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다양하게, 더 편리하게 돌아온 서울 속 '파리공원'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2.04.29. 11:10

수정일 2022.04.29. 15:48

조회 2,359

한낮은 이미 여름이 찾아온듯한 날씨다. 이런 날, 공원에 들어서면 싱그러운 기분이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신선한 공기까지 누릴 수 있다. 기후 위기 속 나무숲은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하는 환경 중 하나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도심을 빌딩숲과 나무숲이 공존하는 ‘녹지생태도심’으로 바꿔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관련기사] 서울 곳곳이 숲세권! 축구장 20배 규모 녹지 만든다

나무가 많아질 거라는 반가운 계획을 접할 즈음, 시선을 끄는 장소가 있었다. 새 단장을 마치고 돌아온 양천구의 파리공원이다. 이름만으로도 이국적인 그곳으로 향했다.
2022년 새 단장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파리공원', 양천구에 위치해 있다.
2022년 새 단장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파리공원', 양천구에 위치해 있다. Ⓒ박은영
앉아서 쉬거나 뛰놀 수 있는 파리공원의 넓은 공간들
앉아서 쉬거나 뛰놀 수 있는 파리공원의 넓은 공간들 Ⓒ박은영

파리공원은 양천구 신시가지 택지 개발 당시 조성된 목동중심축 5개 공원 중 하나다. 지난 1987년 7월, 한불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곳으로 서울에는 파리광장을 파리에는 서울광장을 세운 것. 주요시설은 한불마당, 연못, 분수대, 파리광장, 야외무대광장 등이다.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게이트볼장, 농구대, 역기, 철봉 등 체육시설도 조성돼 있다.
파리공원 속 상징과도 같은 에펠탑
파리공원 속 상징과도 같은 에펠탑 Ⓒ박은영
파리공원에 새롭게 선보인 살롱 드 파리
파리공원에 새롭게 선보인 '살롱 드 파리' Ⓒ박은영

바로 그 파리공원이 새로 탄생했다. 2020년 8월부터 파리공원 재조성을 시작한 양천구는 구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설계내역을 조정했다. 1987년에 처음 계획했던 가치를 존중하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기능을 찾겠다는 취지였다. 필자는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공원의 변화가 더욱 궁금했다. 개장이 시작된 첫 날, 그곳을 찾았다. 목동 아파트 단지에 조성된 파리공원은 지하철 2호선 당산역에서 마을버스로 10분 거리다. 

파리공원의 규모는 마치 놀이공원과 같았다.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간에 들뜬 아이들이 있다. 그 곁을 지키는 어른들 역시 기대할 것이 있는 표정이다. 아이들의 공간 주위로 세트처럼 조성한 어른들의 벤치가 눈에 들어왔다. 잔디에 앉아서 쉴 수 있는 그늘 벤치도 보인다. 특히 IoT센서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공기를 정화하며, 외부 기온에 따라 쿨링·온열 기능이 가능한 ‘스마트 파고라’를 설치했다. 또, 태양광으로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한 스마트벤치와 더불어 가로등과 와이파이, 비상벨과 CCTV 기능이 있는 스마트폴이 안심을 더한다.
들어가고 싶어지는 책 쉼터, 아쉽게도 아직 개방 전이다
들어가고 싶어지는 책 쉼터, 아쉽게도 아직 개방 전이다 Ⓒ박은영
야외공연장 전경
야외공연장 전경 Ⓒ박은영

새롭게 단장한 파리공원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에펠탑 조형물과 프랑스식 자수화단으로 상징성을 더했다. 서울광장, 파리광장, 한불마당 등 기존의 상징적 공간은 전체적인 틀을 유지한 가운데 한국의 건곤감리 패턴을 한불마당 포장에 새로이 도입했다고 한다.

