는 게 많았어요. 배우로서 처음 접하는 영역이었고 도전이었죠. 그리고 나서 영화 <용의자>의 지동철을 만났는데 뭔가 퍼즐이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지동철이라는 인물도 대사로 드러내는 게 없다 보니까 눈빛에서 보여야 하는 게 많거든요. <도가니>를 보고 믿어주신 것 같아요."

영화 <도가니>에서도 엔딩 부분에 공유가 카메라를 응시하면서 스크린 너머의 관객들에게 시선을 던지는 장면이 있다. <용의자>에서도 공유는 자신의 딸을 끊임없이 찾아다니는 여정에서 만난 한 아이에게 애틋하게 물기를 머금은 눈빛을 던지는 장면도 훌륭하게 해냈다.

"그렇게 대사 없이 관객을 마주하는 순간이 두려워요. 미친 듯이 끝까지 달려갔는데, 마지막에 공든 탑이 무너질까봐요. 마지막에 딸을 본 순간의 감정의 폭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거든요. 감독님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을 했고 저 역시도 잘 해내고 싶었습니다. 처절하고 기구한 여정의 끝에 서서 그 아이를 본 순간 본능적으로 딸임을 직감해야 했죠. 저와 아이가 교감하는 그 순간에 관객들도 함께 교감을 해야 하는 거거든요. 기존의 액션 장르와는 다른 한 축이었던 것 같아요."

공유는 조국에게 버림받고 가족까지 잃은 채 남한으로 망명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 역할을 맡았다. 아내와 딸을 살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 탈북을 감행한 인물이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딸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으며 아이를 찾아 헤매는 모습은 부성애를 넘어 조국에 대한 분노까지 느껴지게 한다.

"동철이라는 인물의 기구한 삶에 대해 연민이 많았어요. 그 인물을 표현해야 하고자 하는 욕심과 오기도 있었죠. 또, 관객분들도 동철이가 갖고 있는 처절한 마음을 함께 공유하기를 바랐어요. 이 악물고 한 부분들이 지동철로 구현이 된 것 같아요. 대사가 없고 몸과 눈으로 말을 하는 인물이라서 부담도 있었지만 그 만큼 잘 해내기를 바랐어요."

 영화 <용의자>에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 역의 배우 공유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렇게 대사 없이 관객을 마주하는 순간이 두려워요. 미친 듯이 끝까지 달려갔는데, 마지막에 공든 탑이 무너질까봐." ⓒ 이정민


<용의자>가 공유를 위한 작품? "모두의 노력 담긴 결과"

"제가 나오는 촬영 회차가 90회 차가 넘어요. 어떤 영화보다 일반 관객들이 보기엔 원톱의 느낌이 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영화의 보이는 곳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까지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고가 담긴 영화에요. 늘 뒤에서 위로를 많이 받았고, 의지가 됐어요. 극 중에서 얽혀 있지 않은 캐릭터들조차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응원을 해주셨습니다. 저만의 영화라고 하기는 너무 부끄럽고요. 우리 모두가 만들어낸 하나의 작품입니다."

각종 고난이도의 액션신을 중 공유는 물론이고 관객이 보기에도 아찔한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대교 위에서 한강으로 주저없이 뛰어 내리는 장면이었다. 공유는 이 장면을 기억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강에서 12번을 뛰었어요. 도약을 하는 순간, 물에 빠지는 순간도  대역을 쓰지 않았습니다. 떨어질 때 배경은 컴퓨터 그래픽을 입힌 것이고요. 처음에는 엄두가 안 났어요. 시나리오 상 지문에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뛰어내리는 지동철의 얼굴'이라고 돼 있었어요. 지금도 까먹지 않고 있는 지문이었죠.

두렵긴 했지만 계속 뛰다보니까 겁이 없어지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 사람이란 참 무서운 존재같아요. 스태프들이 와이어 줄로 묶고 내렸다가 점프했다가를 반복했어요. 교각에 부딪치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그 거리를 잘 조절해서 줄을 내려야했죠. 지금 생각해도 아찔합니다."

 영화 <용의자>에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 역의 배우 공유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용의자>에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 역의 배우 공유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용의자>로 정든 배우들, "서로에 대한 애정 느꼈다"

영화 <용의자>를 하면서 공유는 마음이 맞는 절친한 형님 한명을 얻었다. 바로 9살 연상의 선배 박희순이다.

