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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신품'이 내 배우 인생의 마지막 로코일 수도"(인터뷰①)

장동건 "'신품'이 내 배우 인생의 마지막 로코일 수도"(인터뷰①)
12년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장동건은 우리가 알던 장동건이 아니었다. 로맨틱 코미디가 잘 어울렸고 코믹 연기가 몸에 맞았다. 바라만 봐도 숨 막히는 카리스마를 내뿜던 ‘배우 장동건’은 어딘가 허당스러운 매력이 있는 친근한 ‘꽃중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최근 화제리에 종영한 SBS 주말특별기획 ‘신사의 품격’(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에서 장동건은 남자주인공 김도진 역을 맡아 연기 인생 20년 만에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그동안 자신을 눌러왔던 무게감을 잠시 내려놓기 위해 ‘신사의 품격’을 선택했다는 장동건.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배우 장동건’의 품격도 한층 높였다.

“결과적으론 다들 잘했다고, 좋은 선택이었다고 얘기해요. 처음엔 주변에서도 호불호가 갈렸어요. 지인들 중에는 (코믹 연기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았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었죠. 사실 제가 이 드라마를 시작한 의도가 그동안 절 누르고 있던 무게감을 덜어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아예 그럴 작정을 하고 시작한 드라마죠. 처음엔 제 코믹한 모습이 저조차 생경하고 어색하긴 했어요. 그런데 코믹 연기할 땐, 하는 저 자신도 즐겁고 촬영장도 즐겁더라고요. 나중엔 오히려 제가 연기에 욕심을 냈고, 대본보다 더 많이 나가서 감독님이 잡아주신 적도 있어요.”

극중 김도진은 서이수(김하늘 분)를 먼저 좋아했다. 천하의 장동건이, 짝사랑은 해본 적 없을 것 같은 ‘미남의 대명사’ 장동건이, 드라마 속에서는 한 여자를 쫓아다니며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퍼부었다.

“하하하. 저도 짝사랑 경험은 있죠. 어릴 적에요. 20년 가까이 연기하면서 짝사랑 연기가 처음이긴 해요. 그래서 저한테도 굉장히 어색한 연기긴 했어요. 근데 상호작용이 없을 뿐이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역할은 다 똑같아서, 어색하단 느낌을 스스로 잘 인식하지 못했어요. 짝사랑을 하는 역할보단, 그걸 표현하는 방식에 더 신경을 썼죠. 김도진이 기존에 없던 캐릭터잖아요. 보통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주인공처럼 보편적인 예쁜 짓을 하는 게 아니고,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캐릭터라. 그런 점을 더 염두하며 연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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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품격’을 통해 장동건은 많은 것을 얻었다. 높아진 인기, 배우로서의 이미지 변신, 세대를 아우르는 인지도 등 나열하면 끝이 없다. 그 중 장동건 스스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선물은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이라는 든든한 친구들을 얻은 것이다.

“네 남자가 호흡을 잘 맞추려는 노력을 따로 할 필요가 없었어요. 우리끼리 있으면 정말 ‘이런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웠죠. 사실 친구라는게, 마흔이 넘어 사회생활하며 만난 사이라면 서로 끈끈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이 드라마를 하고 나서 가장 큰 수확 중 하나가 그런 끈끈한 친구들을 얻었다는 거에요. 극중 김도진-임태산-최윤-이정록이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함께 한 것처럼, 실제로도 견고하고 단단한 친구들이 생긴 것 같아 기분 좋아요.”

장동건의 언급처럼 ‘신사의 품격’은 남녀간의 멜로로 달달함을 선사하면서도 남자들간의 의리와 우정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큰 공감을 샀다. ‘남자들의 섹스 앤 더 시티’라고 일컬어 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 장동건을 비롯해 임태산 역의 김수로, 최윤 역의 김민종, 이정록 역의 이종혁 모두 기존에 맡았던 역할들과는 다른 캐릭터로 ‘재발견’이란 호응을 얻었다.

“제가 아직 드라마를 찍을 당시의 느낌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정말 다들 극중 인물들이랑 성격이 비슷해요. 이종혁 씨는 야구하면서 알고 지낸지 꽤 오래 됐는데 유쾌한 친구에요. 그동안 맡은 역할이 무거운 게 많았는데 이번에 비로소 제 옷을 입은 거 같아요. 김민종 씨는 정말 실생활에서도 배려심 많고 자기꺼 다 퍼주는 스타일이에요. 김수로 씨도 진짜 남자같고, 추진력 있고, 맺고 끊는 게 확실한 사람이죠.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 모두 이번 작품을 통해 대중이 몰랐던 새로운 매력들이 소개된 것 같아요. 이런걸 ‘재발견’이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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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장동건은 지난 연기인생 20년동안 로맨틱 코미디에 한 번도 출연한 적이 없다. ‘신사의 품격’이 첫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란 게 의아할 정도다. 이렇게 김도진 역할에 잘 어울렸던, ‘대한민국 대표미남’ 장동건이 왜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를 하지 않았던 것일까.

“일부러 안 했다기 보단, 그 땐 다른 게 더 많이 끌렸고 다른 점들을 더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렇게 로맨틱 코미디가 재밌는 건 줄 알았으면 진작 할 걸 그랬죠.(웃음) 멜로드라마 정도는 했지만 대놓고 로맨틱 코미디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사실 이번에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내가 좀 더 외적으로 좋았을 때, 그 시절에 한 편 정도는 해둘 걸’ 하는 생각, 그리고 또 한편으론 ‘이번 작품이 내 배우 인생의 마지막 로맨틱 코미디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해요. 근데 또 ‘때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보다 젊었을 때의 저였다면, 이번 드라마처럼 그렇게 편하게 하지 못했을 수도 있죠.”

장동건은 그의 이름 세글자 만으로 기대를 갖게 만드는 배우다. 이번 ‘신사의 품격’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12년만에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신사의 품격’은 방영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장동건 입장에선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사실 제가 이 드라마를 선택할 때 굉장히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무거운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다보니 촬영장에서도 무거운 마음을 갖고 있을 때가 많거든요. 그런 작품을 여러개 하니 이번엔 즐겁게 촬영하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한게 ‘신사의 품격’이에요. 근데 막상 결정하고 나서 보니, ‘12년만의 복귀’ 하면서 관심을 많이 받더라고요. 그제서야 ‘이게 잘 되야하는구나’ 하며 오히려 부담감을 갖게 됐죠. 다행히 결과적으로 보면 드라마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 충분히 만족스러워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선애 기자 / 사진=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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