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르팅 (Yogurting) 생강 05-31 조회 9,170 추천 5 17

 

 

작년이었을거다. '요구르팅'이 지금의 제목을 갖고 있지 않았던 그때. 아마 '루시아드'라는 이름이었지. 이 게임이 요즘 오픈 베타 테스트를 하고있다 해서 이제 좀 할만해졌나 싶어 설치를 감행했다. 보니까 예나 지금이나 그 일러스트의 분위기는 변하지 않은 것 같더라. 아니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해야 하나. 일러스터의 능력이 그새 업그레이드 된건지 모르 일이지만 일단 느낌은 상큼하게 좋다.

 



 

당시는 비공개 테스트로 굉장히 낮은 완성율의 게임이었고 주로 내세우는 '에피소드 시스템'도 몇개 되지 않았던 터라 고집스런 인터페이스의 불편함을 빼면 이렇다할 게 없었다.

 

이번에 연이어 6시간을 플레이해보니 이전과는 비교되지 않는 다양한 에피소드에 우선 놀랐다. 에피소드의 공개 방식도 단계적이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며 초보자를 위한 초반 튜트리얼까지 무엇을 해야 할지 방황하지 않도록 가이드의 역할도 충실하다.



그렇지만 에피소드의 수가 게임플레이의 재미와 직결되지는 않는다. 현재 '요구르팅'의 에피소드 시스템은 이전에 추구한 방향과 다르다. 전에는 에피소드를 '무한방학'의 큰 줄기 속에서 하나의 작은 이야기 개념으로 구현하려 했던데 반해 지금은 플레이어가 잠깐 '거쳐가는 곳'이다. 그나마 한번만 거쳐 가는 장소라면 괜찮을지 모르겠다. 퀘스트 아이템을 얻기 위해 정해진 횟수만큼을 들락달락하고 나서도 여전히 꽤 오랜 시간을 같은 에피소드에 투자해 지겹게 만나야 하는 그런 곳. 콘솔 게임의 '스테이지' 방식을 적용하긴 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아쉽다는 느낌. 플레이어는 단지 마지막의 보상에만 불을 켜고 서로 몹을 누가 빨리 처리하는가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런 현상은 요구르팅이 오픈 베타 테스트라는 현 지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정식 서비스 게임이 아닌 오픈 테스트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가운데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할일을 찾지 못할 때 발생한다는 '그것'과 다를 바 없는 현상을 말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결국 '요구르팅'에서 눈여겨 볼 요소로 남는 것은 캐릭터 꾸미기고 이같은 꾸미기를 좋아하는 여성 플레이어가 많다는 자체 제공 보도자료에서도 나타나듯 제작사는 이 부분에만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외국 게임이 '오픈 베타 테스트'를 완성된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첫번째 관문이자 시작으로 인식하는 반면 국내 게임은 이 단계를 진짜 '테스트'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는 건 요구르팅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정작 '테스트' 받고 있는 건 동영상과 화려함으로 치장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아는 걸까.

 

그래도 일단 '요구르팅'은 그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동영상' 덕분에 소문을 타고 있나 보다. 게임을 모르는 친척 여동생도 이 게임을 아는 걸 보면 말이다.

추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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