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아! 아사다 마오”…맥빠진 일본

입력 2009-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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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마오.스포츠동아DB.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열리는 2009∼2010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피겨의 ‘꽃’으로 불리는 여자 싱글 경기가 4일 시작됐다. 하지만 관중석에는 예상 외로 빈 자리가 많았다. 어딘지 김이 빠진 모양새. 일본 피겨 최고의 스타 아사다 마오(19)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간판스타 안도 미키(22)가 출전하지만, 아사다의 인기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도쿄 시내 지하철역의 각종 광고판에는 아사다의 얼굴이 박힌 각종 광고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다. 국립요요기경기장에서 가까운 하라주쿠 역에도 아사다가 나온 A사 화장품 광고가 수십 장 걸려 있을 정도다. 김연아가 한국에서 광고 모델로 수십억원의 수입을 올리듯, 아사다 역시 일본의 ‘CF퀸’으로 통한다. 지난 10월 일본 오리콘 차트가 발표한 ‘가장 인기 있는 여자 스포츠 선수’ 1위 역시 아사다였다. 적어도 2009∼2010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는, 아사다가 일본 피겨의 희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지난해 파이널 우승자 아사다는 올해 ‘베스트 6’에도 들지 못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경기장 인근에는 얼마 전까지 아사다의 광고로 도배하다시피한 거리가 있었는데, 파이널 진출이 무산되면서 다 떼어버렸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한 일본 기자 역시 한국 취재진이 아사다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어쨌든 아사다가 없는 파이널은 일본에게 ‘김빠진 샴페인’이나 다름없다. 심지어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링크사이드에 마련된 미디어석에 한국 매체들의 지정석을 맨 앞줄로 배치해 놨다. 파이널의 ‘주인공’으로 공인 받은 김연아를 보면서 일본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만도 하다.

도쿄(일본)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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