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에 오징어게임 술래 영희가 떴다!

시민기자 방윤희

발행일 2021.11.02. 14:20

수정일 2021.11.02. 16:38

조회 1,480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 오징어게임 술래로봇 영희가 설치됐다.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 오징어게임 술래로봇 영희가 설치됐다. ⓒ방윤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친구들과 술래잡기를 하며 운동장을 종횡무진하고 쉬는 시간 종료를 알리는 종이 친 줄도 모르고 복도에서 친구들과의 놀이에 빠졌던 학창 시절의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 시절 추억을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으로 소환했다. 누가? 바로 ‘오징어게임’ 술래로봇 ‘영희’다. 

전 세계적인 화제작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영희 인형을 보기 위해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으로 향했다. 영희보다 먼저 필자를 맞이한 건 가을 정취가 완연한 올림픽공원의 풍경이었다.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이 가을빛으로 물들었다.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이 가을빛으로 물들었다. ⓒ방윤희

북1문에서 무지개다리를 건너 피크닉장을 지나자, 산책길을 가로지르는 공원의 명물 ‘호돌이열차’와 마주한다. 가을나들이를 나온 아이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손을 흔드는 아이들에게 같이 손을 흔들며 화답하니 ‘안녕하세요!’ 인사를 외친다. 열차가 멀어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필자도 덩달아 동심으로 돌아간다. 

평화의광장, 한얼광장, 피크닉장을 순환하는 호돌이열차는 소마미술관 앞에서 매표 후 탑승할 수 있다. 거리두기에 따라 수용인원이 50%로 제한되고 인기가 많아 금방 만차가 되니 올림픽공원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 후 이용하는 편이 좋다. 
아이들을 태운 호돌이열차가 동심을 싣고 출발한다.
아이들을 태운 호돌이열차가 동심을 싣고 출발한다. ⓒ방윤희

호돌이열차가 지나갈 수 있게 길을 내주고 산책로 방향으로 다시 걸었다. 성벽 밖에 둘러쳐진 몽촌토성 목책이 시야에 들어온다. 몽촌토성은 풍납동토성과 함께 백제 한성도읍기의 도성으로, 주로 전쟁 기간에 왕이 머물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적을 방어하는 수단이었던 목책은 1984~1985년에 실시한 성벽 발굴조사에서 서북쪽과 동북쪽의 성벽 바깥쪽 비탈에 1.8m 간격으로 직경 30~40m, 깊이 30~90m의 구멍을 파고 큰 나무를 박았던 기둥 흔적으로 발견됐다. 목책의 높이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2m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의 목책은 기둥 흔적이 발견된 자리에 복원한 것이다.
몽촌토성 목책 주변을 감싸며 가을이 내려 앉았다.
몽촌토성 목책 주변을 감싸며 가을이 내려 앉았다. ⓒ방윤희

옛 문헌에는 ‘성책(城柵)’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며 목책이 성곽과 더불어 중요한 방어시설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백제는 고구려와 신라에 비해 목책 관련 기록이 많아 삼국 가운데 목책을 가장 활발히 사용했다고 한다. 

목책 맞은편으로 서울역사편찬원이 있다. 이곳 서울역사자료실에서는 서울역사편찬원 자료뿐 아니라 서울의 역사와 문화가치를 알리는 문헌자료, 사진자료 등을 소장하고 있으며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단 코로나19 상황으로 일반인 입장을 통제하는 경우도 있으니 전화 문의(02-413-9625) 후 이용해 보자.
맞은편의 서울역사편찬원 건물에도 가을 풍경이 완연하다.
맞은편의 서울역사편찬원 건물에도 가을 풍경이 완연하다. ⓒ방윤희

그 앞으로 88호수와 마주한다. 올림픽공원 9경 가운데 하나로 88호수는 성내천 유수지 역할을 하는 인공호수다. 호수면에는 일본조각가 스스무 싱구가 제작한 ‘날갯짓’ 등 17개의 조각 작품이 설치돼 볼거리를 제공한다. 호수 뒤쪽에 위치한 오륜정은 공원을 산책하는 시민들을 위한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어준다.
단풍과 함께 펼쳐진 올림픽공원 7경 88호수 전경
단풍과 함께 펼쳐진 올림픽공원 7경 88호수 전경 ⓒ방윤희

이때 어디선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음성이 흘러나왔다.

소리를 따라 88잔디마당으로 가까이 가자 4m에 달하는 거대한 영희 동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양 갈래로 앙증맞게 땋은 머리, 노란 블라우스에 주황색 치마, 양 옆으로 가지런히 늘어놓은 팔과 무릎까지 올려 신은 흰 양말과 검은 구두 등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영희를 그대로 재현했다.

술래 로봇처럼 눈이 움직이거나 얼굴이 돌아가지는 않지만 오징어게임 OST와 함께 나오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음성이 미소를 짓게 한다. 작품은 내년 1월 2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거대한 영희 동상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거대한 영희 동상이 공원을 찾은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방윤희
잔디광장에서 뛰노는 아이들, 오늘은 다시 아이들에게 추억이 될 것이다.
잔디광장에서 뛰노는 아이들, 오늘은 다시 아이들에게 추억이 될 것이다. ⓒ방윤희

영희 동상이 세워진 잔디마당 한편에서는 가을소풍을 즐기고 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름다운 동심과 함께 가을이 깊어간다.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이 다시 추억의 한 장면이 되는 순간이다.

올림픽공원

○ 위치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 운영시간 : 05:00 ~ 22:00 (도보 및 자전거) / 06:00 ~ 22:00 (차량 출입)
○ 입장료 : 무료
홈페이지
○ 문의 : 02-410-1114

시민기자 방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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