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54)그물버섯
입력 : 2009-07-10 00:00
수정 : 2009-07-10 00:00

고급 식용버섯…‘솔버섯’이라 불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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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도감〉에 나와 있는 그물버섯의 종류는 약 27종이다. 대부분의 그물버섯류는 고급 식용버섯이나 더러 독버섯도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그물버섯류 중 볼레투스(Boletus)속과 수일루스(Suillus)속은 전부 식용버섯이고, 필로포러스(Phylloporus)속은 독버섯이다.

그물버섯은 유럽에서 고급 버섯의 하나로, 통조림을 만들어 시판된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버섯이며, 여름부터 가을에 소나무 군락지 등 침엽수림의 땅 위에 주로 발생하는 특징 때문에 민간에서는 ‘솔버섯’이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와 유사한 〈황소비단그물버섯〉 〈비단그물버섯〉 〈큰비단그물버섯〉 등도 모두 통틀어 솔버섯으로 불린다.

버섯에 박테리아를 죽이거나 인간의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물질이 있다면 아마 놀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박테리아 같은 세균을 죽일 수 있는 강한 독성분이 버섯에서 추출되어 이용되고 있다.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친환경 항생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지하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이 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생물자원이다. 얼마 전 한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쓴맛그물버섯〉으로부터 새로운 항생물질을 찾아내고 그 이름을 ‘타일로펩틴스’라고 붙였다.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한 물질이다. 이 항생물질은 세균의 발육을 억제하는 강력한 물질이다. 앞으로 버섯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한다면 새로운 물질이 더 많이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식용인 그물버섯의 표면은 노란빛을 띤 갈색에서 어두운 갈색을 나타내며 습하면 약간 점성을 띤다. 살은 두껍고 흰색이며 표피 아래는 약간 붉은빛이 도나 상처가 생겨도 색이 변하지 않는다. 여름과 가을에 소나무 숲 지상에 무리지어 살며 식용하는 비단그물버섯의 갓은 암적갈색에서 황갈색이며 표면에 점성이 있으면 레몬황색에서 갈황색이 된다. 낙엽송림에서 발생하는 〈큰비단그물버섯〉보다는 작고 많이 발생하지는 않으나, 갓이 피지 않았을 때 씹는 맛이 일품이다. 요리를 할 때는 반드시 끓이고 물은 버린다. 과식하면 중독될 수 있으니 과식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비단그물버섯〉은 외생균근으로 소나무 등의 수목에 생장촉진 효과가 있어 수목류의 친환경 비료로 개발이 가능한 버섯이다. 그물버섯과 특유의 점성이 비교적 적어서 느끼한 것을 싫어하는 서구 사람들이 좋아한다. 프랑스에서는 큰 갓을 이용해 갓에다 내용물을 넣는다. 즉, 양파·마늘·파슬리의 줄기를 잘게 썰어 움푹 패인 갓 속에 집어넣고 오븐에 굽는다. 또는 버터로 볶아서 요리에 곁들이거나 프라이로 해서 먹어도 맛이 있다. 일본풍의 냄비요리나 조림, 국물에도 잘 어울린다. ☎031-229-5010.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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