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phie 런던아트]서도호 '집-통로' 홀릭…FT '꼭 봐야하는 전시'

기사등록 2017/02/19 15:47:49

최종수정 2017/02/19 15:47:52

【뉴시스】서도호 작가가 '통로(사이공간)'를 주제로  런던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 본점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뉴시스】서도호 작가가 '통로(사이공간)'를 주제로  런던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 본점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英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韓작가 첫 개인전 화제
30년 전통 쿠사마야요이·크리스오필리그 등 전속
서도호, 집보다 '통로'… '드로잉이 된 조각' 첫 선


【런던 =뉴시스】박혜영 미술칼럼니스트 = “삶은 시작과 끝이 정해지지 않은 통로이다. 우리는 목적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지만, 항상 그 사이공간은 잊는다. 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않는 이 평범한 사이공간없이 우리는 A에서 B로 갈수가 없다” (서도호)

 2012년 서울 리움에서 ‘집속의 집’ 전시와,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푸른 집을 지었던 서도호(55)의 영국 런던 첫 상업갤러리에서 개인전이 성황리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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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서도호 'Passage/s'는 '집' 그 자체보다  '집(공간)'으로 가는 그 통로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는 전시다.
 지난 1일부터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 본점에서 펼친 이번 전시는 개막부터 화제였다. 오프닝에만 (갤러리 추산) 약 800명의 관객들이 찾았고, 가디언지는 물론, 파이낸셜 타임즈에도 '꼭 봐야하는 전시'로 기사를 실었다. 전시 20여일일 지났지만 SNS에는 홍보와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는 쿠사마야요이,피터도이그, 크리스 오필리등 세계적인 작가가 소속되어 있다. 서도호 전시는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의 첫 한국작가 전시다. 그동안 미국, 싱가포르,일본등을 비롯하여 주로 미술관에서 관객들과 소통해온 작가여서인지 유럽의 컬렉터들이 호응을 보이고 있다.

 서도호와 빅토리아 미로갤러리와 인연은 '집'을 통해서다.

 5년전쯤 서도호가 런던에 둥지를 틀었을때 빅토리아 미로 대표가 이웃 집에 살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이웃사촌으로 가까워졌고, 그 인연이 이 전시로 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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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서도호의 '드로잉이 된 조각'
 지금은 빅토리아 미로씨가 이사를 갔지만, 비지니스파트너를 넘어 아티스트와 갤러리라는 동반자로서 신뢰와 예술적 공감을 나누는 사이로 발전하게 됐다고 한다.

 빅토리아 미로 대표(72)는  1985년 빅토리아 미로갤러리를 세워 크리스 오필리, 채프만 형제등을 발굴해 런던 미술 비평가,작가,컬렉터들 사이에서 '미술계에서 보기힘든 진실하고 정직한 갤러리스트'로 정평이 나있다. 소속 작가들을 존중하고,미술시장과의 타협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갤러리의 컬러를 유지하고 있다. 빅토리아 미로는 런던 와프로드에 본점이, 메이페어에 2호점이 있고, 오는 5월 베니스비엔날레의 오프닝과 동시에 이탈리아 베니스 지점(3호점)을 오픈예정이다.

 서도호는 이번 전시 타이틀을 'Passage/s'로 선보인다.

 기존에 한국에서 전시 '집속의 집'이 차곡히 접어서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는 ‘이동 가능한 공간’으로서의 '집'으로 특정지역과 위치에 고정된 공간의 개념을 초월하여 시공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이었다면, 이번 전시에는 '집' 그 자체보다  '집(공간)'에서 '집(공간)'으로 가는 그 통로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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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서도호의 런던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 본점에서 여는 개인전은 3월 18일까지 열린다.
 작가가 살았던 지난 베를린의 집-뉴욕의 집- 첫번째 런던 집-어렸을 적 살았 던 서울 성북동 집- 다시 로드아일랜드에서의 집- 지금 살고 있는 런던 집을 이어 만든 통로를 걷다보면 각각의 기억속의 집과, 그들이 걸어온 길 '삶의 통로'를 환기시킨다.

 맑은 색감의 얇고 투명한 천재질의 벽면은 공간을 투과시키고, 무게감이 없어 더 초현실적으로 느껴지는데, 이때문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기억과 향수를 더듬는데 더 큰 몰입을 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기법의 신작도 소개됐다. 서도호의 대표적인 건축적인 조각이 평평하게 눌러져 2차원의 드로잉으로 변화된 것이다. 젤라틴 직물로 만들어진 그의 작업을 물에 담그면 젤라틴은 녹고 용해된 섬유조직의 골격 이미지가 종이에 남는다. 남은 이미지로 드로잉이 된 작품과 그 과정은, 정체성의 경계를 넘나듦으로서의 융합과 혼성을 이뤄내는 서도호의 작품세계와  닮아있다. (서도호는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후 미국 로드아일랜드스쿨오브 디자인과 예일대학에서 회화와 조각을 전공했다. 천을 이용한 정교한 설치와 미니어처같은 조각 작업으로 지난 20여년간 미국과 유럽에서 주목받았다. 미술가 집안으로 부친은 '한국화가 대부' 서세옥 화백이다.)

 새해, 런던은 한국작가들의 개인전이 잇따라 K-아트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런던 화이트 큐브갤러리에서 단색화가 박서보 개인전이 열린데 이어 서도호의 개인전은 교포와  런던에서 활동하는 미술인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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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서도호의 '드로잉이 된 조각'
 "삶은 시작과 끝이 정해지지 않은 통로'라고 전하는 서도호의 작품처럼 '아무도 관심을 갖지않는 이 평범한 사이공간', 런던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유럽인들 만큼이나 서도호의 작품에 공감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알록달록 무지개빛으로 투명하게 수놓고 통과시키는 서도호의 작품은 '우리들에게,통로(과정)에서의 삶의 의미를 알아가고, 색색의 천들이 겹쳐 이루며 보여주는 색의 조화처럼 느리지만 여유있고 가치있게 우리의 삶을 가꾸어 가자는 의미로 다가온다. 런던을 찬란하게 물들이고 있는 전시는 3월 1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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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영(Sophie Park) 미술칼럼니스트= 홍익대 미술대학원 예술기획과를 졸업하고, 10년간 서울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했다. 이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런던 시티대학교에서 아트 경영과 정책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영국국립초상화 미술관에서 근무했고, 현재 아트 어드바징 회사 SoArt_London 대표로,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아트 어드바이저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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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런던아트]서도호 '집-통로' 홀릭…FT '꼭 봐야하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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