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딸 쌍둥이 갖자 ”아들만 낳게 해드릴게요”…낙태 권유 의사에 6개월 ‘면허 정지’
뉴스종합| 2023-11-26 07:16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50년 경력의 한 베테랑 산부인과 의사가 딸을 임신한 환자에게 ‘아들을 낳게 해주겠다’며 부적절한 치료를 강요한 혐의로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홍콩의학협회는 50년 경력의 산부인과 의사 차우윙 박사에 대해 업무상 위법 행위로 6개월 간 면허 정지를 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차우 박사는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남아 임신이 가능하다며 환자에게 부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만약 여아를 임신했을 경우 낙태 수술을 해주겠다며 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협회는 판결문에서 “차우 박사는 홍콩에 등록된 의료인들이 기대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사건의 경중을 고려해 차우 박사의 면허를 6개월간 말소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차우 박사를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앞서 열린 청문회에서 17개월 된 딸을 둔 한 여성은 과거 남자아이를 낳고 싶어 차우 박사를 찾아 상담을 했다고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차우 박사로부터 남성의 정자 수와 운동성을 높이고, 남아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몇가지 치료법 등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협회는 차우 박사가 제공한 의료 행위가 모두 남자 아기를 낳는 것에 도움된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더불어 이 여성은 임신 6주가 된 2016년, 쌍둥이 임신 사실을 들었고 이후 성별 확인을 하기 위해 피검사를 진행했고 전했다. 당시에도 차우 박사는 만약 딸 쌍둥이 일 경우 낙태가 가능하며, 딸과 아들 쌍둥이일 경우에도 딸을 낙태시킬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서 비의료적 이유의 낙태는 범죄로, 이와 관련 협회는 추가적인 조사를 위해 사건을 경찰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한편 SCMP는 차우 박사의 변호인을 인용해 차우 박사가 이미 의사로서 은퇴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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