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김래원 "'펀치'가 최고의 작품? 하던 대로 연기했을 뿐"
입력: 2015.03.09 06:41 / 수정: 2015.03.09 06:41

펀치 박정환 역 김래원. 김래원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문병희 기자
'펀치' 박정환 역 김래원. 김래원이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문병희 기자

김래원의 후회 "왜 세상 향한 비릿한 미소 짓지 못했을까"

'발 연기'가 난무하는 가운데에도 지난달 막을 내린 SBS 월화 드라마 '펀치'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로 사랑받았다. 중심에는 비리 검사였지만,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악한 세력과 마지막 싸움을 펼친 박정환 역의 김래원(34)이 있었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의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김래원은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가에 대해 겸손과 자신감을 동시에 내비쳤다. 20대 그의 대표작이 영화 '해바라기'라면 '펀치'는 30대의 그를 기억하는 작품이 될 수 있을지 직접 들어봤다.

펀치 대본-배우-호흡 3박자가 맞아 떨어진 작품 김래원은 펀치의 성공 비결을 모든 박자가 잘 맞아서라고 표현했다. / 문병희 기자
"'펀치' 대본-배우-호흡 3박자가 맞아 떨어진 작품" 김래원은 '펀치'의 성공 비결을 모든 박자가 잘 맞아서라고 표현했다. / 문병희 기자

◆ '펀치'는 대본-배우-호흡이 맞아떨어진 작품

'펀치'는 중반을 지나면서 줄곧 월화극 1위를 지켰다. 드라마의 주 시청자층인 여성 팬들에게 잘 맞지 않는다는 '남자 드라마'라는 평가 속에서도 시청률과 완성도에서 모두 호평받았다. 주인공이었던 김래원은 공을 박경수 작가와 다른 배우에게 돌렸다.

"좋은 작품을 잘 만났어요. 박자가 딱딱 맞았고 다른 배우들과 호흡도 좋았고요. 저는 똑같이 연기했을 뿐이죠. 영화 '강남 1970' 촬영 끝나자마자 '펀치'에 들어가서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은 했죠. 대신 시한부 표현할 때 일할 때는 숨기자고 생각한 게 맞아 떨어진 듯해요. 정환의 집에서는 조금 과해 보일 정도로 아프게 보이려고 했죠. 그게 악행을 저질러도 박정환이라는 캐릭터에 연민을 불어넣었어요."

조재현 김아중에게 감사 김래원은 함께 호흡을 맞춘 다른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 문병희 기자
"조재현 김아중에게 감사" 김래원은 함께 호흡을 맞춘 다른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 문병희 기자

극 중 박정환과 대립하는 이태준(조재현 분)은 물론이고 신념 때문에 이혼한 전 아내 신하경(김아중 분)과 호흡도 훌륭했다. 여기에 정의인 듯 보였지만 권력욕의 화신이었던 윤지숙(최명길 분)과 이호성(온주완 분), 이태준의 오른팔 조강재(박혁권 분)가 가세하면서 '펀치'는 '명품 연기의 장'이 됐다.

"정말 훌륭한 배우들이죠. 조재현은 13~14년 만에 만났는데 오랜만이어도 환상의 호흡이었어요. 김아중과는 처음이었는데 계속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맞춰갔죠.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인물들 간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소통으로 호흡을 만들어냈죠. 훌륭한 연기를 보여줘서 두 사람에게 정말 고마워요."

왜 그 부분을 놓쳤을까 김래원은 펀치에서 아쉬웠던 장면으로 마지막 회 취조실 장면에서 세상을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짓지 못한 부분을 꼽았다. / SBS 펀치 캡처
"왜 그 부분을 놓쳤을까" 김래원은 '펀치'에서 아쉬웠던 장면으로 마지막 회 취조실 장면에서 세상을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짓지 못한 부분을 꼽았다. / SBS '펀치' 캡처

◆ '펀치'가 대표작? "아직 아니다"

'펀치'는 김래원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작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는 '대표작이 될까'라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펀치' 속 연기에도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좋은 배역을 만나 사랑받았지만, 특별히 제가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서 마지막 회에서 취조실에서 쓰러지고 앰풀을 깨고 가족사진을 보는 장면에서 '왜 세상을 향한 비릿한 미소를 짓지 못했나' 생각했죠. 그때 촬영 스케줄이 바빠 3일 동안 잠을 못 잤는데 한 두 시간만 잤어도 그 미소를 생각했을 거에요. 아쉽죠."

여전히 연기에 아쉬움을 느끼는 그는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본인은 아직 실감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그에게 앞으로 그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었다.

"연기를 그만하고 진짜 그 인물이 되고 카메라는 그냥 제 삶을 찍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예전에는 '잘 살리면 이 장면은 멋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저를 지배했죠. 애초부터 그런 생각하면 안 되거든요."

한석규 같은 아버지 되고 싶어 김래원은 배우로서 미래와 삶의 방향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 문병희 기자
"한석규 같은 아버지 되고 싶어" 김래원은 배우로서 미래와 삶의 방향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 문병희 기자

◆ "20대 허세 빠져…밝은 캐릭터 연기하고 싶다"

박정환이라는 멋진 캐릭터를 연기하고 나면 배우들에게는 차기작에 대한 부담이 생기기 마련이다. 김래원은 최근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그에게 또 한 번의 변신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어려서 '옥탑방 고양이' 등 나오면서 사랑받을 때 허세 부린 적도 있었는데 그럴 때는 지났죠. 앞으로는 해왔던 대로 똑같이 연기할 거에요. 밝은 캐릭터 역시 일부러 찾진 않지만 들어온다면 하고 싶어요.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보여주며 영웅이 되는 스토리도 하고 싶고요."

배우를 넘은 인간 김래원의 미래는 어떨까. 마지막으로 그에게 그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한석규 선배와 낚시하며 친해졌는데 '연기에 너의 인생을 더 담아라'라는 얘기를 듣고 아차 싶었어요. 알고 있었는데 왜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만들어서 연기했을까 후회했죠. 그만큼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한석규 선배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요. 선배처럼 연기와 가족 모두 잘 챙기지 못한다면 하나라도 잡아야죠(웃음)."

[더팩트 ㅣ 이건희 기자 canusee@tf.co.kr]
[연예팀 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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