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자동차가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와 협력해 미시간주에 배터리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2일(일) 보도했다.

35억 달러가 투자될 이 공장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에서 100마일 떨어진 소도시 마셜에 세워지며, 2500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합의한 공장 건설 계획은 이르면 이번 주중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포드는 보도자료에서 "포드의 자동차에 CATL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배터리를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으며, 북미에서 생산하는 현지화 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밝혔다.

포드는 그러나 공장이 들어설 지역을 포함해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CATL도 확인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포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해석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IRA는 중국과 연관된 광물 등 원료·소재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는 전기차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드와 CATL 등 양사는 포드가 기반 시설과 건물 등 공장 지분 100%를 소유하고 포드 소속 노동자들이 배터리를 생산하며 CATL이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새로운 기업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방안은 새 공장이 CATL로부터 직접적인 투자를 받지 않아서 IRA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양사는 버지니아주도 공장 후보지로 꼽았으나, 글렌 영킨(Glen Youngkin,공화) 버지니아 주지사가 CATL을 미국 자동차산업 지원정책을 훼손할 수 있는 '트로이 목마'라고 비난하면서 공장 건설을 거부했다.

앞서 지난해 7월 포드는 올해 중에 '머스탱 마하 E' 전기차에, 내년 초부터는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단가가 싼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각각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이를 위해 2026년 북미에 연산 40기기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그전에는 중국에서 이들 배터리를 수입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한 포드는 2026년 말까지 전기차에 500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200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편, 포드의 이같은 발표는 지난달 SK온과 튀르키예 등 유럽에 배터리 합작회사를 건설하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한 이후 나왔다.

포드는 SK온과 합작사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테네시와 켄터키 등지에서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발표한 이후, SK온 측에 기술이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업계에서는 포드가 SK온과의 '동맹'을 끊고 중국 회사를 파트너로 선정한 데 대해서도, 향후 포드가 배터리 생산을 자체적으로 하기 위해 이같은 꼼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