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 같은 잘 알려진 천사부터 조금 매니악한 천사까지

이 책은 가나안 신화나 유대인의 전설에 등장하는 천사부터 기독교의 천사까지 그 배경에 대해 세밀하게 조사해 알기 쉽게 쓴 책이다. 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뿐만 아니라 영지주의 등 주변 종교에서도 존경을 받은 천사들의 프로필도 밝힌다. 성경 정경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천사'의 실상을 다수의 1차 문헌을 통해서 철저하게 해설했으며 실력파 아티스트들의 아름다운 삽화 60점을 싣었다. 게임, 만화, 소설 등 작품 창작을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악마나 타락천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

현재 시중에는 천사들이 등장하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소설, 코믹 등의 픽션 작품이 매일같이 새롭게 탄생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천사는 해설서에 나온 무질서하게 나열된 기술에 기초를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근본적으로 서로 모순되며 결코 정합성도 갖춰지지 않은 설정이나 에피소드가 합쳐진 결과 기독교의 천사도, 유대교의 천사도 아닌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처럼 이것저것 모아서 짜집기한 ‘캐릭터’가 되어버린 것이 천사의 현실이다. 천사가 매력적인 캐릭터임은 분명하나 결과적으로 유대교나 기독교, 이슬람교 등에서 나오는 본래의 천사와는 동떨어진 존재가 된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천사라는 ‘캐릭터’의 구성 요소를 가능한 한 자세히 분해하고 구약성경이나 신약성경, 유대교의 ‘탈무드’,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 ‘하디스’ 등의 문헌을 비롯한 원본 자료를 최대한 비교 대조함으로써 그 본래의 모습을 알아보려 한다. 이러한 천사의 이미지는 어디까지나 ‘기독교의 천사’(게다가 가톨릭에 국한됨)이며 신약성경에 앞선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천사들은 반드시 인간을 수호하기만 하는 존재는 아니다. 본디 ‘구약성경’이라는 호칭은 기독교에서 사용하는 단어이며 유대교도 입장에서 ‘성경’이라고 하면 구약성경만을 지칭한다. 이렇게 구약성경에 나오는 천사들은 신의 말씀을 전하는 메신저임과 동시에 신의 명령을 받아 형벌을 내리는 집행자이기도 했다.
천사들은 타락한 도시를 철저하게 파괴했고 이교도의 군대를 말살했으며 게으른 신자들을 역병으로 괴롭혔다. 기독교의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죄인의 영혼이 향하는 지옥은 악마가 담당하는 영역이다(그와 동시에 지옥은 악마가 감금된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대교에서는 지옥을 지배하고 죄인의 영혼에게 징벌을 가하는 임무를 천사가 담당하고 있다.
(중략) 그리고 7세기에 아라비아 반도에서 창시된 이슬람교도 유대교, 기독교와 같이 구약성경을 성전으로 받들고 신앙 교리 속에 천사를 포함하는 종교이긴 하나, 천사에 대해서 앞서 언급한 두 종교와는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천사들의 이미지는 독자들이 지금까지 알았던 ‘캐릭터’적인 천사와는 크게 다를지도 모른다. 역으로 말하자면 지금까지 천사에 대해 여러 가지를 파악한 독자분들께 새로운 지식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저자 서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