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유 교수의 이색버섯이야기 (23)독 버섯으로 착각 쉬운 ‘독청버섯아재비버섯’
입력 : 2008-06-27 00:00
수정 : 2008-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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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청버섯아재비버섯’(사진)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버섯이라고 생각한다. 이름에 ‘독’이 있기 때문인데 이름과 달리 맛있는 식용버섯이다.

‘독청버섯’이 있고 ‘독청버섯아재비’가 있다. 이 두가지 버섯은 서로 다르다. 독청버섯은 갓의 표면이 녹색 또는 푸른빛을 띠며 가운데는 더욱 진하고 둘레는 연하다. 이 독청버섯은 독버섯으로 알려져 왔으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

우리나라의 버섯 이름은 다양한 단어의 조합으로 불려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버섯의 전체적인 느낌, 버섯기관의 형태, 성질, 화학적 성분, 색깔, 냄새, 버섯의 생활 습성, 버섯의 활용, 생육지, 신화(전설·설화) 등을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독청버섯아재비처럼 ‘아재비’는 순 우리말로 결혼하지 않은 삼촌을 일컫는 뜻이고 아저씨나 아줌마를 낮춰 부르는 단어이다. 따라서 이름에 ‘아재비’가 들어가면 비슷하게 닮은 모양이나 특성을 가진 버섯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까 독청버섯아재비버섯은 독버섯인 독청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버섯이라는 뜻이다.

이 버섯은 봄부터 가을사이에 풀밭이나 밭·쓰레기장·소똥·말똥 위에 무리지어 발생하거나 하나씩 발생하기도 한다. 분포지는 강원 인제의 방태산, 전남 해남의 두륜산·강진의 만덕산, 제주의 한라산을 비롯해 일본·중국·북반구 온대지 역 등이다.

버섯 갓 뒷면에 포자가 들어 있는 주름살이 있으므로 주름버섯목(Agaricales)이고 분류학상 과명은 독청버섯과에 속한다.

이 버섯은 습도가 많으면 버섯 갓에 끈적끈적한 점성이 조금 생기는 특성이 있다. 갓의 색깔은 초기에 적갈색 또는 암갈색이다가 나중에 퇴색하여 옅은 갈색 또는 옅은 황갈색, 옅은 황색을 띤다.

이 버섯의 부드러운 맛과 향기는 누구나 좋아할 정도로 우수한 식용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 이 버섯의 인공재배 방법에 대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으나 대량생산은 할 수 없는 상태로 국내에서는 아직 재배하는 농가가 없다.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버섯이고 이름에 독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어, 만약 보급한다면 그전에 다른 명칭을 지어주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031-229-5010.

〈한국농업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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