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처럼 전작을 뛰어넘는 속편은 드물다. 속편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이런 위험을 감수한다.

한국 드라마가 중화권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중국판 리메이크 드라마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리메이크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추자현, 장혁, 데니스오가 새로운 한류 스타로 떠올랐다. ‘재탕’이라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판 드라마로 새로운 한류시장을 연 것이다.

추자현은 <아내의 유혹>의 중국판인 <귀가의 유혹(回家的誘惑)>으로 인기가 껑충 뛰었다. 올 3월 첫 방송한 이 드라마는 단숨에 중국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추자현은 중국 영화와 드라마 등 20여 편의 작품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톱스타만 한다는 화장품과 샴푸 광고도 찍었다. “몸값이 10배나 뛰었다더라”는 소문까지 돌 정도로 현지 연예계에서 추자현이 화제다.

소속사 무신엔터테인먼트 박무신 대표는 “원작의 주인공을 맡은 장서희씨도 중화권에서 인기가 높고, 원작을 이미 많은 중국 시청자들이 본 상태가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현지 제작사에서 추자현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을 보여줬고, 추자현이 중국 시장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추자현은 현재 중국 시대극 <오룡산비적섬멸기>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촬영 중이다. 이 작품은 20여년 전 중국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었던 작품. 외국 배우를 주인공으로 발탁한 것 자체가 파격이다.

장혁이 주연을 맡아 지난해 하반기 저장방송국에서 방송한 <이브의 모든 것> 리메이크판 <애상여주파(愛上女主播)>는 전체 시청률 2위를 기록했다. 장혁은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 등으로 현지 인지도가 높았으나 이번 작품으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장혁의 소속사 싸이더스HQ의 정지철 팀장은 “<애상여주파>를 계기로 3~4개의 팬 카페가 만들어졌고 싸이더스 북경 지사 사무실에는 선물과 팬레터가 답지하고 있다”면서 “중국 의류, 핸드폰, 음료 등 거의 모든 품목의 모델을 제안 받는 등 확실히 높아진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니스오가 출연해 2월 후난방송국에서 독점방송한 <가을동화>의 리메이크판 <일부소심애상니> 역시 평균 시청률 1.27%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전국시청률 1위(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에 올랐다. 데니스오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었지만 원작에서 원빈이 맡아 화제를 모았던 남자주인공으로 분해 중국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일부소심애상니>를 제작한 베이징태형광고유한공사 측은 “중국 내 한국 드라마의 수입이 전처럼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드라마라는 우수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리메이크 드라마는 경쟁력이 있다. 예전처럼 한국 드라마가 무제한으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훌륭한 원작을 기반으로 한 리메이크 드라마에 눈이 쏠린다”면서 “리메이크 한류의 붐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