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2' 김소연 "버티다보면, 다 지나가더라"

기사등록 2022/09/12 11:00:00

최종수정 2022/09/14 14:20:22

매번 패자부활전 통해 준우승 일궈낸 싱어송라이터

첫 디지털 싱글 '바다야'로 호평

[서울=뉴시스] 김소연. 2022.09.12. (사진 = MA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소연. 2022.09.12. (사진 = MA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을 접했거나, 엄청나게 큰 것을 마주했을 때 싱어송라이터 김소연(21)의 노래를 들으면 된다.

저 아득한 수평선 앞에서 "바다야, 내 마음아, 내 꿈들아 / 고개를 들고 가슴을 펴고 날아라"라고 한껏 노래하게 될 테니. 김소연이 최근 발매한 첫 디지털 싱글 '바다야'는 그런 노래다. 김소연이 작사·작곡했다.

원래도 김소연은 주로 자연, 계절 관련 노래를 만들고 불렀다. 지난 2020년 인디밴드 '연(淵)' 소속으로, 자작곡 '여름 이야기'를 발매하며 데뷔했다. 단숨에 주목 받지는 못했다. 지난해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8 송가인 편에서 20학번 실력파 듀오로 출연해 대중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JTBC '싱어게인2-무명가수전'에 7호 가수로 나서 약간은 거칠면서도 호소력 짙은 몽환적인 음색, 탁월한 무대 장악력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세미 파이널 패자부활전에서 부른 밴드 '디어클라우드'의 '얼음요새'는 호소력 짙은 무대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특히 '싱어게인2-무명가수전'에서 2라운드부터 세미 파이널까지 전부 추가합격으로 올라가 최종 2위를 차지한,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상 드문 기록을 세웠다. 뚝심을 높게 평가 받은 이유다. 폭우가 쏟아진 최근 충정로에서 만난 김소연은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음악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바다야'는 소연 씨다운 노래예요.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작곡 스터디'를 했는데 써가야 할 곡을 쓰기 위해서 만들었던 곡이에요. 떠나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막상 잠수를 탈 용기는 없고, 그런 마음을 가사에 담았어요. 자유롭고 싶다는 마음으로부터 나온 가사죠."

-작곡 스터디는 원래 했었던 건가요?

[서울=뉴시스] 김소연. 2022.09.12. (사진 = MA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소연. 2022.09.12. (사진 = MA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원래 곡을 많이 쓰는 사람이었는데, 바빠지다보니까 음악에 할애하는 시간이 적어졌어요. 거기에 대해 힘들어하는 걸 주변에서 보고 '인위적으로라도 곡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는 게 어떻겠냐'라고 제안을 했고, 제가 협심을 한 거죠. 곧 다시 참여할 겁니다."

-맨 처음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별다른 계기는 없었어요. 교회에서 노래를 하게 됐는데 제 목소리가 특이하다 보니까 집사님들이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죠. 다 같이 부르면, 제 목소리만 튀니까요. 집사님들이 제 목소리를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고 어머니께 보컬 레슨을 시키라고 했어요. 그래서 같이 교회에 다니는 언니에게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 노래에 재미를 들였던 거 같아요."

-목소리가 무척 매력적인데요. 어릴 때 소연 씨도 본인의 목소리가 다르다는 걸 느꼈나요?

"저는 비교 당하는 게 일이었어요. 심지어 같이 노래를 하는 싱어 언니가 청량하고 예쁜 목소리를 가졌었어요. 둘이서 같이 노래를 하다 보면, 제가 언니 목소리를 잡아 먹는다고 할 정도였죠. 예쁘게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 그것이 반복되다 보니까 주눅드는 게 있었지만, 지속이 되다 보니 악에 받치더라고요. 일궈내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죠. 그리고 자존감이 낮아 있던 초등학교 6학년 때 제 담임 선생님이 당시 제 목소리의 진가를 알아봐주셨어요. 제 목소리가 특별하다며 '동요대회 나가봐라' '합창단 들어가라'고 얘기해 주시고, 학예회 때는 주인공 역할도 주셨죠. 그 분 덕분에 자신감을 많이 찾았어요."

-초등학교 5학년 이후 가수에 대한 꿈은 한번도 변치 않았나요?

"꿈이 한번도 변한 적 없고 후회한 적도 없어요."

-노래가 왜 이렇게 좋아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힘들 때 노래를 부르고, 우울할 때 노래를 부르죠. 왜 좋아하게 됐는지는 몰라요. 습관이 돼서 그럴까요. 우울하면 밝은 노래를 찾아듣는 사람이 있고, 더 우울한 걸 찾아듣는 사람이 있잖아요. 전 후자예요.

