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나영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엔 자유로운 영혼의 국어 선생 ‘박하경’으로 변신해 삶에 대한 소소한 화두를 던진다. OTT플랫폼 웨이브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감독 이종필)로 말이다.

“마치 앨범 같은 작품이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에 따라 에피소드를 골라볼 수 있고, 쉽게 교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시나리오 보자마자 모든 게 완벽해서 바로 출연한다고 했어요. 그만큼 구성적으로도 재밌었고, 잘 짜였다고 생각해요. 남편(원빈) 반응이요? 처음 시나리오를 다 읽더니 저에게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완성본 보고선 편집 포인트와 음악이 다 좋아서 잘 채워진 것 같다고 했고요. 좋은 작품이라 그도 부러웠겠죠? 당연히 부러워할 거예요. 하하.”

이나영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박하경 여행기’로 시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소감, 구교환, 심은경 등 다양한 배우와 협업한 후기, BTS 슈가와 유튜브 ‘슈취타’로 만난 기억 등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놨다.

■“구교환·심은경·선우정아 캐스팅, 행운이라고 생각했죠”

그는 ‘박하경 여행기’ 속 편안한 이야기에 매료됐다.

“거한 느낌보다는 우리 옆의 사람들 이야기처럼 재밌어 보여서 첫눈에 반했어요. 매회 분위기나 건드리는 지점이 달라서, 그동안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감정들까지 느낄 수 있는 즐거운 대본이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8화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이제 없다’는 말이 엄청 와닿았어요. 요즘 시대 많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닌가 싶어요.”

이종필 감독의 섬세한 연출에 감탄한 순간도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굉장히 섬세한 감독이에요. 배우에게 많은 걸 열어주고요. 가끔 제가 뭘 놓칠 때만 감독이 한마디씩 디렉팅을 해주는데 그게 정말 센스 있더라고요. 현장 아이디어도 많았고요. 저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포인트는 구교환, 심은경, 한예리, 조현철, 박인환, 선우정아 등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이다.

“한 사람, 한 사람 캐스팅될 때마다 행운이라고 생각했어요. 팬심으로 좋아하는 배우들을 만난 것 같아요. 그리고 다 처음으로 호흡하는 거라 어떤 케미스트리가 나올지 정말 궁금했고요. 다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란 설정이라 조금은 어색한 게 더 콘셉트에 맞지 않을까 싶어서 미리 맞춰보기 보다는 현장에서 집중하려고 했어요.”

■“‘슈취타’로 만난 슈가, ‘자연인 민윤기’를 만난 느낌이었죠”

이번 작품 홍보 활동의 일환으로 슈가의 유튜브 ‘슈취타’에 출연한 것이 크게 화제가 됐다. 예능 출연을 거의 하지 않는 이나영과 슈퍼스타 BTS의 만남으로 여러 기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타이밍이 잘 맞아서 출연했어요. 슈가가 새 앨범을 낼 때 다큐멘터리를 찍었는데 여행기라서 제 작품과 비슷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사람’에 관심이 많은데, 때마침 슈가가 지난해에 낸 노래도 ‘사람’이란 제목의 노래였고요. 들어보니 가사에도 꽂혔죠. ‘아, 슈가도 사람에 대한 관심도 많고 여행기랑 공통점이 있으니 이 채널에 나가면 잘 맞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고요. 막상 나가보니 정말 편하게 해주더라고요. 제가 긴장할까봐 자신의 얘기도 많이 해주고, 서로 공감대도 많았던 것 같아요. 처음엔 좀 떨기도 했지만, 점점 편해졌고 슈가가 아닌 ‘자연인 민윤기’를 만나고 온 느낌이었죠. 서로 고충들이나 연예인으로서 느끼는 감정들을 이야기하다보니 공감됐던 게 많아서 재밌었어요.”

시청률 따위의 성적표에 대한 부담을 물어보니 그는 고개를 가뿐히 가로저었다.

“제가 원래 목표를 잘 안 세우는 타입이에요. 작품에 임할 때에도 ‘뭘 해낼 거야’가 아니라 그냥 그 캐릭터에 집중할 뿐이고요. 저만의 싸움을 하는 편이랄까. ‘이걸로 관객수 몇 만이 되어야 하고 난 어떤 위치에 올라가야 한다’란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아요. 왜냐고요? 어차피 생각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기대를 안 하려고 하죠.”

만약 ‘박하경 여행기’의 방명록에 ‘배우 이나영’으로서 한마디 적을 수 있다면 어떤 말을 쓰고 싶냐는 질문엔 큰 눈동자를 굴리며 대답했다.

“‘많은 경험과 감정을 느끼게 해줘서 감사합니다’라고 쓰고 싶어요. 회차마다 만나는 사람이 달라져서 그런가, 완성본을 볼 때마다 그 감정이 달라지더라고요. 그게 참 즐거웠어요. 그런 감정이 채워지면 삶을 살아가는데에도 활력이 되잖아요. 그걸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