"조성하 선배님도 그렇고, 박희선 선배님, 유다인씨, 김성균씨 등 모든 배우들의 인성이 훌륭했습니다. 특히 촬영장에서 많이 접했던 박희순 선배는 나이 차이도 느낄 법 한데 후배들이랑 격의 없이 친구처럼 지내는 것을 좋아하셔서 정이 많이 들었어요. 사는 동네도 비슷하고요.

그 동안 여배우들이랑 함께 하는 영화 위주여서 그 동안 느껴보지 못한 것을 느꼈어요. 아무래도 더 편하더라고요. 소소한 농담도 많이 하면서 재미있게 촬영했습니다. 또 희순이 형님은 본인 촬영이 없어도 촬영장에 많이 오셔서 모니터링도 해주곤 했어요. 영화에 대한 애정이 깊으셔서 그랬겠지만 옆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듬직했습니다."

공유는 인터뷰를 하는 중에 박희순의 성대모사를 하기도 했다. 박희순은 종종 촬영장에서 특유의 사람 좋은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술찌끄려야지"라고 애교 섞인 말투로 후배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고.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현재 극장가는 전도연, 고수의 <집으로 가는 길>, 송강호의 <변호인>이 상영 중이다. 빅마켓에서 <용의자> 역시 이들과 대결을 벌이게 됐다.

"대목에 영화를 처음 걸어 봐요. 이렇게 예산이 많이 들어간 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처음이고요. 큰 규모의 영화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손해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커요. 관객분들이 <용의자>라는 영화에서 저보다는 스태프들의 노고를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목숨을 건, 원시적인 새로운 커트도 발견해주시고요. 분명히 자부할 수 있는 것은 저도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았지만, 72억의 순제작비로 이런 비주얼을 구현하는 것은 정말 엄청난 성과인 것 같아요. 작은 장면 하나하나 놓치지 마시고 유심히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영화 <용의자>에서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 역의 배우 공유가 16일 오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깨 탈골신을 찍을 때는 정말 사지에 온 힘을 다 줘서 아프긴 했어요. 이를 악물고 찍었죠." ⓒ 이정민



공유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라...그의 평소 가치관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전하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며, 번외질문을 던졌다. 공유가 생각하는 본인의 매력과 평소의 음식, 술 기호에 대한 것이었다. 

"직업상 안고 가야할 숙제이지만 심플한 걸 좋아하고 덕지덕지 치장하고 포장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옷 입는 스타일도 그렇고 일하는 스타일도 그렇고 점점 더 그런 식으로 전체적으로 맞춰져가는 느낌이 있어요. 어린 친구들이 받아들기 쉽지 않을 텐데 제 생각에는 여자든 남자든 자기가 가진 것에 대해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하는 거 같아요. 욕심에 대한 끝이 없는 게 사람이잖아요.

상대방한테 뭔가 더 잘 보이려고 하면 척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정작 자기가 갖고 있는 장점이 뭔지 모르거든요. 몰라도 아는 척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 같아서 허세라도 있어야 하는 것 같은데 결국 순수함을 이길 수 없는 것 같아요. 본인이 갖고 있는 본질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고 그 프라이드를 더 키우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짜장면 VS 짬뽕 (중국집에 갔을 때, 메뉴판을 보면서 늘 고민하는 부분이죠?)

"이런 질문 처음 받아 봐요. 저는 짜장면이요!(웃음). '짬짜면'을 시킨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건 너무 타협하는 것 같아서 별로. 짜장면 한 그릇이 주는 양념과 기쁨이 좋아요. 반으로 가른 것은 느낌이 안 나죠. 평상시에는 무조건 짜장면, 비오는 날에는 예외적으로 짬뽕!"

와인 VS 막걸리 VS 맥주 VS 소맥 (공유가 좋아하는 술은?)

"소맥! 지금의 제 정서는 소맥이에요. 가장 많이 찾는 술이죠. 예전에 한참 와인을 먹었어요. 간단히 즐길 수 있고 그다지 부담스럽지도 않고 혼자 먹어도 덜 처량해 보여서 좋았죠. 또, 술에 의지하는 게 아니야 포도주 한잔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리화하면서 마셨는데 요즘에는 당당 소맥. 하하하. 근데 맥주를 많이 타지 않아요. 맥주 많이 타면 배부르거든요."



공유 용의자 박희순 조성하 유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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