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산 개관 10주년 기념 ‘안도다다오-청춘’展 개최

에디터. 현자연 인턴  자료. 뮤지엄 산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은 강원도 원주 소재 미술관 ‘뮤지엄 산’이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 작업을 주제로 한 기념 전시 ‘안도 다다오 – 청춘’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도쿄·파리·밀라노·상하이·베이징·타이베이에 이은 안도의 일곱 번째 국제순회전으로, 그가 설계한 건물에서 전시가 열리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원주가 처음이다.

전시에서는 1969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노출 콘크리트 설계 방식을 적용한 안도의 전반기 작품부터 30년에 걸친 나오시마 프로젝트, 1990년대 중반 이후의 세계 공공 건축물, 프랑스 파리의 옛 곡물 거래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하는 프로젝트인 ‘브르스 드 코메로스’까지 안도의 대표작 250점을 사진과 스케치, 모형,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전시 포스터 <이미지 제공 = 뮤지엄 산>

 

안도는 미니멀한 노출 콘크리트 건축 양식으로 유명하다. 일본 오사카 출신인 그는 독학으로 건축을 배웠지만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일본 이바라키시의 교외 주택가에 있는 ‘빛의 교회'(1987-1989)와 3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나오시마 프로젝트, 지추미술관 등이 대표작이다. 국내에도 뮤지엄 산 외에 제주의 본태미술관과 글라스하우스, 경기 여주의 마음의 교회,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엘지아트센터 등 그가 설계한 건물들이 여럿 있다.

그 중 뮤지엄 산은 자연석을 쪼아 쌓아 올린 건물 외관은 길이만 700m로 안도 다다오의 건축 중 가장 큰 건축이다. 미술관은 2013년 5월 개관, 2015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해발 275m, 전체면적 약 2만 2000평 규모의 산자락에 있어 건축물 자체가 자연과 어우러진 하나의 예술품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과 함께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작품이 있어 국내 대표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발전하는 중이다.

 

Model of Row House, Sumiyoshi – Azuma House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Chichu Art Museum, Naoshima, 2004.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뮤지엄 산측은 이번 전시에서 ‘건축이란 무엇이며, 건축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건축의 원점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건축이 지닐 역할에 대해 함께 사유하고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세계를 망라하는 대표작을 4부로 나누어 선보인다. 이와 함께 30년에 걸쳐 진행중인 <나오시마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설치 공간과 한국에 설계한 프로젝트를 살펴볼 수 있는 코너도 만나볼 수 있다.

 

Ground Zero Project (proposal), 2001. ⓒTadao Ando Architect & Associates
Bourse de Commerce, 2021. ⓒYuji ONO

 

1부 ‘공간의 원형’은 1969년부터 1990년대 중반에 이르는 안도의 건축 작품을 소개한다. 2부 ‘풍경의 창조’는 풍경을 창조하는 도전 정신이 담겨있는 안도 다다오의 공공건축을 소개한다. 3부 ‘도시에 대한 도전’에서는 변함없는 도전 정신을 세계 공공 장소에서 어떻게 꽃피웠는지를 보여준다. 4부 ‘역사와의 대화’에서는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뮤지엄 산 관계자는 “단순히 건축가 한 명의 정제된 아카이브 전시가 아니라 건축이 미술사와 미학으로 넘어오는 지점을 살피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술관 곳곳에 설치된 푸른 사과 조형물은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라고 했던 새뮤얼 울먼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안도의 청춘의 상징물이다. ‘청춘’은 반세기에 걸친 그 여정을 압축 한 키워드로, 안도 다다오의 건축절학 ‘청춘’을 사과로 표현했다. 전시장 입구의 높이 약 3m짜리 대형 사 과에는 일어로 ‘영원한 청춘’이라고 적은 안도의 글씨가 있다. <사진제공=뮤지엄 산>

 

지난 3월 31일 뮤지엄 산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안도 다다오는 “당시 *이인희 고문이 ‘아시아에, 아니 세계에 없는 미술관을 만들어 달라’고 했죠. ‘사람들이 오게 만드는 것은 우리들의 역할’이라고요. 저는 속으로 ‘서울에서도 두 시간 걸리는 이 산골에 누가 오겠어’라고 생각했지만, 이 고문의 말이 맞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나는 여성은 용감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강연장에도 여자분이 훨씬 많은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라고 문화를 선도하는 여성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했다. 그는 뮤지엄 산 설계를 의뢰했던 이인희 고문과의 일화를 소개하고 “아이를 낳았으면 정성 들여 키워야 하는 것처럼 건축도 계속 성장시켜 나가야 합니다”라며 준공 이후 문화콘텐츠의 중요성까지 강조했다.

*한솔그룹 故 이인희(1929~2019) 고문은 이건희 회장의 누나이자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장녀. 1995년 3월, 기업의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사회공헌을 실현하고자 한솔문화재단을 설립한다.

 

전시장 전경 <사진 제공 = 뮤지엄 산>
전시장 전경 <사진 제공 = 뮤지엄 산>

 

개관 10년이 지난 지금 뮤지엄 산은 연간 20만 명이 찾는 명소로 성장했다. 뮤지엄 산은 좋은 미술관을 짓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전시와 행사를 비롯해 계속해서 좋은 공간을 제공하는 중이다. 개관 5주년에는  안도 다다오에게 설계를 부탁해 명상관을 지었다. 올해는 10주년을 기념해 빛의 교회를 축소한 형태의 ‘빛의 공간’ 파빌리온을 조각공원에 오는 5월 설치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7월 30일까지 계속되며, 전문가 강연 및 문화 연계 이벤트와 행사도 함께 마련된다.

 


전시명.
안도다다오-청춘

주최.
한솔문화재단 뮤지엄 산

일시.
2023년 4월 1일(토) ~ 7월 30일(일)

장소.
강원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뮤지엄산

관람료.
대인 22,000원
소인 14,000원 

홈페이지.
http://www.museumsan.org/museumsan

문의.
033-730-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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