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운 사진 글쓴이


강원도의 버섯 다양성

 

서울대학교 임영운 교수         
         



우리나라 지형은 동고서 자형으로, 높은 동쪽 지역은 태백산맥 이북에서 남으로 이어져 있다. 강원도는 중부지역의 동쪽에 위치하며 1000m가 넘는 많은 산간지역이 있어 산림자원이 되는 목재, 산나물 및 버섯 등이 풍부한 지역이다.
 

 

① 참나무류의 공생균인 무당버섯.  ②눈속에서 피어나는 꽃구름버섯.




   버섯, 맨눈으로 확인 가능한 자실체


    섯이란 균류(fungi) 중 송이나 영지와 같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실체(균사의 집합체)를 가리킨다. 버섯은 식물과 달리 광합성을 할 수 없어, 동물처럼 영양분을 다른 곳에서 얻어야 하는 종속영양생물체이다. 양분 획득 방식에 따라 부생체와 공생체로 구분할 수 있다. 숲 속의 죽은 나무나 낙엽을 분해하며 영양분을 얻고 살아가는 부생체의 버섯을 부생균 또는 부후균이라 하고, 식물의 뿌리 속에 살면서 식물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사는 공생체의 버섯을 공생균 또는 균근이라고 한다. 이들은 토양에서 실과 같은 모양의 균사체로 살아가다가 온도와 습도가 적당한 시기에 잠시 자실체로 발생하여 사람들에게 발견되는 것이다.



   왜 강원도엔 버섯이 다양할까?
 


    원도는 식물의 종 다양성이 풍부하고 산이 깊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많다. 따라서 다양한 식물 종에 공생하는 버섯 또한 다양성을 유지하며 산림에서 식물의 성장을 돕고 있다. 강원도의 수령이 오래된 고목이나 풍부한 낙엽층이 양분의 순환을 담당하는 버섯의 다양성을 제공하고 있다. 강원도 지역에서 최근 들어 한국의 신종 버섯이 발견되기도 하였는데, 이는 산림지역이 보존되어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이기도 하다.
 

 

③낙엽부후균인 애기낙엽버섯. ④목재부후균인 삼색도장버섯.
⑤치악산에서 찾아낸 신종버섯,
주홍털구름버섯. 
 


   상황버섯 등 부생균은 사계절 관찰


   부분의 부생균은 목질을 분해하는 균으로 딱딱한 자실체를 형성하므로 사계절을 통해 관찰된다. 상황버섯·영지·구름버섯·송편버섯 등이 이에 속한다. 낙엽버섯은 주로 장마 시기부터 8월까지 비가 갠 직후에 많이 관찰되며, 낙엽버섯과 아기버섯 등이 있다. 부생균은 대부분 목질부나 낙엽 위에서 자실체를 생성하나 간혹 토양 속에 묻힌 낙엽이나 목질부에서 생성되기 한다. 춥고 눈이 많은 강원도의 겨울은 모든 생물체의 생장이 멈춰진 듯하나, 두꺼운 눈 속에서는 목질과 낙엽을 분해하는 버섯의 활동이 지속되어 산림토양으로의 양분 공급이 꾸준히 되고 있는 것이다. 공생균도 낙엽버섯과 같이 장마시기부터 8월까지 다양한 자실체를 형성하나 9월에서 10월에도 자실체를 형성하는 버섯이 있다. 광대버섯류·무당 버섯류·그물버섯류 등은 여름에 흔히 관찰되며, 송이와 민자조방망이버섯은 가을에 주로 관찰되는 공생균이다. 소나무와 특이적으로 공생을 형성하는 송이는 강원도 양양 등의 소나무 숲에서 발생하여 주민에게 큰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다.



   강원도 버섯 다양성 위협받고 있어


   근 강원도는 다양한 산림사업으로 병충해가 있는 목재를 제거하거나 삼림욕장의 미관상 고목이나 죽은 목재들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있다. 또 유실수를 심어 산림 내 식물종 다양성을 낮추고 있고, 고속도로를 포함한 도로 개발과 주거지 확장이 진행되고 있어 강원지역의 버섯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균형 잡힌 자연보존과 개발이 필요하며, 강원도가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로 계속되길 기대한다.
 


송이·영지 이름 속엔 '버섯' 뜻 들어 있어

   송이버섯과 영지버섯은 우리 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버섯 이름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들 이름은 송이와 영지로 표기하는 게 맞다. 송이(松栮)와 영지(靈芝)의 의(栮: 버섯이)와 지(芝: 버섯지)는 모두 버섯을 뜻한다. 풀어서 쓰면 송이는 소나무버섯이며, 영지는 신령한 버섯쯤이 된다. 송이버섯이라고 표기하면 ‘소나무버섯버섯’이 되지 않을까? 버섯 이름 앞에 붙은 이와 지가 모두 버섯을 뜻하는 한자는 아니겠지만 한 번쯤 생각해 보고 사전을 찾아보면 버섯의 옳은 이름을 사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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