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화보에 스타없는 까닭?"…SKT, 모바일 화보의 추락

더팩트 원문 기사전송 2009-07-0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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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닷컴 \| 나지연기자] "스타화보에 스타가 없다?" 아이러니하지만 사실이다. 스타화보에는 스타가 없다.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이하 SKT)이 전략적으로 화보사업을 꾸리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말 뿐인 성찬이다. 스타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연예인은 가뭄에 콩나듯. 재탕 삼탕 모델도 줄을 잇고 있으며, 컴백가수의 홍보무대로 전락한지 오래다. 실제로 SKT가 올 상반기 공개한 모델은 총 23명. 김시향, 자넷 리, 한성주, 궉채이, 김현정, 윤지민, 홍수아, 이다해, 홍수현, 전혜빈, 이지혜, 제리 마리아노, 제시카 고메즈, 화요비, 안혜경, 황인영, 최정원, 현영, 솔비, 정가은, 카라, 최여진, 차유람, 차예련 등이다. 그 중에서 김시향, 현영, 솔비, 제시카 고메즈 등은 이미 한 두 번 찍은 중복모델이다. 분야별 스타를 내세워 다른 화보 서비스와 차별을 두겠다던 SKT의 스타화보가 3류 모바일 서비스로 전락한 까닭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 SKT의 기형적 수익구조와 ▲ 매출악화에 따른 제작비 절감, ▲ 퀄리티에 대한 편견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스타화보에 스타가 사라진 이유를 알아봤다. 이에 따른 대안도 살펴봤다. ◆ 기형적 수익구조…"SKT+IHQ, 매출 30% 차지" 스타화보의 목적은 '돈'이다. SKT라는 거대 통신사가 돈을 벌기위한 부과사업으로 화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SKT의 화보 서비스에는 '스타화보'와 '그라비아', '리얼포토' 등이 있고, 그 중 스타화보가 '얼굴마담'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구조를 살펴보면 SKT는 자회사 IHQ를 서비스의 관문으로 삼았다. 화보 사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피하기 위해 자회사를 운영대행으로 둔 것이다. 그 아래 4개의 비지니스 파트너(BP)를 선정했다. 로엔, 다날, 아이윅스, 폴리큐브 등이 스타화보를 공급할 수 있는 독점 BP다. 스타화보의 태생적 한계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서 출발한다. SKT가 서비스 망을 제공하는 통신 사업자의 역할이 아닌 화보 매출에서 일정부분 수익을 취하는 사업자 역할을 한다는 것. SKT는 자회사인 IHQ와 함께 전체 화보 매출의 30%를 가져간다. 화보 제작사 관계자 A씨는 "화보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매출은 해마다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T와 IHQ가 30%의 매출을 가져가니 BP들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모델 개런티를 줄이고 제작비를 아낄 수 밖에 없다"면서 "결국 SKT가 만든 기형적 수익구조가 스타화보의 수준을 떨어뜨린 계기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 반복되는 악순환…"비싼 스타는 매출의 적?" 예를 들어보자. 평균 화보매출은 1억원 내외다. 이 중 SKT와 IHQ가 3,000만원을 가져간다. 그럼 나머지 7,000만원이 BP의 몫이다. 만약 BP가 직접 스타화보를 제작했다면 7,000만원은 BP의 몫이 된다. 하지만 BP가 다른 CP(컨텐츠 프로바이더)로 부터 화보를 공급을 받았다면 이때 BP의 몫은 수익의 30%, 즉 2,100만원이고 CP는 4,900만원을 가져간다. 스타화보의 평균 매출이 1억원 안팎인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BP는 7,000만원, CP는 4,900만원 선에서 제작을 끝내야 그나마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BP든 CP든 A급 스타를 섭외해 퀄리티 높게 제작할 형편이 못된다. 화보 제작비용을 줄여야 이익도 생기기 때문이다. 제작사 관계자 B씨는 "해외에서 화보를 찍으면 보통 3,000만원 정도의 제작비가 든다. CP사가 제작할 경우 개런티를 2,000에 맞추고, BP사가 제작할 경우 개런티를 3,000만원에 맞춰야 그나마 손해보지 않는 장사가 된다"면서 "BP나 CP는 수익을 위해 화보를 찍는다. 넉넉한 개런티를 주고 A급 스타를 쓰기란 거의 불가능한 이유다"고 설명했다. 결국 악순환은 반복되는 셈이다. 화보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SKT는 30% 요율을 굽히지 않고, 이에 제작사는 컨텐츠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제작사는 화보 제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델의 개런티를 낮췄고, 이는 곧 스타화보에 스타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 4대 BP 독점 문제…"끼워넣기로 퀄리티 ↓" SKT와 4대 BP간의 짜고치는 고스톱도 문제다. SKT는 현재 스타화보를 서비스할 수 있는 BP를 단 4개만 선정하고 있다. 배경에는 지난 2005년 불거진 SKT 변 모 과장의 비리가 있다. 당시 SKT 컨텐츠사업부 변 과장은 16개의 CP업체에서 무려 15억원 대의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아 배임수뢰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SKT는 화보 담당자를 향한 CP사의 무한로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CP사 위에 BP사를 뒀고, 그들에게 스타화보를 서비스할 수 있는 독점적 권한을 부여했다. 