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유다연인턴기자] 시즌1 기획안을 냈을 때만 해도 수차례 퇴짜를 맞았다. 하지만 이제는 MBC ‘방송연예대상’의 강력한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방송사 주요 광고지표인 2049 시청률에서도 동시간대 강력한 경쟁작인 장수 프로그램 SBS ‘미운 우리 새끼’를 넘어섰다.

지난 6월 시즌2로 돌아온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이하 ‘태계일주2’)는 ‘놀면뭐하니’를 비롯한 장수 예능 프로그램의 부진 속 차세대를 이끌 MBC의 새로운 IP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즌2 방송 직전 인도 열차 사고라는 악재를 만났던 ‘태계일주2’는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3 제작까지 잠정 확정된 상태다.

1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인근 식당에서 만난 김지우PD는 “주변에서 가장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이 ‘태계일주’라고 얘기하는 걸 들을 때, 가장 힘이 나곤 한다”고 말했다.

◇이하 김지우 PD 일문일답.

-시즌1에서는 남미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시즌2 여행지는 인도로 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안84가 북한 외에 가장 가고 싶다고 한 곳이었어요. (웃음) 여행지를 선정할 때 예정지를 두고 공유하는데 인도가 가장 먼저 나온 국가 중 하나였죠. 북한은 남북관계 등 여러 정치적인 요인이 있어 성사가 쉽지 않을테니까요. 저희도 가기 전까지 인도가 어떤 나라였는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엄청난 다양성과 매력을 지닌 나라라 괜히 4대 문명 발상지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죠. 많은 분들이 우리가 위험한 곳을 간다고 생각하지만 저희는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곳을 여행하고자 합니다.

-인도여행은 어렵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촬영 중 힘든 일은 없었나요?

시즌1에서 라틴 아메리카의 고산병을 겪었죠. 이제 어느 정도 고산병에 적응됐다고 생각했는데 히말라야의 추위와 고산병도 만만치 않더군요. 그래도 ‘우리가 이런 데를 언제 와볼 수 있는가?’라는 마음으로 꿋꿋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시즌1에서는 기안84와 MBC ‘나 혼자 산다’ 무지개회원이었던 이시언이 함께 했는데요. 시즌2에서는 유튜버 덱스가 새 멤버로 합류했습니다. 특별한 섭외이유가 있나요?

이시언 씨가 드라마 일정으로 시즌2 출연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우리 프로그램의 남성성을 더할 수 있는 덱스 씨를 섭외했죠. 그가 가진 ‘야생성’, ‘강인함’ 등이 인도와 잘 맞을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그렇게 강한 군인이 장이 약한 모습은 프로그램을 풍부하게 만들어줬죠.

-프로그램의 인기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단연 기안84입니다. 기존의 방송인들에게 없는 ‘진정성’이 있거든요. 처음 보는 사람의 결혼식장에서 춤을 추거나 갠지스강에 입수해 물을 마시는 모습은 여행지의 특성을 이해하려는 기안84의 또다른 표현법이죠. ‘태어난 김에 사는’ 기안84의 생활을 화면 너머에서 보면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 여겨집니다.

-덕분에 기안84가 최근 MBC방송연예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말 영광입니다. 수상하면 제가 덩달아 행복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했다 수상하지 못하면 상처가 될 것 같아 말을 아끼게 됩니다.

-시즌2부터는 ‘태계일주 베이스캠프’라는 유튜브 채널도 병행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젊은 시청자들과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유튜브를 병행하게 됐습니다. 또 방송에서 보여주기 애매하지만 기안84와 덱스가 함께 술을 마시며 가까워지는 과정 등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아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게 됐습니다

- 여타 여행 예능 프로그램과 다른 ‘태계일주’만의 차별화전략이 있다면요?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큽니다. 저희는 시청자들이 가보고 싶지만 접근하기 힘든곳을 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인도의 경우 치안이나 위생이 나쁘다는 단점보다 그 나라의 다양성을 보여주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시크교의 성지인 암니차르에서 이들 종교가 가진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그런 예입니다.

-방송이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앞으로의 관전요소가 있다면요?

빠니보틀, 기안84, 그리고 덱스의 시너지가 볼거리가 될겁니다. 시즌2의 종착지도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 시즌1의 변주로 방송에서 곧 공개예정입니다.

willow6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