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택시, 요금은 싸지만…앞길은?

입력 2010.03.0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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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달 말부터 경기도 성남시에서 처음으로 1000cc 미만인 경차 택시가 운행을 시작했는데요,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 시민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하지만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데다 불편한 점도 적지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오수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차들이 즐비한 비좁은 골목길을 가뿐히 지나가고..

가파른 언덕길도 척척 올라갑니다.

지난달 24일부터 경기도 성남시에서 운행을 시작한 경차 택시.

무엇보다 저렴한 요금이 눈에 띕니다.

기본요금뿐 아니라 미터당 요금도 일반 택시보다 저렴해 평균 요금이 23%나 쌉니다.

낯선 택시를 신기해하던 시민들도 싼 요금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경애(경기도 성남시 서현동) : "오늘 처음 타보니까 승차감도 좋고 요금도 싸서 좋고.."

<인터뷰> 황선화(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 : "아무래도 요금도 저렴하고 기사분들도 친절하고 그러니까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정작 택시기사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차 안이 좁다 보니 장거리 운행이 힘든데다 단체 손님이나 짐을 가진 손님은 태우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고가 나면 중형차보다 위험하다는 점 때문에 신경도 훨씬 많이 쓰인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장현수(경차 택시 운전사) : "중형차가 운전하는 게 안정감도 있고 불안감도 덜하고, 신호대기 중에 항상 룸미러로 뒤에 오는 차량을 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윤을 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운전기사들이 반나절 운행을 한 뒤 회사에 내야하는 납입금은 9만 원 정도.

요금이 싼 만큼 더 많은 손님을 태워야 하는 경차택시로선 경기 불황으로 손님이 줄어든 요즘 적자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일반 중형택시보다 차량 값이 백여만 원 정도 싼데다 연료비 절감효과도 기대만 못하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황의돈(OO택시회사 전무) : "크게 절감되는 게 연료비 외엔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부 지원이나 보조를 기대하고 있는 중이죠."

법까지 바꿔가며 경차택시를 적극 도입한 성남시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입니다.

<녹취> 성남시 교통지도과 관계자 : "지금 쉽게 얘기하면 아직 한 두달 지나봐야 하는데... 반응은 좋은데...좀 지나보면.."

이렇다 보니 강릉과 원주 등 경차택시에 관심을 보였던 다른 지자체들도 주춤하고 있습니다.

<녹취> 강릉시청 관계자 : "저희가 시에서 경차택시를 보급하는 게 아니구요, 업체에서 대체를 하는 차를 경차로 하겠다는 거지.."

시민들의 새로운 발이 되겠다며 의욕적으로 출범한 경차 택시.

반짝 전시행정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다양한 지원과 보완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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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차 택시, 요금은 싸지만…앞길은?
    • 입력 2010-03-09 20:31:55
    뉴스타임
<앵커 멘트> 지난달 말부터 경기도 성남시에서 처음으로 1000cc 미만인 경차 택시가 운행을 시작했는데요,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 시민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하지만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데다 불편한 점도 적지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오수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차들이 즐비한 비좁은 골목길을 가뿐히 지나가고.. 가파른 언덕길도 척척 올라갑니다. 지난달 24일부터 경기도 성남시에서 운행을 시작한 경차 택시. 무엇보다 저렴한 요금이 눈에 띕니다. 기본요금뿐 아니라 미터당 요금도 일반 택시보다 저렴해 평균 요금이 23%나 쌉니다. 낯선 택시를 신기해하던 시민들도 싼 요금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경애(경기도 성남시 서현동) : "오늘 처음 타보니까 승차감도 좋고 요금도 싸서 좋고.." <인터뷰> 황선화(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 : "아무래도 요금도 저렴하고 기사분들도 친절하고 그러니까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정작 택시기사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차 안이 좁다 보니 장거리 운행이 힘든데다 단체 손님이나 짐을 가진 손님은 태우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사고가 나면 중형차보다 위험하다는 점 때문에 신경도 훨씬 많이 쓰인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장현수(경차 택시 운전사) : "중형차가 운전하는 게 안정감도 있고 불안감도 덜하고, 신호대기 중에 항상 룸미러로 뒤에 오는 차량을 봅니다." 더 큰 문제는 이윤을 내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운전기사들이 반나절 운행을 한 뒤 회사에 내야하는 납입금은 9만 원 정도. 요금이 싼 만큼 더 많은 손님을 태워야 하는 경차택시로선 경기 불황으로 손님이 줄어든 요즘 적자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더구나 일반 중형택시보다 차량 값이 백여만 원 정도 싼데다 연료비 절감효과도 기대만 못하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황의돈(OO택시회사 전무) : "크게 절감되는 게 연료비 외엔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정부 지원이나 보조를 기대하고 있는 중이죠." 법까지 바꿔가며 경차택시를 적극 도입한 성남시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입니다. <녹취> 성남시 교통지도과 관계자 : "지금 쉽게 얘기하면 아직 한 두달 지나봐야 하는데... 반응은 좋은데...좀 지나보면.." 이렇다 보니 강릉과 원주 등 경차택시에 관심을 보였던 다른 지자체들도 주춤하고 있습니다. <녹취> 강릉시청 관계자 : "저희가 시에서 경차택시를 보급하는 게 아니구요, 업체에서 대체를 하는 차를 경차로 하겠다는 거지.." 시민들의 새로운 발이 되겠다며 의욕적으로 출범한 경차 택시. 반짝 전시행정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다양한 지원과 보완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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