앞서 말한 로엔과 다날, 아이윅스와 폴리큐브가 SKT의 비지니스 파트너다. 문제는 이들의 독점적 지위가 화보 퀄리티의 저하를 가져왔다는 것. '끼워넣기'가 단적인 예다. 화보 제작사 관계자 C씨는 "가끔씩 스타화보에 이해못할 모델이 등장할 때가 있다. 이것이 바로 매출보존을 위한 '끼워넣기'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SKT 담당자와 4대 BP는 밀월관계에 있다. 예를 들어 BP가 비싼 돈을 들여 스타화보를 찍었는데 매출이 저조해 손해가 났다면, SKT 담당 매니저는 다른 화보로 손해를 채워준다. 터무니없는 모델이 스타화보로 서비스되면 십중팔구 '보상승인'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 연예계의 부정적 시선…"모바일=섹시" 스타화보의 목적은 분명하다. 돈이다. 스타의 색다른 모습을 이끌어낸다는 화보의 의도는 그야말로 허울좋은 핑계다. 관계자 사이에선 '누구든 싸게 찍어, 야하게 홍보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 역시 스타를 스타화보에서 멀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섹시, 섹시, 섹시. 스타화보를 살펴보면 컨셉트와 상관없이 오직 '섹시' 일색이다. 화보 제작사 관계자 D씨는 "기본적으로 비키니를 주 의상으로 한다. 노출이 강하면 매출도 오르기 때문이다. 전혀 스타가 아닌 레이싱걸이나 컴백을 준비하는 가수, 또한 잊혀진 글래머 배우를 불러 비키니를 입히는 경우가 그런 식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면 조금만 인지도가 있어도 비키니를 꺼려한다. 그럴 때는 또 다른 파격노출이 있는 것 처럼 낚시질 홍보를 한다"고 덧붙였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연예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모바일 화보=싸구려 화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실제로 모바일 화보를 통해 스타의 가치가 '업' 된다고 생각하는 연예 관계자는 드물다. 반대로 모바일 화보를 찍었다간 스타의 이미지만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관계자가 다수다.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패션 하우스의 생각도 비슷하다. 실제로 유명 패션 하우스의 의상 협찬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패션지 촬영을 할 때는 컨셉이 있기 때문에 비키니를 입을 수 있고, 란제리만 입고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스타화보는 돈을 벌기위한 섹시 컨셉이기에 무조건 노출하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보를 찍은 연예인의 면면을 살펴보면 톱스타는 꺼릴 수 밖에 없는 라인업이다. 스타가 없는 스타화보에 어느 스타가 모험을 감수하며 도전하겠냐"고 반문했다. ◆ 대안은 없을까?…"SKT의 구조개선 시급" SKT는 올해 1월 '스타화보'의 네임밸류를 다시 찾겠다는 의지로 탤런트 고아라를 선택했다. 제작사는 7,000만원 가까운 돈을 들여 스페인을 찾았고,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퀄리티 높은 럭셔리 화보를 완성했다. 문제는 이런 의지가 꾸준하지 못하다는데 있다. 비용 대비 수익을 따지다보니 결국 스타화보는 다시 스타없는 화보로 전락하고 말았다. 제작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책이 문제였다. 화보 제작사 관계자 A씨는 "SKT가 스타화보 서비스 요율을 10%대로만 낮춰도 제작사는 모델 개런티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다. 그럼 비싼 돈을 들여 톱스타를 모델로 영입할 수 있고, 스타화보에 대한 인식도 개선될 것이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일본 통신사의 경우에도 서비스 수수료로 10% 이상 가져가지 않는다. SKT의 지나친 욕심이 제작비 압박으로 이어져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SKT가 요율을 낮추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을 찾아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개런티나 제작비 지원이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SKT가 화보 수익의 일부를 제작 지원 형태로 돌린다면 제작사는 한결 여유있게 제작할 수 있다"면서 "넉넉한 제작비로 최고의 스타를 최상의 환경에서 찍는다면 연예계 뿐 아니라 패션계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추락하는 스타화보에는 날개가 없다. 만약 날개를 달아 다시 비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SKT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 SKT가 서비스 몫으로 가져가는 요율을 낮추거나, 아니면 화보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개런티 등에 재투자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돌리기 위한 통신사의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스타화보는 여전히 스타없는 섹시화보에 머물 수 밖에 없다. < 사진 = 김용덕·이승훈·이호준기자 > - 대한민국 스포츠 연예 뉴스의 중심 스포츠서울닷컴 Copyrights ⓒ 스포츠서울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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