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열혈 기자 역의 배우 김지호가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열혈 기자 역의 배우 김지호가 1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다시 만난 청춘스타는 한결 더 편안한 표정이었다. 학창시절 그의 드라마를 아주 '재미지게' 시청했던 기억 때문일까.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닌 배우 김지호에게 새삼 당시에 느꼈던 팬심이 일어나기도 했다.

"관객들의 기립박수가 기억이 안나요. 그만큼 신경 쓸 여력이 없던 거죠.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영화 장면에 바로바로 반응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이 이렇게나 달라졌구나' 생각은 했어요."

그만큼 긴장했었다. 지난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를 보며 내심 초조했었던 모양이었다. 나중에서야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음을 알고 '영화가 정말 잘 만들어졌구나' 느꼈던 그였다.

14년만의 영화 작업..."베테랑들 속에서 행복했던 작업이었다"


지난해 제8회 환경영화제 출품작인 <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부러진 화살>은 알려진 대로 김지호의 영화 복귀 작품이다. 1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은 기자 앞에서 편안하게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김지호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새삼 실감했을 법했다.

"예전에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사회부 기자들과 같이 일을 해 볼 수 있었어요. 이틀 동안 경찰서를 다니고 리포팅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자들의 생리를 조금이나마 맛봤죠. 여자 기자라도 거칠 땐 거칠고, 상대에게 말을 유도하기 위해서인지 평소에도 말을 논리정연하게 잘 하더라고요. 고달플 것 같으면서도 매력이 있었죠."

두 편의 영화작업으로 그는 다시금 현장의 매력에 빠졌다. 급급하지 않은 환경에서 감독 이하 스태프들과 대화하는 과정이 연극만큼은 아니지만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단다.

"역시 베테랑들이 모이니까 대단했어요. 촬영장에서도 그랬고 무언가 망설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완전히 다들 '나는 프로다'임을 제대로 보여준 거예요. 정지영 감독님 머릿속에 편집 다 되어있었어요. 촬영이 끝나고 이리저리 화면을 붙여본다거나 감정 연기를 다시 한다거나 하지도 않았죠.

거의 모든 장면을 한 번에 촬영하셔서 오히려 배우들이 '감독님 정말 괜찮아요?' 할 정도였다니까요. 선배들도 상상이상으로 캐릭터를 살리셨어요. 이경영 선배 경우도 하루씩 오셔서 대화하다가도 촬영 들어가면 아까 그 분이 맞나 싶을 정도였죠. 그분들과 함께 작업했던 것만으로도 연기를 다시 배운 느낌이에요."

연기 안 한다고 사람들에게 혼나..."여전히 꿈은 배우로서 인정받는 것"



"스스로가 나를 관찰할 수는 없지만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다 들어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든든한 존재였으면 해요. 든든하게 의지될 수 있으면서도 인생을 같이 걸어가는 친구이자 동반자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슬하에 딸 아이 하나를 두고 있는 김지호에게 가족이란 절대적으로 소중한 존재다. 특히 전성기를 구가하던 스타였음에도 딸을 위해 육아와 가사에 전념했던 이유도 전적으로 가족이란 가치를 제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막 혼내요.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어서 연기 못한다고? 그럼 중학교 가면 더 못 해!' 절 아는 피디 분들이 그러세요. 하하! 스스로 이 시간만큼은 딸을 위해 보내겠다고 생각한 만큼 전 그걸 지키고 싶었죠. 그리고 이런 시간도 배우에겐 자양분이죠.

엄마로서 다른 학부모들과 섞이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 사람과 그냥 엄마를 연기하는 건 다를 수 있잖아요? 배우라는 타이틀에 너무 앞만 보고 달려가면 지칠 수 있고요. 여러모로 소중한 시간입니다."

남편 레스토랑? "일체 신경 안 써요. 그건 오빠 일"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열혈 기자 역의 배우 김지호가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열혈 기자 역의 배우 김지호가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이젠 김지호도 본격적으로 배우로서 탄력을 더할 다짐이다. 배우 활동은 물론 예전처럼 TV 프로 진행 등 활동 영역을 넓혀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지금은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다"고 당차게 대답했던 그였다. 동시에 남편이자 배우인 김호진을 향해 "남편 역시 센스를 잘 표현될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다"며 애정 어린 말을 하기도 했다.

"남편의 레스토랑이 잘 되나 봐요. 전 거기엔 관여를 안 해요. 취미생활처럼 시작했지만 본격 사업이 됐는데, 사람을 좋아하는 남편이 그 일을 하면서 더 밝아지고 멋있어졌어요. 얼마를 벌고 손해를 보는지 일체 신경 안 쓰고 '그건 오빠 일이야'라고 인정했습니다. 이런 부분이 있어줘야죠. 모든 사항을 다 알아야 할까요? 서로 믿어주는 거죠.

좋은 배우자 기준이요? 의사소통이 잘 돼야죠. 한쪽이 너무 져주거나 받아주려고 만해도 힘들어요. 취미든 뭐든 통하는 부분이 있어야죠. 그리고 서로가 좀 존경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게 없는 면을 저 사람이 가지고 있구나!' 이게 바로 존중과 조심성을 만들거든요. 외적인 부분을 완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거기에 이끌려 가면 많이 힘들 거예요.

제발 서로 집착하지 않았으면 해요. 내가 아닌데 각자 다른 환경에서 십 수 년 이상을 살아왔는데 어떤 부분은 포기할 줄 알고 부족한 부분은 충분히 다른 쪽으로 대체가 가능하면 조금씩 서로 포용할 수 있죠."

배우에 대한 꿈과 남편 이야기가 나온 김에 김지호의 지혜를 구해보았다. 배우로서 도약을 꿈꾸고 집에서는 또한 좋은 엄마의 삶을 훌륭히 그리고 묵묵히 해왔던 그였기 때문이다. 평범한 듯 했지만 삶으로서 몸소 살아온 자에게서만이 느낄 수 있는 진심이 묻어 나왔다.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열혈 기자 역의 배우 김지호가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배우 김지호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열혈 기자 역의 배우 김지호가 1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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