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년 김래원 “이제는 ‘청춘스타’ 대신 배우로서 길 모색”

입력 2017.03.15 (13: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배우 김래원(36)이 죄수복을 입고 돌아왔다.

출세욕에 눈먼 속물 검사(드라마 '펀치'), 로맨틱한 의사(드라마 '닥터스'), 친구를 배신하는 조직폭력배(영화 '강남 1970')로 다른 옷을 갈아 입은 뒤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프리즌'에서 전직 경찰 유건역을 맡았다. 한때 검거율 100%를 자랑하는 잘나가는 경찰이었지만, 뺑소니 등으로 감옥에 들어온 인물이다. 교도소의 제왕이자 절대 악인인 익호역을 맡은 한석규와 투톱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15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래원은 "큰일 났네,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래도 영화에 관해 물을 때마다 중저음의 차분한 말투로 긴 답변을 내놨다. 전날 영화 '프리즌' 시사회를 본 그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영화가 조금 무게감 있게 나온 것 같아요. 사실 유건이라는 캐릭터가 처음 시나리오상에는 훨씬 더 무겁게 그려져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 가벼우면서도 작은 재미를 주기 위해 감독님과 오랜 상의 끝에 '꼴통' 캐릭터로 바꿨죠."

유건은 교도소 입소 첫날부터 다른 재소자들과 주먹다짐하는 등 말썽을 피운다. 그러다 위기에 처한 익호를 몇 차례 구해주며 그의 눈에 들고, 익호의 오른팔이 돼 범죄 세계에 입문한다.

김래원은 대선배인 한석규와의 연기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한석규가 카리스마로 극 전체를 압도하지만, 그 사이사이를 메우며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은 김래원이다. 그는 거꾸로 매달리고, 맞고, 때리는 등 거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액션 연기가 많아 몸이 힘들기는 했죠. 제가 예전에 '해바라기'(2006)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찍고 나서는 일주일 동안 링거를 꽂고 있어요. 온몸에 멍도 생겼고요. 하지만 이제는 액션 연기에도 요령이 생겼고, 남는 에너지를 연기나 주변 스태프들을 챙기는 데 쏟을 수 있는 여유도 생긴 것 같아요. 20대 때는 제 연기만 하고 주변이 안보였거든요. 하지만, 주변을 두루두루 챙기는 것도 주연 배우의 역할인 것 같아요."

1997년 MBC 드라마 '나'로 데뷔한 김래원은 올해로 연기 인생 20주년을 맞았다. 어느덧 촬영장에서 중견 배우가 된 그는 연기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자세도 많이 달라진 듯했다.

"이제는 청춘스타로서 모습보다는 배우로서의 앞날을 생각하면서 나아가고 있어요. 과거에는 제가 주도해서 연기하고, 제가 본 시나리오대로 연기를 했어요. 지금은 연출자의 의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제가 연출자의 좋은 도구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김래원은 한석규를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다. 7년째 낚시를 함께해온 두 사람은 낚시터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잘 정도로 친한 사이다.

"한석규 선배님은 7년 동안 옆에서 봐왔지만, 정말 한결같은 분이세요. 매일 가족들과 20분씩 통화를 하죠. 촬영장에서도 후배들을 많이 챙겨주시고요. 연기를 할 때는 순간적으로 열정적이고 날카로운 면도 보여주시죠."

김래원은 요즘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2000)에 푹 빠져있다.

"드라마 '닥터스'를 끝내고 집에서 쉬면서 '캐스트어웨이'를 우연히 다시 봤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톰 행크스처럼 무인도에 표류한 역할을 제가 하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굉장히 사실적이고, 삶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이 담긴 영화인 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그런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데뷔 20년 김래원 “이제는 ‘청춘스타’ 대신 배우로서 길 모색”
    • 입력 2017-03-15 13:52:18
    연합뉴스
배우 김래원(36)이 죄수복을 입고 돌아왔다.

출세욕에 눈먼 속물 검사(드라마 '펀치'), 로맨틱한 의사(드라마 '닥터스'), 친구를 배신하는 조직폭력배(영화 '강남 1970')로 다른 옷을 갈아 입은 뒤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프리즌'에서 전직 경찰 유건역을 맡았다. 한때 검거율 100%를 자랑하는 잘나가는 경찰이었지만, 뺑소니 등으로 감옥에 들어온 인물이다. 교도소의 제왕이자 절대 악인인 익호역을 맡은 한석규와 투톱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15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래원은 "큰일 났네,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래도 영화에 관해 물을 때마다 중저음의 차분한 말투로 긴 답변을 내놨다. 전날 영화 '프리즌' 시사회를 본 그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영화가 조금 무게감 있게 나온 것 같아요. 사실 유건이라는 캐릭터가 처음 시나리오상에는 훨씬 더 무겁게 그려져 있었어요. 그래서 조금 가벼우면서도 작은 재미를 주기 위해 감독님과 오랜 상의 끝에 '꼴통' 캐릭터로 바꿨죠."

유건은 교도소 입소 첫날부터 다른 재소자들과 주먹다짐하는 등 말썽을 피운다. 그러다 위기에 처한 익호를 몇 차례 구해주며 그의 눈에 들고, 익호의 오른팔이 돼 범죄 세계에 입문한다.

김래원은 대선배인 한석규와의 연기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한석규가 카리스마로 극 전체를 압도하지만, 그 사이사이를 메우며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은 김래원이다. 그는 거꾸로 매달리고, 맞고, 때리는 등 거친 액션 연기를 선보인다.

"액션 연기가 많아 몸이 힘들기는 했죠. 제가 예전에 '해바라기'(2006)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찍고 나서는 일주일 동안 링거를 꽂고 있어요. 온몸에 멍도 생겼고요. 하지만 이제는 액션 연기에도 요령이 생겼고, 남는 에너지를 연기나 주변 스태프들을 챙기는 데 쏟을 수 있는 여유도 생긴 것 같아요. 20대 때는 제 연기만 하고 주변이 안보였거든요. 하지만, 주변을 두루두루 챙기는 것도 주연 배우의 역할인 것 같아요."

1997년 MBC 드라마 '나'로 데뷔한 김래원은 올해로 연기 인생 20주년을 맞았다. 어느덧 촬영장에서 중견 배우가 된 그는 연기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자세도 많이 달라진 듯했다.

"이제는 청춘스타로서 모습보다는 배우로서의 앞날을 생각하면서 나아가고 있어요. 과거에는 제가 주도해서 연기하고, 제가 본 시나리오대로 연기를 했어요. 지금은 연출자의 의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제가 연출자의 좋은 도구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김래원은 한석규를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다. 7년째 낚시를 함께해온 두 사람은 낚시터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잘 정도로 친한 사이다.

"한석규 선배님은 7년 동안 옆에서 봐왔지만, 정말 한결같은 분이세요. 매일 가족들과 20분씩 통화를 하죠. 촬영장에서도 후배들을 많이 챙겨주시고요. 연기를 할 때는 순간적으로 열정적이고 날카로운 면도 보여주시죠."

김래원은 요즘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캐스트 어웨이'(2000)에 푹 빠져있다.

"드라마 '닥터스'를 끝내고 집에서 쉬면서 '캐스트어웨이'를 우연히 다시 봤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톰 행크스처럼 무인도에 표류한 역할을 제가 하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굉장히 사실적이고, 삶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이 담긴 영화인 것 같아요. 기회가 되면 그런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