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이틀째 도심서 충돌… 경찰 “주동자 영장 등 엄단”

세계일보 기사전송 2008-05-2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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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밤 서울 청계광장에서 경찰이 전경버스를 동원해 광화문 도심으로 이어지는 광장 쪽을 봉쇄한 가운데 수천여명의 시민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이종덕 기자

검찰과 경찰은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불법시위를 벌인 참가자 37명을 연행해 주동자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는 등 엄정 대응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이 지난 2일 촛불집회 이후 강제해산에 나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고, 시위대에 대해 사법처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법당국은 2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집회·시위 현장에서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과격 폭력행위를 주도한 경우 철저하게 수사해 엄단하고, 체포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담 정도를 확인한 뒤 책임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형법상 일반교통 방해, 집시법상 해산 요구 불응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브리핑에서 “시위대 중 해산 명령을 거부한 채 도로를 점거하고, 연행 과정에서 경찰관 폭행에 가담한 37명을 현행범으로 체포, 이들 중 불법행위를 주도한 사람을 가려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경찰의 촛불집회 참가자 연행에 반발해 전날에 이어 또다시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 회원과 안티 2MB 카페, 미친소닷넷 회원 등 2500여명은 이날 오후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거리행진을 강행했다.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 회원들이 이날 오후 2시 서울 대학로에서 청계광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막아서면서 한때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날 밤 집회 참가자 중 1500여명이 경찰과 대치하면서 한때 서울 세종로 광화문 도로와 인근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서울지방경찰청 부근 등이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등 지도부는 이날 청계광장에서 미국과의 소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며 철야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운송 저지 투쟁과 미국산 소고기 불매운동 등 향후 계획을 밝히고, 경찰의 강제진압과 시민 연행을 규탄했다.

이에 앞서 전날인 24일 촛불집회 참가자와 경찰 간에 첫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양측 간 충돌은 오후 7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17차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 3500여명(경찰 추산)이 오후 9시를 넘어 청와대 쪽으로 행진하면서 시작했다.

이들은 세종로사거리 교보문고 앞 도로에서 경찰이 저지하자 왕복 8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대치했고, 500여명은 자정을 넘겨 다음날 오전 4시15분까지 시위를 계속했다. 경찰은 결국 이를 불법 시위로 규정하고 강제해산에 나서 여성 5명을 포함해 37명의 참가자를 연행했다.

경찰의 진압이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스크럼을 짜며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 참가자와 진압 경찰이 부상을 당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시위로 연행된 37명 가운데 고교 3학년생 한 명이 있는 것을 확인, 학생 신분임을 감안해 훈방조치했다.

김재홍·김정현·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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