‘살롱 드 파리(Salon de Paris)’라는 문구가 걸린 새 건물도 조성했다. 파리공원만의 문화·예술적 특징을 반영한 곳으로 프랑스 문화원과 연계한 프로그램과 교육과 전시 등이 가능한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개장기념으로 ‘파리공원의 시각, 기록 그리고 새로움’을 주제로 한 아카이빙 전시도 약 2개월 간 진행된다고 한다. 35년 전 파리공원 최초 설계안과 그동안 변화과정, 그리고 오래 새롭게 선보이는 공원디자인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듯하다.
태양광을 이용한다는 스마트아고라와 공원의 아리수
태양광을 이용한다는 스마트아고라와 공원의 아리수 Ⓒ박은영
야외 체육시설에서 신난 아이들
야외 체육시설에서 신난 아이들 Ⓒ박은영

공원 중심에 위치한 야외공연장 뒤로 빨간색 포인트의 ‘책 쉼터’ 건물이 시선을 붙든다. 내부가 궁금했지만 아직 개방 전이라 아쉬웠다. 새로운 커뮤니티센터로 조성된 이곳은 방문객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과 여러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파리공원 행복지킴이’ 자원봉사자들이 운영 활동 등에 참여, 자발적으로 공원문화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야외 체육시설은 큰 나무들의 그늘 밑에 조성했다. 색색으로 구성한 농구 코트는 두 개나 마련돼 있는데, 기존 농구장을 하프코트로 줄이면서 별도의 코트 1면을 추가 조성했다. 야외 체육시설 내에 조성된 탁구대에서는 아이들에 탁구를 치고 있었다. 공원에 탁구대라니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됐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산책로 옆 화려한 색으로 구성된 농구코트
산책로 옆 화려한 색으로 구성된 농구코트 Ⓒ박은영
공원 속 탁구대와 그물망 놀이시설
공원 속 탁구대와 그물망 놀이시설 Ⓒ박은영

보완됐다는 순환 산책로는 주위의 나무들이 울창해 더욱 좋았다. 친수 공간 역시 방문객들이 쉽고 안전하게 물에 접합 수 있도록 했다. 물 높이를 낮춰 아이들도 안전하게 물에서 놀 수 있도록 했으며 물이 빠지면 광장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개장 첫날이라 자세히 보면 아직 마감처리 등이 덜 된 곳이 보였다. 하지만, 다채로운 공간이 주는 여유와 즐거움이 가득한 공원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간 파리공원에서는 구민을 위한 야외공연이 열리고, 야외결혼식도 열렸다고 한다. 주차장 역시 노상주차장이 준비돼 있다. 새롭게 구성된 파리공원은 주민들이 직접 공원을 가꾸고 관리한다고 한다. 스스로 공원의 가치를 높이는 자원봉사 플랫폼인 '공원의 친구들' 100여 명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단순히 가꾸어진 공간을 이용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진보한 개념이란 생각이 들었다. '파리공원 행복지킴이'와 자원봉사자들이 공원 내 책 쉼터 운영 활동 등에 참여하며 자발적으로 공원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아이들의 놀이시설 곁에 보호자를 위한 그늘 벤치
아이들의 놀이시설 곁에 보호자를 위한 그늘 벤치 Ⓒ박은영
어린이 놀이시설 주위에 조성한 와이파이 CCTV 가로등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폴
어린이 놀이시설 주위에 조성한 와이파이, CCTV, 가로등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폴 Ⓒ박은영

양천구는 다양한 세대가 어울리는 가운데 주민들 사이의 소통이 가능하도록 파리공원 내 다양한 문화 행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만끽하고 이색적인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도시민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파리공원은 한불수교를 기념한다는 커다란 의미를 지닌 공간이자, 주민들에 의한 맞춤공간이었다. 
공원에서 애정하는 공간인 순환산책로
공원에서 애정하는 공간인 순환산책로 Ⓒ박은영

서울시는 지난 2월,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이 숲·공원 등을 어디서나 가깝게 즐길 수 있도록 '초록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2026년까지 서울 전역의 숲·공원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총 2,000km 규모의 녹지길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관련기사] 서울 곳곳이 초록길 된다…2026년까지 2,000㎞ 조성

초록길로 연결되는 그 길이 주거환경과 연결되고, 또 주민들에 목소리와 더불어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한마디로 파리공원이 부럽다는 얘기다. 서서히 조금씩 변해갈 도심 속 녹색길을 한껏 기대해 본다.

파리공원

○ 위치 :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363
○ 운영 : 24시간 운영 (연중무휴)
○ 문의 : 02-2620-3570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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