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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드리는 카네이션… 100여년 이어온 세계의 전통

입력 : 2014.05.13 05:30 | 수정 : 2014.05.13 09:06

미국의 '안나 자비스'가 어머니가 좋아했던 카네이션 추모식에서 나눠준 데서 유래
어머니날·아버지날 따로인 미국·중국·일본과 달리 한국은 '어버이날'로 통일

"왜 카네이션일까요?"

지난 8일은 어버이날이었어요. 여러분도 카네이션을 부모님께 드렸을 거예요. 5월에 흔히 볼 수 있는 장미나 다른 꽃이 아닌 카네이션을 드리는 이유는 뭘까요? 사연을 찾아 100여년 전 미국으로 떠나볼게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1864년에 태어난 안나 자비스(Anna Jarvis)는 1905년 5월 어머니를 여의었어요. 그녀의 어머니는 남북전쟁 기간에 부상당한 군인들을 치료하는 등 사회운동가로서 커다란 노력을 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3년 뒤인 1908년 웨스트버지니아의 교회에서 추모회가 열렸어요. 자비스는 어머니가 가장 좋아했던 꽃을 추모회에 모인 사람들에게 나누어 줬어요. 그 꽃이 바로 하얀색 카네이션이랍니다. 자비스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위한 '어머니날' 제정을 위해 노력했어요. 1914년 미국의 제28대 대통령 윌슨은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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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기자
뉴욕 교민 박종우씨는 "어머니날이 일요일이라서 교회에 갈 때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간다"며 "어머니가 살아계신 경우에는 빨간 카네이션, 돌아가신 경우에는 하얀 카네이션을 단다"고 말했어요.

이런 문화가 여러 나라로 전파됐어요. 아 참, 미국은 아버지날이 별도로 있어요. 6월 셋째 주 일요일이 아버지날이랍니다.

일본도 미국과 같이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어머니날(母の日·하하노히)입니다. 이날에 어머니에게 빨간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아버지날(父の日·지치노히)도 6월 셋째 주 일요일입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 오누키 도모코 서울 특파원은 "한국에서는 아버지들에게도 꽃을 선물한다니 신기하다"며 "일본에서는 꽃보다는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옷 등을 선물한다"고 말했어요.

중국도 어머니날은 5월 둘째 일요일입니다.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것도 같아요. 아버지날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적은 없지만 6월 셋째 일요일로 굳어졌다네요.

우리나라는 미국 등과 달리 어머니,아버지 구분하지 않고 '어버이날'로 통일해 기념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처음에는 어머니날만 있었어요. 1956년에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정했어요. 1973년에 부모님을 모두 공경한다는 의미로 '어버이날'로 변경한 거지요.

호주는 약간 독특해요. 5월 둘째 주 일요일이 어머니날이지만 드리는 꽃이 달라요. 빨간 카네이션이 아닌 하얀 국화를 어머니 가슴에 꽂아드려요. 호주에서 10년 이상 살았던 박윤선씨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5월이 가을이라서 국화가 많다"며 "어머니날에는 뉴스 앵커가 국화를 데스크에 놓고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어요.

프랑스에서는 장례식장에서 카네이션으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합니다. 흰 국화를 장례식에서 사용하는 우리나라와 좀 다르지요?

카네이션의 학명(學名·생물학에서 쓰이는 세계 공통적인 명칭)은 '다이앤서스 카리오필루스(Dianthus caryophyllus)'입니다. Dianthus는 그리스 단어 중 신을 상징하는 "dios"와 꽃을 의미하는 "anthos"가 결합된 말로 '신의 꽃'이라는 의미라고 해요. 현재 세계 1위 생산국은 윈난성을 중심으로 한 중국입니다. 꽃다발을 만들면 장미의 수명이 7~10일인데 카네이션은 이보다 5일 정도 길다고 해요. 농촌진흥청 화훼과 유봉식 연구관은 "우리나라에서는 일년에 5300만송이 정도가 소비된다"며 "90%는 5월 어버이날, 스승의날 즈음에 팔리고, 나머지는 웨딩용으로 소비된다"고 말했어요.

여원주 | nie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