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응원한다" vs "아이 걱정"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씨(41)는 이달 16일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4일 아들의 출산 소식을 알렸다. /사진=후지타 사유리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41)가 정자 기증을 받아 출산을 했다. 한국 사회에서 흔하지 않은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한 사유리씨의 결정에 대해 시민들은 응원과 우려의 시선을 보낸다.
'비혼모' 사유리…지난 4일 출산사유리는 17일 SNS를 통해 "2020년 11월4일 한 아들의 엄마가 됐다,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해주고 싶다"며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위주로 살아왔던 제가 앞으로 아들 위해서 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의 한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난소 나이 48세라는 진단을 받자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아이를 갖기로 마음 먹었다고 전해졌다. 급하게 결혼할 수 없다는 생각에 비혼을 결정하기도 했다.


사유리가 한국이 아닌 일본을 택한 이유는 한국에서는 비혼모가 합법적으로 시험관 시술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하지 않고 정자 기증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아이를 갖는 여성을 '비혼모'라고 칭한다.

"아이 향한 사회의 시선 걱정된다" vs. "다른 형태 가정 인정해야"사유리의 결정에 대해 응원과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린다. 비혼모 선택이 존중 받아야 한다는 주장과 아이가 받을 사회적 시선이 아직은 따가울 수 있다는 우려다.

자영업자 양모씨(31)는 "아버지가 없다는 것을 의식하기 쉬운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생각하면 걱정된다"면서 "당장 학교만 입학해도 학부모를 부르는데 아이가 크면서 아버지의 부재가 트라우마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직장인 윤모씨도 "본인이 충분히 숙고해서 선택했다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부모가 있어야 정상가족이라 보는 우리 사회가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돼 미리 걱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우려를 넘어 우리 사회가 더욱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직장인 김은혜씨(28)는 "양육자가 경제적·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다면 비난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 "미혼모·미혼부·한부모가정 등처럼 다양한 이유로 아이를 혼자 키우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유리씨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엄마, 아빠가 없으면 '정상 가족'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면서 "전통적인 4인 핵가족에 틀에 매달리지 말고 사실혼이나 비혼모 등도 인정을 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미혼 여성이 정자 기증을 받아 아이를 낳는 것이 불법인 상황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직장인 하모씨는 "생명 윤리 등 여러 이유로 아무나 수정임신을 못하게 하는 걸텐데 사유리 건을 보면 사실 안해줄 이유는 없다고 본다"면서 "법이나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영역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에서 이러저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결혼도 못하고 아이도 잘 안 갖는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사유리는 결혼하지 않고도 출산한 것이 어떻게 보면 참 대단한 것 같아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