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맞은 한국거래소, 성장과 과제는?

1956년 3월3일 출범한 한국거래소(옛 대한증권거래소)가 60주년을 맞는다./ 더팩트DB

거래소 상장사, 12개→2038개

[더팩트ㅣ황진희 기자] 1956년 3월3일 대한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의 출범과 함께 문을 연 한국 증시가 60주년을 맞는다. 지난 60년간 한국거래소는 12개의 상장사로 출발한 한국 증시는 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770개사, 코스닥과 코넥스 각각 1158개, 110개 등 모두 2038개사가 주식시장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60년 전 명동에서 문을 연 거래소가 현재 시가총액 기준 세계 13위로 커지게 된 원동력과 앞으로 거래소가 직면한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

◆ 초고속 성장, 시가총액 기준 세계 13위

한국거래소는 당시 상장사 12개로 문을 열었다. 당시 상장사는 조흥은행과 저축은행, 한국상업은행, 흥업은행 등 4개 은행과 대한해운공사, 대한조선공사, 경성전기, 남선전기, 조선운수, 경성방직 등 6개 일반기업, 정책적 목적으로 상장된 대한증권거래소와 한국연합증권금융 등 12개에 불과했다. 60년이 지난 현재 당시 상호를 유지한 상장사는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상장사가 처음으로 100개를 넘어선 것은 지난 1973년으로, 기업공개촉진법이 공포된 이후부터다. 특히 1980년대에는 국내 증권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1985~1988년 국내 경제는 호황과 더불어 경제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이 기간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2.8%, 수출증가율은 26.4%를 기록하면서 보다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았다.

1990년대 외국이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입성하면서 한국증시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1992년 1월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직접주식취득을 허용했고, 1998년 4월에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의 제정으로 외국인들의 투자한도를 완전히 폐지(일부 업종 제외)했다. 한국증시가 글로벌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1996년 7월에는 코스닥시장이 열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시가총액도 빠르게 불었다. 1965년 150억 원이던 시가총액은 지난 1월 현재 1207조4580억 원으로 늘어났다. 1980년 1월4일 100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1989년 3월31일 사상 처음으로 1000을 돌파했고, 이후 18년이 지난 2007년 7월25일에는 20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60년간 위기의 순간들도 있었다. 1989년 1000선 고지 첫 돌파에 이어, 1992년 외국인의 국내주식 직접 투자가 허용되면서 몸집을 키워나가던 한국 증시는 1997년 초유의 IMF 사태로 가장 큰 시련의 시기를 보냈다. 이어 2008년에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 국내 증시는 다시 한 번 휘청거렸다.

올해 출범 60주년을 맞는 한국거래소는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더팩트DB

◆ 민영화 추진, 거래소의 과제

거래소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민영거래소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증권회사 위주의 주주구성에서 벗어나 민간회사의 다양한 주주 형태로 가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서는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상장이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를 통과화지 못한 상황이다. 정무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거래소의 예탁결제원 지분 70.4%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매각할지와 지분 매각 시 예탁원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여야 간에 거래소 본사 소재지의 부산 여부가 그동안 논란이 됐다. 정부와 거래소는 부산의 본사 소재 조항을 삭제하며 법안 통과를 시도했으나 야당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거래소 상장차익 환원 문제도 여야 간 이견을 보였고 예탁결제원 지분 매각 규모와 방식 등을 두고서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소가 기존과 같이 중개 역할만 해서는 앞으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독점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신사업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지난 60년간 빠른 성장을 해왔지만 글로벌 경제 시대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또다른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면서 “거래소의 사업 다각화 등을 위해 지주회사 전환 등을 빠르게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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