[서울=뉴시스] 김소연. 2022.09.12. (사진 = MA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소연. 2022.09.12. (사진 = MA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게 위로를 받았던 순간이 있나요?

"제 사운드 클라운드에 '사일런트'라는 노래가 있어요. 가장 가까운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쓴 노래예요. 그 분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뭐라고 위로를 해야 할 지 모르겠는 거예요. 사람이 힘든 것도 넘어 보이면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되잖아요. 그 분의 마음이 어떤 지는 알겠는데 감히 '알겠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그 때의 이야기를 노래 가사에 적어서 들려줬어요. 한동안은 그 노래를 못 듣겠다고 하셨고, 두 달 정도 뒤에 라이브로 들으셨는데 '너무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가사는 위로를 담은 게 아니었어요. 그 때 상황을 적나라하게 직접적으로 표현한 가사였죠. 인생의 가장 큰 상처를 직접 대면하면 더 우울해질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공감하려고 노력했다는 지점에서 위로를 얻으신 거 같아요."

-2020년에 밴드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대학 실용음악과 앙상블 수업에서 자작곡을 완곡하는 과제가 주어졌어요. 제가 아이리시 풍이나 북유럽 풍의 음악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퍼커션 하는 친구랑 같이 하고 싶었어요. 그 기회에 친해졌고 밴드를 결성하게 됐죠. 멤버 중에 세종시에 사는 친구가 있어서 세종시가 지원한 인디 아티스트 프로젝트로 음반을 내고 데뷔했습니다."

-팀 이름을 못 연(淵)으로 지은 이유가 있나요?

"저희가 자연주의적인 사운드를 추구해요. 자연과 가까운 이름을 찾다가 지었죠. 탈퇴한 멤버가 제 이름에서 따서 지어줬어요. 현재 4인 체제인데 다른 멤버들은 다 군 복무 중이에요."

-평범하지 않은 악기를 좋아하는 거 같아요.

"(다양한 연주법으로 유명한) 제가 시규어 로스, 본 이베어를 가장 동경해요. 그렇다보니 같은 악기를 연주하라도 다른 방법으로 연주해볼 수 없을까 고민하죠."

-요즘 관심 있는 악기가 있나요?

[서울=뉴시스] 김소연. 2022.09.12. (사진 = MA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소연. 2022.09.12. (사진 = MA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비트 메이킹' 공부를 하고 싶어요. 아무래도 혼자서 하다 보니 제한이 있더라고요. 하고 싶은 게 머릿속에는 있는데 표현이 안 되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음악에 대한 열정이 큰 거 같아요.

"마니악하게 음악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어요. 전 아직도 모르는 게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중적인 것과 부딪히면 힘든 거 같아요."

-코로나 기간에 데뷔를 했어요. '싱어게인2' 전국 투어로 팬들과 만나는 건 어땠나요?

"약간의 공황이 왔어요. 많은 분들께 제 목소리를 들려드리는 건 영광스런 일이죠. 감사하고. 그런데 노래만 할 수는 없잖아요. 말을 잘 하기 힘든 거예요. 다른 언니, 오빠들은 되게 잘하시거든요. 그런데 점점 하다 보니까 방법을 알게 됐어요. 초반보다는 나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아직은 부족하죠. 근데 말을 잘 못하는 게 제 캐릭터가 되기도 했어요. 하하."

-자연은 왜 그렇게 좋아해요?

"아무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좋아요. 그 압도감이 대단하잖아요. 제게 이런 저런 일이 있어도, 거대한 풍경을 보면 모든 것이 덧없게 느껴지죠. 제 노래엔 날씨나 온도에 대한 키워드가 많이 등장해요. 공기도 더운 공기가 있고 찬 공기가 있잖아요. 바람 역시 찬 바람이 있고, 서늘한 바람도 있죠. 제가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날씨에 맞게 산책하면서 듣기에 좋은 플레이 리스트도 갖고 있고요. 계절과 음악을 연결 짓는 게 습관이에요."

-벌써 '싱어게인2'를 접한 지 사계절이 지났네요. 1년 전 소연 씨 본인에게 한마디를 해준다면요.

"'버텨라'요. (그렇게 잘 버텼는데 또요라고 묻자) 약간 속된 말로 '존버'(힘들게 버티기)라고 하잖아요. 요새 제 좌우명이에요. 버티다보면, 언젠가는 다 지나가더라고요. 인생은 '버티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전 가수를 직업이라 생각 안 하고 숙명이라고 여기거든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싱어게인2' 김소연 "버티다보면, 다 지나가더라"

기사등록 2022/09/12 11:00:00 최초수정 2022/09/14 14:20:22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