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장혜성 역을 맡은 이보영.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장혜성 역을 맡은 이보영.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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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드디어 20%의 장벽을 넘은 가운데, 주인공들에 대한 호감도 역시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홍일점인 이보영은 모든 사건의 중심에서 활약하며 그 존재감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다소 까칠하고 이기적이지만 그 이면에 여리고 귀여운 여성스러움을 간직한 장혜성 캐릭터를 맡으며 이보영이라는 배우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존재감이 있기까지 이보영은 다양한 작품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보영은 처음부터 존재감이 큰 배우라고 할 수 없었다. 단아한 외모와 지적인 이미지는 이보영의 전매 특허 같은 것이었지만 다양한 배역에 도전한 것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다.

이보영은 2000년 미스코리아 충남 진으로 데뷔한 후 연예계에 입문했고, 드라마 조연을 거쳐 2005년 KBS 일일극 <어여쁜 당신>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그리고 그 후 히트작 <대장금>을 탄생시킨 이병훈 감독-김영현 작가 콤비의 작품, <서동요>의 주인공이 되어 제2의 이영애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았다.

<서동요>는 20% 중반대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음에도 <대장금>의 기대감을 넘어서지 못한 작품으로 인식되었다. 더군다나 이보영이 맡은 선화공주는 예쁘고 의로운 캐릭터였지만, <대장금>의 장금이처럼 주체적이라기보다는 남자 주인공과의 러브라인에 방점을 찍은 캐릭터였다.  

이후에도 이보영은 영화 <우리형> <비열한 거리>등 히트작에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드라마에서처럼 남자 주인공의 상대역에 머물며 존재감을 피력할 수 없었다.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자의 탄생>에서 독특한 재벌 2세 캐릭터를 맡아서 연기변신을 시도하나 싶었지만 부태희 역을 맡은 이시영의 독특함에 눌려야 했다. <적도의 남자>에서도 여주인공을 맡았지만 남자 주인공인 엄태웅과 이준혁의 경쟁구도에 여자 주인공의 존재감은 묻혀야 했다.

'내 딸 서영이'로 존재감 살린 이보영

이보영 <내딸 서영이>에서 변호사 역을 맡았던 이보영

▲ 이보영 <내딸 서영이>에서 변호사 역을 맡았던 이보영 ⓒ kbs


그러던 그가 전 국민적인 인지도를 쌓게 된 계기는 바로 KBS 주말극 <내 딸 서영이>로 인해서다. 꾸준히 주연급이었지만 '한방'이 부족했던 이보영에게 <내딸 서영이>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초반에는 패륜 논란과 중반을 넘어서 비밀이 폭로되는 과정의 지지부진함으로 인해 쓴 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갈등관계를 세밀히 묘사하고 '부정'이라는 키워드로 논란을 풀어낸 작가의 노련함으로 인해 드라마는 결국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다.

이보영은 <내 딸 서영이>에서 타이틀 롤을 맡으며 드라마 중심에 서 있는 캐릭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버릴 만큼 매정한 모습이나 비밀을 간직한 채 살얼음판을 걷는 심리묘사는 이보영의 연기력에 재평가를 내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높은 시청률과 더불어 이보영의 연기력과 캐릭터가 부각되는 순간이었다. 아무리 이미지를 탈피하는 역할을 맡았어도 여전히 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만이 전부였던 이보영에게 있어서 <내 딸 서영이>는 그가 표현해 낼 수 있는 범위가 그렇게 한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인지시켰다.

그동안 부족했던 이보영의 존재감은 <내 딸 서영이>로 인해 한방에 만회 되는 효과를 냈다. 그러나 KBS 주말드라마라는 상대적 우위를 점한 히트작이 아닌, 이보영이라는 이름으로 히트시킬 작품이 필요했다. 

그 작품이 바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되었다. 이보영이 <내 딸 서영이>에 이어 또 다시 변호사 역을 맡게 되며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이보영은 "서영이와는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2회 대본을 읽고 스토리에 반했다는 이보영의 말처럼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탄탄한 전개와 다양한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이는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결과로 탄생되었다. 물론 작품의 힘이 무엇보다 크지만 이보영의 작품 고르는 안목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시청률뿐이 아니라 연기력에 있어서도 이보영은 <내 딸 서영이>와는 또 다른 캐릭터를 완성해 냈다. 다소 까칠하지만 실수도 잦고 귀여운 모습으로 서영이의 그림자를 말끔히 지워내며 또 다른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여기에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시절의 이보영의 내공이 있었다. 장혜성 캐릭터만 살펴봐도 <부자의 탄생>에서 맡은 이신미 캐릭터의 연장선에 있다. 이보영은 그동안에도 단순히 청순가련한 역할만을 소화한 배우가 아니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부자의 탄생> 말고 영화 <원스어폰어타임>에서도 코믹연기를 소화해 냈다. 이보영은 그렇게 차근차근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 왔던 것이다.

이보영이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으며 지금에서야 주목 받고 있지만 그동안 그가 쌓아온 내공과 연기력이 없었다면 이보영의 가치는 지금과 같을 수 없었다. 결국 이보영은 작품성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연기력으로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를 완성해 냈다. 연기력에 있어서도, 작품성에 있어서도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로 거듭난 이보영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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